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大衆)을 거부한 소중(小衆) 소비 시대

2020-07-30 황연희 기자 yuni@fi.co.kr

이커머스 생태계, 커스터마이징이 핵심 경쟁력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며 갖가지 소비 트렌드 예측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공통적인 의견은 온라인 비대면 중심의 문화 공유와 개인주의 성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집단, 단체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고조되면서 개인 단위 일상이 일반화되고 이는 개취(개인취향)의 세분화를 촉진시킨다는 것. 때문에 불특정 다수를 위한 매스마켓 접근이 아닌 특정 세대와 집단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소중(小衆) 소비자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커머스 생태계에서는 빅데이터나 AI를 통한 개인의 취향 분석이 가능해짐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시장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을 만들어주는 일종의 맞춤제작 서비스로 최근에는 이용자가 사용 방법과 기호에 맞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설정하거나 기능을 변경하는 것까지 확장되어 일컫어 지고 있다. 패션 업계에서도 나만의 디자인을 제작할 수 있는 맞춤 시장의 성장과 대량생산과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접목시킨 차별화된 서비스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주문생산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들이 커머스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유통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마플'이 최근 '마플샵'을 오픈,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했다


◇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당신의 취향을 저격
자신의 취향대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트렌드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의 등장을 촉진시켰다.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은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마플, 디자이너스베이, 위드굿즈, 커스텀빌리지 등이 대표적이며 나만의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 라운디드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도 지난해 라인프렌즈 크리에이터 등을 통해 커스터마이징 장을 만들었다. 


마플(대표 박혜윤)은 지난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의 대표 주자다. 의류 및 액세서리, 폰케이스, 홈데코 등 패션, 문구, 리빙 관련 카테고리의 600여 가지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커스텀 프린팅 플랫폼으로 상품 선택, 이미지 업로드 등 간단한 프로세스로 커스텀 상품을 제작할 수 있다.


'마플'에서는 의류 커스터마이징 제품의 매출이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초창기에는 홍대, 이태원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시작했으며 지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600여 가지 상품 중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티셔츠, 후드 등으로 의류 커스터마이징 제품이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한다. 의류 제품은 '길단' '아메리칸 어패럴' '챔피온' '프룻오버드룸' 등의 수입 티셔츠 브랜드를 활용하는가 하면 '마플' 자체 티셔츠와 직접 수입하는 '유나이티드애슬' 브랜드도 있다. 


박혜윤 마플 대표는 "'마플'은 개인이 원하는 디자인의 티셔츠를 개발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랫폼으로 인기를 얻었다. 최근 이와 비슷한 콘셉의 플랫폼이 늘어나고 있어 개인 주문자가 판매자로 커머스를 일으킬 수 있는 마플샵을 오픈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오픈한 마플샵은 자신이 디자인한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다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으로 POD(Print-On -Demand : 주문제작인쇄) 서비스 플랫폼을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해 생산 인프라, 콘텐츠 셀러, 고객을 연결시켰다. 마플루언서가 셀러로 활동하며 직접 디자인도 하고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6000명 정도 크리에이터가 등록을 마쳤고 연내 1만 50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 중 파워무비, 때껄룩 Take a look, KITTI SAURUS, 최홍자, 온니드스타일, 자빱 등이 핫셀러로 인기를 얻고 있다. 


라인 캐릭터를 활용할 수 있는 라인프렌즈 크리에이터


'라인프렌즈 크리에이터'는 지난해 9월 오픈한 이후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소비자가 라인 캐릭터 등 IP를 활용해 직접 제품을 만드는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으로 라인프렌즈 캐릭터 1만여개가 넘는 아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브라운앤프렌즈, BT21 캐릭터를 활용한 하나뿐인 패션 아이템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네이버쇼핑이라는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과 MZ 세대 대상의 다양한 인기 캐릭터에 힘입어 미국,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라인프렌즈 크리에이터'의 패션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마플은 해외 판매처가 90여개에 달할 만큼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슈퍼웍스컴퍼니(대표 전진우)의 '커스텀빌리지'는 '디자이너의 놀이터가 되다'를 모토로 누구나 브랜드를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디자인부터 프린팅, 프레스 작업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쉽고 간편하게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리테일 판매를 위한 사진 및 영상 촬영, 스토어 제작, 운영 제작,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 관련된 컨설팅을 제공한다. 현재 티셔츠, 맨투맨, 후드티 등 의류 중심으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커스텀빌리지'는 아티스트의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돕고 이를 판매 시장과 연결할 수 있는 패션 커스터마이징 플랫폼으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나아가 아티스트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커스터마이징 패션, 굿즈 중심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디자이너들의 놀이터를 꿈꾸는 '커스텀빌리지'


◇ 패션 브랜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위한 SCM 강화 
이와 함께 일반 패션 브랜드들도 개인들의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개인의 이름을 새기거나 일부 디테일의 변화를 주어 차별화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는 '아디다스' '반스' '무인양품' 등 여러 브랜드에서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온디멘드형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SCM 인프라를 구축함에 따라 좀 더 선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랄프로렌'은 지난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폴로 랄프로렌'을 만들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 CYO(Create Your Own)를 시작했다. '폴로 랄프로렌'의 다양한 그래픽이나 본인의 이름, 문구를 프린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포니 로고, 이니셜, 숫자 등의 자수 서비스, 각양 각색의 다채로운 패치를 추가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지난해 처음 진행한 서울 에디션은 국내 소비자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으로 서울 에디션 로고, 시그니처 폴로 베어를 티셔츠, 메쉬 셔츠, 니트, 데님 재킷, 텀블러 등에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로고, 시그니처 베어를 선택할 수 있는 '랄프로렌' 서울 에디션


홍대점에 이어 가로수길점을 오픈한 '나이키 조던 서울'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특화시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 오픈한 가로수길점에서는 1층에 아티스트들의 제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커스텀23'과 나만의 조던 제품을 직접 만들어 보는 '메이커스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했는데 10~20대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티프린팅, 듀브레 및 자수 외에 페인팅, 볼체인, 배지, 슈레이스, 행택 등을 자신의 취향대로 선택, 맞춤형 '조던'을 제작할 수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명동 본사에 위치한 '노스페이스' 직영점에 '코닛 디지털 프린터기'를 도입해 디지털 생산 프로세스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중장기적으로 디지털 의류 생산 프로세스 구축까지 고려하고 있다. 패턴 개발, 디지털 재단기, 디지털 프린팅, 봉제 로봇 등을 매장 내에 설치해 고객들에게 디지털 생산 프로세스를 통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 개인화 마케팅을 위한 디지털 커머스 솔루션 
제품 디자인, 생산뿐만 아니라 리테일 판매에 있어서도 고객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판매직원이 고객 응대 과정에서 개인의 취향을 분석, 적절한 대응을 하는데 그쳤다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타겟팅한 소비자들의 쇼핑 태도를 분석, 구매로 전환하는 온사이트 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적중도를 높이고 있다.


온사이트 개인화 솔루션의 선두주자인 플래티어(대표 이상훈)는 지난 6월 개인화 마케팅을 고도화시킨 '그루비 시즌2'를 출시했다. '그루비 시즌2'는 AI를 통해 이커머스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개인화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AI 개인화 마테크(Mar-Tech) 솔루션이다.


그루비 시즌2는 AI 개인화 마테크 솔루션을 추구한다


'그루비 시즌2'는 △조합이 가능한 56개 고객 세그먼트 타겟팅 변수 △21가지의 국내 최다 상품 추천 알고리즘이 탑재된 개인화 상품 추천 기능 △99% 확률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AI 캠페인 자동 최적화 등을 제공한다.


이봉교 '그루비' 사업부 이사는 "시즌1 솔루션이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온사이트 마케팅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시즌2 솔루션은 고객 관계, 경험 강화에 목적을 둔 AI 개인화 마테크 솔루션이다. 지난 3년 동안 온사이트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며 총 40억건 이상의 이커머스 고객 행동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추천 등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왔다"며 "그루비 시즌2는 푸시 기능, 온사이트 마케팅, 개인화 상품 추천 서비스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진 개인화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다"고 말했다.
플래티어는 '그루비2' 솔루션을 먼저 체험하고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그루비 파트너즈를 모집하는가 하면 AI 개인화 상품 추천에 대한 최신 트렌드 및 추천 방식의 이해를 돕는 백서를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인 크리테오는 이커머스 마켓의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금까지의 비동기적인 개인화를 넘어, 24시간 실시간으로 고객을 마크할 수 있는 초개인화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빅데이터, 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 식별, 개인의 특성을 설명하는 변수 등을 파악함으로써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위한 추천'이 아닌 '오직 나를 분석한' 맞춤형 추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이키 조던 서울' 가로수길의 커스텀23


커스텀빌리지의 핫셀러 '와콘모토'




 


커버
검색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