패션 투자, 지금이 티핑 포인트죠

2021-04-15 이은수 기자 les@fi.co.kr

브랜드 성장 잠재력·BM 차별화·경영자 마인드 따져야
무신사·F&F·대명·오픈런프로젝트 투자 전문가의 투자 포인트




패션업계 투자 포인트가 바뀌고 있다.


패션시장의 중심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플랫폼뿐만 아니라 온라인 기반 브랜드까지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스케일업 속도는 느리지만, BM에 따라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 오프라인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음이 느껴진다.


특히 온라인 기반 브랜드들은 비주얼과 스토리, 동영상 등 디지털 생태계에서 통용되고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경쟁력도 우수하다. 디지털 콘텐츠와 온디멘드 SCM으로 무장한 온라인 패션기업은 국내시장 뿐 아니라 글로벌 마켓에서도 시장경쟁력이 검증되고 있다.


특히 이들 브랜드를 모아 체계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B2B 플랫폼까지 등장하면서 한국 패션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금융권에서는 지금이 패션 브랜드에 투자할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라고 한다. 그 동안 오프라인 패션기업은 마켓 사이즈 한계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다소 非인기 종목이었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마켓 사이즈가 확장되고 멀티 브랜드를 매니지먼트 할 수 있는 B2B 플랫폼 등 새로운 BM(Business Model)까지 등장하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 스타트업 브랜드 투자 활발…유망기업 직접 육성
최근 패션업계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는 연매출 1000억원에 근접할 만큼 볼륨화에 성공한 빅3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 '젝시믹스'를 비롯 '커버낫' '마크곤잘레스' 등을 보유한 배럴즈, 지난해 IPO에 성공한 더네이쳐홀딩스 등을 손꼽을 수 있다.


이들에 대한 활발한 투자 배경에는 패션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기업의 활발한 선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패션시장 큰 손 대명화학과 무신사, 최근 벤처 캐피탈(CVC)을 설립한 에프앤에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시그나이트파트너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태진인터내셔날, 이랜드, 슈페리어홀딩스 등 패션기업들이 직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유망 스타트업 시드투자는 물론 추가로 자금을 집행하는 후속 투자까지 추진하고 있다.


노우람 에프앤에프파트너스 대표는 "패션 브랜드는 디자인·제조·유통에 이르는 체계적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해외시장에서 성공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승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는 "패션뷰티 산업은 고용창출 효과와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금융권 및 벤처자금의 목적성에 부합하다"며 "최근 더네이쳐홀딩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에스제이 그룹 등이 상장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패션시장은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이들 투자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FI는 국내 패션 관련 투자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투자사의 향후 투자 포인트는 뭘까. 서승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 노우람 에프앤에프파트너스 대표, 박부택 오픈런프로젝트 대표, 김진용 모던웍스 대표를 통해 이를 짚어보고자 한다.


왼쪽부터) 서승완 무신사파트너스 대표, 노우람 f&f파트너스 대표, 박부택 오픈런프로젝트 대표, 김진용 모던웍스 대표

◇패션·뷰티 브랜드 및 테크 주목
Q _ 최근 투자를 진행한 기업이 궁금하다

서승완(무신사파트너스)
가장 최근에 팔칠엠엠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Mmlg라는 스트리트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으며 홍대, 이태원, 강남 등 주요 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구축하고 있다. Mmlg는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가품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코드그라피'를 전개하는 콘크리트웍스 기업에 투자했다. 콘크리트웍스는 1세대 스트리트 브랜드 'LMC'와 원더플레이스 출신의 직원이 설립한 회사다. 현재 '코드그라피'는 무신사 스토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향후 세컨 브랜드를 포함해 다양한 콘셉의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어 무신사 입점 브랜드 지원을 위해 비엔비엔에 투자했다. 비엔비엔은 스타 및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 기업으로 국내 유수의 패션&뷰티 브랜드와 함께 일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캠페인과 콘텐츠 기획 등 IMC 마케팅 역량이 우수해 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마케팅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  


노우람(에프앤에프파트너스) 지난해 코로나19 계기로 셀프 네일 시장이 급성장했다. 특히 국내 셀프 네일 시장을 독점하던 '데싱디바'를 제치고 '오호라'가 반경화 젤 네일 스티커를 출시해 시장의 판도를 흔들었다. 셀프네일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연말 프리미엄 젤 네일 브랜드 '미스터바우어'를 인수했다.


'미스터바우어'는 기존 브랜드의 저가 이미지와는 달리 패션디자이너 출신 인플루언서가 제품 기획, 브랜딩 역량이 우수하며 가성비 좋은 생산, 여기에 이미 일본 내 500여개의 편집숍에 진출한 것이 투자 유치를 이끌어 냈다. 영상 스타트업 채널옥트는 올 초 전략적 투자를 통해 단순 드라마, 영화 제작이 아니라 에프앤에프와 시너지를 일으켜 글로벌 영상 스타트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부택(오픈런프로젝트) 오픈런프로젝트는 무신사 및 VC 투자를 받아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기존에 대명화학의 어센틱브랜즈코리아를 통해 이커머스 스트리트 브랜드 투자 및 육성에 주력했던 만큼 오픈런프로젝트도 BAMP 비즈니스와 신규 브랜딩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9개 브랜드의 인수를 마쳤고 한남동에 본사를 오픈했다. 모두 이커머스 중심의 캐주얼 브랜드들이다.


김진용(모던웍스) 캐주얼, 스포츠, 골프웨어 경력이 있는 최기영 대표와 함께 수퍼두퍼를 공동 설립, 하이브리드 콘셉의 '하이텍'을 라이선스로 전개하고 있으며 의류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또 '홀루바'도 추가 전개할 예정이다. 핸드백 CD로 유명한 석정혜 대표와는 씨디엠을 공동대표로 설립해 미국 패션 브랜드 '클루', 그리고 '클루'의 세컨 브랜드로 컨템포러리 여성복 '클루투'를 전개하고 있다. '클루투'는 론칭 당일부터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장 잠재력 먼저 본다
Q _ 투자 선정 기준과 포인트가 있다면

서승완(무신사파트너스) 무신사파트너스는 그 동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내외 패션기업 및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성장을 지원해왔다. 자체 패션 투자 전문 인력을 통해 투자가치가 높은 잠재력 갖춘 브랜드를 선별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때 경영자의 마인드, 패션 업력, 브랜딩 능력, 사업 확장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에 주목한다.


또한 무신사, 무신사파트너스가 피투자사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피투자사의 부족한 역량을 채워줄 때 시너지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방법은 기업의 상황과 니즈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인다. 또한 창업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수준의 지분 투자를 실시하며 기업가치 증가 이후 기업이 원할 시 추가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며 투자 이후 지분율과 관계없이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업무를 서포트하고 있다. 


노우람(에프앤에프파트너스) 에프앤에프파트너스는 패션 관련 스타트업 및 성장 가능성 높은 기업에 투자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계획이다. 투자 종류는 재무적 투자(FI)와 전략적 투자(SI) 두 방식을 모두 진행한다. 재무적 투자의 경우 수익성을 고려해 지분율 10% 전후 만을 확보한다. 전략적 투자 방식은 2대 주주 전략으로 최대 30% 지분을 확보하고 투자 금액에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박부택(오픈런프로젝트) 그 동안 수십여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살펴봤고 그 중에서도 내실있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을 우선 선택했다. 우리는 이커머스 마켓에서 미래 성장 가치가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상호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한다. 또 브랜드의 본질,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브랜드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오래 그리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람'을 우선 평가 기준으로 본다. 투자 방식은 투자상대 대표가 지분을 최소 33% 이상 보유하게 해 의결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진용(모던웍스) 사업 초기에는 이커머스 및 해외 글로벌 마켓에서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스트리트 브랜드 인수 및 투자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좀 더 규모있게 운영할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는 곳, 오프라인 유통까지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려고 한다. 기존 기업을 인수하기 보다 사람에게 투자해 실력있는 사람을 선정하고 그와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 패션 투자 가치 '청신호'
Q _ 투자 이후 성과 높은 기업 및 미래 잠재력은

서승완(무신사파트너스) 투자 기업 중 '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하는 더네이처홀딩스가 지난해 IPO에 성공하면서 투자금액의 4배에 해당하는 수익금을 회수했다. '커버낫', '마크곤잘레스'를 전개하는 배럴즈는 투자 이후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증가해 2000억원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 역시 2023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기대가 크다.


노우람(에프앤에프파트너스) 셀프 네일 브랜드 '미스터바우어'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전개에 나선다. 파운더인 우리경 대표에게 '미스터바우어' 지휘권을 맡기고 R&D에 집중해 미래 가치가 높다.


박부택(오픈런프로젝트) 오픈런프로젝트는 신규 법인이기에 아직 아무 투자 성과가 없다. 다만 지난 ABK 대표 시절 '피스워커'의 인수 후 성장률이 높았고 2019년 인수한 '메종미네드'는 인수 첫해 매출 규모를 5억원에서 25억원으로, 지난해는 70억원대로 성장시켰다. 무엇보다 영업이익률을 개선한 것이 긍정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김진용(모던웍스) 작은 인원으로 운영했던 '아코스튜디오'가 지난해 25억원 매출로 성장했다. 올해는 약 40~50억원대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모던웍스는 신규 법인 투자도 진행하고 있지만 수입 및 라이센싱 전문사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코닥'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우이앤선즈' '디아도라' '켈로그' '하이텍' '말본골프' 등 유명 브랜드의 국내 라이선스권을 획득, 잘 전개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선택하는 것도 투자라고 생각한다.


Q _ 눈여겨 보는 사업군이 있나
서승완(무신사파트너스) 그 동안 무신사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패션 브랜드 투자에 집중해왔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언택트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테크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돼 패션 생태계의 연장 선상에서 기술 기업도 투자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노우람(에프앤에프파트너스) 초기 단계의 패션 브랜드, 컨슈머 테크, 콘텐츠, 마케팅 등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를 나설 계획이다. 잠재력 높은 기업에 선제적 투자로 에프앤에프의 체계적인 시스템과 시너지를 일으켜 자사의 지속성장은 물론 패션산업의 진화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박부택(오픈런프로젝트) 이커머스 중심으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 외에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전개할 수 있는 패션 브랜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의 패션 의류 브랜드 론칭 방식과 다른 신규 방식으로 브랜딩을 구축하는 것을 모색해보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 전개도 염두에 두고 있다.


◇ 글로벌 브랜드 육성 목적
Q _ 궁극적인 투자 목표와 한국 패션산업 투자 가치 전망은

서승완(무신사파트너스) 무신사파트너스의 궁극적인 투자 목적은 한국에서도 전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것, 그리고 건강한 패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은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를 위탁 생산하는 기업은 다수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늘리는 자체 브랜드는 부족한 상황이다. 미국, 일본에 비해 한국 스트리트 패션 문화는 후발주자이지만, 생산과 제조 기술은 뛰어나 빠른 주기의 SPA 브랜드를 키워낼 능력은 충분하다. 또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 또한 우수하기에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최근 패션산업에 대한 투자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 트렌드를 빠르게 수용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혁신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해외에서 인정받는 브랜드가 탄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브랜드가 탄생한다면 향후 패션에 대한 자본 투자 역시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자본 시장 전체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우람(에프앤에프파트너스) 에프앤에프파트너스는 신규 브랜드를 인큐베이팅하고 패션과 연계한 투자를 통해 신사업을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모회사 F&F의 주력 브랜드 'MLB' ' 디스커버리'를 잇는 브랜드를 육성하는 것. 더 나아가 당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박부택(오픈런프로젝트) 국내 이커머스 마켓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 하지만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 손상도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브랜드를 발굴해 글로벌 이커머스 마켓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패션 콘텐츠 브랜드를 육성하고 싶다.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리는 것보다 패션에 집중하고 싶다.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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