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CD들이 디자인 레시피를 만들어 드립니다

2020-07-30 황연희 기자 yuni@fi.co.kr

기윤형 모노그램 대표


"음식은 누구나 만들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맛있게 만드는 거죠. 패션도 같다고 생각해요. 옷은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멋지게 잘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백종원씨의 레시피가 인기를 얻듯이 패션 업계에서 모노그램만의 레시피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기윤형 대표는 디자이너 26년 경력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초 디자인 하우스 모노그램을 설립했다.


가까운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디자인 아웃소싱이 일반화되면서 디자인 하우스가 하나의 전문 영역으로 발전해있으나 국내 패션업계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다. 국내 패션 업체들은 디자인의 경우 여전히 인하우스 프로세스를 고수하고 있다. 여성복, 스포츠 부문에서 일부 디자인 하우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활발하진 못한 편이다.


모노그램은 국내에서도 언젠가는 디자인 하우스 영역이 특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브랜드 디자인 디렉팅 및 컨설팅 등이 주된 업무로 전 복종에 걸쳐 브랜드에 특화된 레시피를 만들어 주고 있다.


우선 멤버가 화려하다. 수장 역할을 하는 기윤형 대표는 화승, '아디다스'를 거쳐 IMF 시기에 중국 '리닝' 브랜드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K2' 디자인 실장으로 의류 라인을 론칭했다. 또 '빈폴' '블랙야크'에서 근무하는 등 디자이너로서 26년 경력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트래디셔널, 남성, 스포츠 등을 경험한 김수정 상무, 'MLB' '폴햄' 등에서 근무한 배명철 상무, 중국 안타그룹에서 '코오롱스포츠' 디자인 이사를 역임한 장필규 이사가 함께 하는 등 국내 최강급 CD들의 집합체다.


기윤형 대표는 "'K2' 의류 라인을 론칭할 때 아무 인프라도 없이 시작했다. 30억원이었던 매출 외형이 5400억원으로 성장하는 것을 함께 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에 대한 희열을 느꼈다. 국내에 디자인 하우스에 대한 개념이 잘 정립되어 있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이 시장에 대한 니즈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가정식보다 외식하는 마음으로!
기윤형 대표는 모노그램을 외식하는 마음으로 찾아달라고 말한다.


그는 "현재 국내 실정상 디자인팀을 아웃소싱으로 운영하면서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곳은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기존 인력들이 할 수 없는 새로운 영역이거나, 식상해진 브랜드 스타일에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단 번에 바꾸기 보다 한 두 시즌 모노그램을 활용한다면 새로운 입맛을 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또 신규 브랜드의 경우 처음부터 방향성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충분한 활용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 내로라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도 손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모노그램은 지난해 회사를 설립했지만 이미 많은 오더들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 가까이 화승 디자인 아웃소싱을 맡았고 김수정 상무는 '지포어'의 의류 라인 론칭을, 배명철 상무는 'APC' '산드로옴므'의 의뢰를 받아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장필규 이사는 중국 '코오롱스포츠' 등의 일을 맡고 있으며 최근 대형 유통사에서 PB 의뢰가 들어온 상태다.


기윤형 대표는 디자인 하우스가 패션 브랜드들에게 디자인 아웃소싱 채널로 활용될 수도 있지만 디자이너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역할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이제는 패션 산업에서도 디자인 근무 환경 등 많은 것이 바뀔 것이라는생각이 든다. 디자인 아웃소싱이 발달한다고 해서 많은 디자이너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을 두려워하지만 오히려 유연한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 유학이나 결혼,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디자이너들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 모노그램은 디자이너 업계의 SM, JYP와 같은 패션 디자이너들의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기윤형 대표의 이 같은 생각에 대명화학이 뜻을 같이 했다. 모노그램은 대명화학의 투자를 받은 관계사로 장기적으로 대명화학 패션 관계사들의 디자인 뱅크 역할도 기대가 된다.


그는 "유럽, 일본 등의 해외 디자인 하우스와 협업도 고려하고 있지만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1인 셀러 마켓이다. 인플루언셀러의 등장으로 패션 유통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과의 연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며 "궁극적으로 바라는 바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대형 브랜드를 성공시키는 것보다 디자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들에게 우리의 디자인 아이디어가 마중물이 되어 새로운 물길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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