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자연의 공존, 친환경 주사위는 던져졌다

2021-01-25 김우현 기자 whk@fi.co.kr

삼성물산·코오롱FnC·영원아웃도어·에프앤에프·블랙야크 등 지속가능 친환경 경영 선도


패션산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지속가능성의 화두와 맞물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뉴노멀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에 서 있다. 이 같은 뉴노멀의 바람을 타고 기업경영에도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측면을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두는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친환경 경영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패션업계의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그 동안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고민이 우리 보다 훨씬 앞서 왔다면 국내 패션기업들은 중요성은 인지하면서도 다소 소극적이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접근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 패션기업들도 달라졌다. 지난해부터 속속 지속가능 패션을 화두로 들고 나온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협력사들과 손잡고 지속가능기업을 선포했는가 하면,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는 상품의 절반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으며, '노스페이스'는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플리스와 신발을 내놓고 에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프앤에프는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기업답게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꼭 필요한 수량만 생산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을 펼치고 있고, 블랙야크는 강태선 회장이 전면에 나서 '인류와 자연의 공존'이라는 슬로건 아래 재활용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패션산업의 미래 비전을 밝히는 선도기업들의 친환경 경영을 소개한다.


빈폴의 친환경 라인 '비 싸이클' 제품


◇삼성물산 패션부문
삼성 패션부문은 협력사 동참 없는 자기만의 친환경은 공염불이라는 판단 아래 지속가능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가장 먼저 협력사와 손을 맞잡았다.


99개 협력사와 의기투합해 인권 및 환경보호와 관련된 공동 미션을 공유하고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행동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용관계, 차별금지, 노동시간, 임금, 복리후생, 아동 및 청소년 노동 등 사회 통념에 걸맞는 보편적 가치를 따르기로 선언한 것.


삼성은 책임감 있는 자원활용 및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에너지와 자원의 활용, 폐수 및 폐기물, 화학물질 관리 등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지속가능 철학을 추구해온 간판브랜드 '빈폴'을 통해 친환경 라인 '비 싸이클'을 내놓고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빈폴은 또 재생소재 및 충전재 사용, 동물복지 시스템 준수 다운(RDS) 사용, 환경오염 유발물질 원단사용 축소 등 '비 싸이클' 3대 기준을 세우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재생원료를 사용한 패딩점퍼, 베스트, 코트를 비롯 폴라플리스 집업, 재생가죽을 사용한 어반 스니커즈 등을 선보인 것이 그 예다. 이 밖에도 빈폴은 도심에 버려진 자전거를 수거하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전개하는 등 지속가능경영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친환경 캠페인 '노아 프로젝트'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론칭 50주년이 되는 오는 2023년까지 코오롱스포츠 상품의 절반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거나 친환경 공법으로 만들겠다고 천명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3년 전부터 친환경 캠페인 '노아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는 코오롱스포츠는 컬렉션의 모든 상품에 100% 친환경 소재와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오가닉 면을 비롯 폐 페트병과 폐 그물망을 리사이클링한 원사로 상품을 만드는 것이 포인트다.


리사이클 원사 사용을 통해 쓰레기 매립량을 줄이는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원사생산 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이상 감소하는 효과도 있다. 또 물 사용량의 99%까지 절감할 수 있는 오존 워싱을 통해 친환경 데님 상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상품 패키지에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다. 제품 태그에 재생지를 사용하는가 하면 100% 생분해성 수지로 제작한 친환경 쇼핑백으로 폐기 시 매립형 일반 쓰레기와 함께 버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매장 집기 사용에서도 친환경적이다. 전국 매장을 순차적으로 친환경 인테리어로 바꾸고 있는데 눈 여겨볼 소품은 옷걸이와 마네킹이다. 자체 비주얼팀 주도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옷걸이를 개발했는가 하면 생분해 되는 친환경 마네킹을 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친환경 옷걸이는 옥수수 전분 추출물을 뽑아 제작한 것으로 매립 후 약 180일이 지나면 자연 생분해 된다. 친환경 마네킹 역시 톱밥과 친환경 본드를 적절히 배합해 제작됐으며, 화학약품인 경화제를 사용하지 않아 제작과정에서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노스페이스'의 에코 플리스 토털 컬렉션


◇영원아웃도어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비롯 친환경 인공충전재 개발, 퍼 프리 적용, 리사이클링 제품군 확대 등을 통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무려 1080만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 제품을 필두로 생분해 되는 재킷, 친환경 가치를 더한 에코 눕시재킷, 리사이클 소재를 사용한 에코 윈터슈즈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으로 지속가능 패션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FW 시즌에는 리버시블 재킷, 롱코트, 블루종, 아노락, 베스트 등 50여개가 넘는 다양한 에코 플리스 제품에 페트병 리사이클 소재 사용을 2배 이상 늘렸으며, 주력 제품들의 페트병 재활용 비율도 갈수록 높여나가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노스페이스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년 전부터 모든 제품에 페이크 퍼 100% 적용을 통한 퍼 프리를 실천하고 있으며,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획득하는 등 다운을 대체하는 인공충전재 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처럼 노스페이스의 친환경 노력은 단순 소재를 넘어 생산공정, 포장,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번 겨울시즌 대박을 친 스트레치엔젤스의 '에코퍼 숏패딩' 제품


◇에프앤에프
디스커버리, MLB, 스트레치엔젤스 등 다양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프앤에프는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춰 패션업계의 디지털화를 주도하는 대표 기업답게 지속가능경영에서도 모범을 보이고 있다.


에프앤에프는 기본적으로 쓰레기의 원인이 되는 과잉 생산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소비자 선호도, 시즌 트렌드, 사회적 흐름 등을 면밀히 분석, 기획단계에서부터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상품을 꼭 필요한 수량만 생산해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곧 친환경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또 소비자 검색량 분석을 통해 매 시즌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뽑아내고 이를 상품기획에 반영, 시대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동식물 보호 및 친환경적인 삶을 추구하는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패션업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패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에코 퍼 플리스 제품이 기존 양털로 생산된 플리스 보다 가치를 인정 받자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인 '스트레치엔젤스'를 통해 '에코퍼 숏패딩'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여기에 친환경을 더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바 있다.


블랙야크는 청계산 매장에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기를 설치하고 소비자들의 환경보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비와이엔블랙야크
블랙야크는 UN의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우수기업으로 소개할 정도로 친환경을 앞장서 실천하는 모범기업이다. 특히 블랙야크가 구축한 'BYN 자원순환 프로젝트'는 제품, 마케팅, 캠페인 등 경영활동 전반에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친환경 모델로 평가 받는다.


'We are ALL-IN'이란 슬로건 아래 자연이 주는 가치를 통한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환경보존을 위해 국가-지역사회-기업-소비자를 하나로 연결해 행동 변화와 동참을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블랙야크가 'K-rPET 재생섬유'로 만든 기능성 의류는 국내에서 수거된 투명 페트병으로 자원순환 시스템을 통해 생산된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이다. 이를 실천할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블랙야크는 정부, 지자체, 유관기업 등과 MOU를 맺고 페트병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소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페트병 수거기를 전국 주요 매장에 순회 설치해 일반 시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환경부의 국내 투명 페트병 븐리 배출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강태선 회장이 UN이 수여하는 '글로벌 지속가능리더 100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을 정도로 블랙야크의 친환경 경영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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