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켄스탁’은 어떻게 ‘루이비통’과 한 식구가 됐나?

2021-03-31 박진아 IT 칼럼니스트 

럭셔리와 손잡고 포지션 업… 코로나 여파 타고 최대 실적 기록


LVMH 계열 사모펀드 L캐터튼이 '버켄스탁'을 인수했다



'버켄스탁'이 지난 2월 프랑스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사모펀드 L캐터튼에 인수됐다. 알려진 인수 금액은 부채를 포함해 45억여원 유로(한화 약 5조 4000억원)다. 인수 직전까지도 벨기에 사모펀드 CVC 캐피탈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미국 패션잡지 보그는 글로벌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들이 '버켄스탁'과 손잡고 컬렉션을 출시하는 현상을 보고 "엄마 신발장의 필수품이 할리우드 패션 아이콘으로 진화했다"고 호평했다. '버켄스탁'은 럭셔리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게 됐고, LVMH는 L 캐터튼을 통해 적극 투자 의사를 밝혀왔다.


투자가 마무리된 후 아르노 LVMH 회장은 "'버켄스탁'은 250년 역사와 함께 글로벌 신발 시장에서 몇 안되는 상징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렌티노' 컬렉션에 등장한 '버켄스탁'



◇ 아재 패션에서 럭셔리와 손잡는 글로벌 브랜드로
'버켄스탁(Birkenstock)'은 어글리 슈즈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일반화 시킨 브랜드다.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버켄스탁'은 소위 말하는 아재들만 신는 샌들 혹은 목욕탕 슬리퍼에 그치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올리버 라이헤르트(Oliver Reichert)와 마르쿠스 벤스베르크(Mark us Bensberg) 두 최고 경영자를 만나면서 180도 다른 브랜드로 변화됐다.


두 경영자의 노력은 1년 만에 빛을 봤다. 2013년 '셀린'의 디렉터 피비 파일로(Phoebe Philo)는 '버켄스탁'의 시그니처 '아리조나'를 활용해 수트 컬렉션을 소개해 호평을 받았다. 이후부터 '잠바티스타 발리' '지방시' '아크네 스튜디오'가 차례대로 컬렉션에 '버켄스탁' 샌들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발렌티노(2019년)' '릭 오웬스(2018년)' 등도 '버켄스탁'을 활용한 컬렉션을 내놓았다.


지난해 전세계 소비시장을 강타한 코로나19는 자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버켄스탁'에게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됐고, 회사는 최대 매출 실적을 올렸다. '버켄스탁'은 3분기까지 총 매출 7억 2000만 유로(한화 약 9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으로 편안함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각심이 고조됐고, 전통적인 수공예 및 천연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버켄스탁'은 라텍스와 코르크 혼합을 활용해 밑창을 만든다. 때문에 오래 신을수록 신는 사람의 발 모양대로 밑창이 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는 코로나 시대에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인체공학적' '웰빙'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따라다니게 됐다.


라이헤르트 최고경영자는 "아무리 디자인이 투박하더라도 몸에 잘 맞는 신발을 찾기 마련이다. 코로나로 재택 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만든 'official home -office shoe(공식적인 홈-오피스 슈즈)' 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D2C 비즈니스를 위한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1774 Birkenstock'



◇ '버켄스탁' 인수로 확인한 글로벌 BAMP 사례
LVMH의 '버켄스탁' 인수는 최근 글로벌 패션시장의 M&A 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글로벌 패션기업들은 사모펀드를 앞세워 중소 규모 브랜드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LVMH는 '버켄스탁'을 인수한 후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D2C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사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럭셔리가 손 내미는 브랜드'로 이미지를 굳힌 후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중동,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힌다. 이를 위해 기존 오프라인 방식을 탈피하고 온라인 플래그십 '1774 Birkenstock'을 리뉴얼했다.


최근 '닥터마틴'과 '골든구스'도 M&A 전문기업 퍼미라(Permira)에 인수되면서 이슈가 됐다. 퍼미라는 친환경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올버즈'와 '오트리' 투자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경계가 없는 무한경쟁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브랜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헤리티지와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브랜드 인수를 위한 움직임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버켄스탁'은 코로나19 속에서도 2020년 3분기까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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