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리테일 시대…패션 플랫폼, 열망하는 공간으로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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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29CM, W컨셉, 하고…오프라인 러시

2023-02-01 오전 8:57:57


 # 죽어가는 것은 오프라인 공간이 아니라, 고정관념이다. 지루한 공간은 죽고, 가슴 설레는 공간은 산다고 김난도 서울대소비자학과 교수는 언급했다.  단순히 멋진 공간이 아니라 어떤 공간이 되느냐,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유통공간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전했다.


# 매장(賣場)이 아니라 매장(買場)이다. 점포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곳이다. 리테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마스다 무네야키 일본 츠타야 서점 창업자는 물건을 파는 비즈니스 입장이 아니라 물건을 사는 고객 입장에 서야한다고 강조했다.


 
◇ 트렌디와 재미, 고객 경험으로 성공적

코로나 팬데믹 기간 비대면 소비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한 온라인 패션 플랫폼. 이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잇따라 오프라인에 직접 뛰어들며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무신사, 29CM, W 컨셉, 하고 등 국내 대표 패션 플랫폼들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이들은 온라인 비즈니스를 통해 축적된 고객 정보와 자산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O4O (O nline for Offline) 방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해 내고 있다. 특히 트렌디하고 특화된 머천다이징, 재미있는 콘텐츠,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안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한 성수, 판교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라 불리는 장소에 오픈해 시너지를 더했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코리아 2023에서 공간의 힘에 다시 주목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2023년 계묘년 경제적, 지정학적 위기에서 교토삼굴의 지혜를 발휘해 토끼처럼 높이 도약하자는 의미로 'RABBIT JUMP'를 2023년 트렌드 키워드 약자로 선정했다.

그 중에서도 알파벳 M은 Magic of Real Space로 공간의 힘에 다시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가상공간이 세상을 호령하는 시대지만, 우리 삶의 근본적 토대이자 터전인 실제 공간은 아무리 정교한 가상공간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는 것. 코로나 이후 공간이 죽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공간이 죽은 것이 아니라 '지루한' 공간이 죽은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모으고 머물게 하는 공간의 힘, '공간력'을 갖추기 위해 공간 자체의 힘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더현대서울 지하2층에 위치한 이구갤러리 서울

◇ 13만명이 방문한 '이구갤러리'

가장 화제를 일으킨 공간은 단연 29CM이 선보인 이구갤러리다.
이구갤러리는 매달 새로운 브랜드와 컨셉을 선보이는 가변적인 브랜드 큐레이션 공간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입점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고객 접점 확대를 돕기 위해 MZ세대의 쇼핑 성지인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 첫 공간을 오픈했다. 반응은 기대이상 이었다. 실제 이구갤러리 서울은 지난해 8월 오픈 이후 13만명이 방문했으며 이구갤러리 대구 역시 오픈 3주만에 3만명이 찾았다. 특히 이구갤러리 서울은 더현대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해 오프라인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공에는 고객이 29CM 입점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치 전시회처럼 하나의 큰 주제에 따라 짜임새 있게 구성된 공간 안에서 각 브랜드 고유의 톤앤매너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주효했다. 즉 '큐레이션'과 '스토리텔링'이라는 29CM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오프라인 공간에도 그대로 구현해냈다는 평이다. 또한 여러 브랜드가 아닌 오직 1개 브랜드를 중점적으로 보여준 것이 통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구갤러리를 준비하며 가장 고민한 부분은 '백화점이라는 전통적인 유통 구조 속에서 29CM와 입점 브랜드를 어떻게 보여줘야 할까 고민이 많았다"며 "다양한 브랜드의 상품이 빽빽이 나열된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각 브랜드의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삼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구갤러리는 손이 더 가더라도 전체 공간을 하나의 주제로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 아래, 콘셉을 '갤러리'로 정하고, 매달 입점 브랜드 한 곳을 메인으로 공간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전시 브랜드의 취향과 무드에 어울리는 브랜드를 추가 큐레이션해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다.

실제 이구갤러리 서울에는 현재까지 마르디 메크르디를 시작으로 캐치볼, 어나더오피스, 문달, 던스트, 파인드카푸어, 아우로, 로우, 노컨텐츠, 오버듀플레어, 베뉴먼트, 씨피티에스, 오울, 핸드인글러브, 그린버터, 미수아바흐브, 아워셀브스, 페몬트, 오노프맨션 등 35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구갤러리 대구에는 GBH, 프렌다, 토마스모어, 위글위글, 애프터프레이, 렉슨, 로우, 마조네 등 24개 브랜드를 진행했다.

이구갤러리 입점 브랜드 기준은 자체 팬덤 보유와 협업 마인드를 꼽는다. 일정 팬덤을 보유한 브랜드의 경우 오프라인 진출 시 소비자들이 찾아와 이구갤러리와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 상승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히 온라인 상품을 오프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이구갤러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화된 협업 상품이나 프리오더 등이 필요해 협업 마인드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구갤러리 프로젝트는 지난해 신설된 공간경험팀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공간 세일즈 파트와 디자인 파트로 구분, 현재 이구갤러리 서울, 대구의 기획과 운영에 이어 이구성수까지 함께 전개하고 있다.

한편 이구갤러리는 29CM이 확대하고자 하는 카테고리, 공략하고자 하는 타깃층에 맞춰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일례로 이구갤러리는 입점 브랜드의 오프라인 판로를 넓혀주는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올 초부터 29CM의 신규 입점 브랜드 소개 콘텐츠 '수요입점회'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작년 한 해동안 수요입점회에서 소개한 곳 중 가장 호응이 좋았던 14개의 브랜드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고객을 만날 예정이다. 따라서 이구갤러리 내에서는 다양한 신진 브랜드를 알리는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성수에 위치한 큐레이션 쇼룸 '이구성수'를 통한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간다. 시즌 별로 다변화하는 테마와 상품 구성, 전시를 통해 29CM라는 브랜드를 더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무신사 테라스 성수 '디스이즈네버댓' 팝업 현장

◇ '무신사 테라스', 브랜드와 동반성장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무신사는 2019년 무신사 테라스 홍대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5월 무신사 테라스 성수점을 오픈했다. 패션 문화 편집 공간인 무신사 테라스는 가변적으로 운영되며 팝업 스토어, 전시, 쇼케이스 등 브랜드 스토리를 알리는 행사를 진행하는 공간이자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트렌드 흐름을 제시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입점 브랜드가 무신사 테라스에서 팝업 스토어 오픈 시, 다양한 혜택을 제안하고 있다. 행사 기획, 인테리어와 이벤트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SNS, 무신사 매거진 등을 활용해 홍보 활동을 서포트 해준다.

무신사 테라스는 그동안 수많은 브랜드와 행사를 진행, 입점 브랜드를 보고,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례로 지난해에는 무신사 테라스 성수점에서 예일, 엠엠엘지(Mmlg), 디스이즈네버댓, 쿠어 등 무신사 스토어 입점 브랜드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오픈런을 방불케 했다. 디스이즈네버댓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 행사는 새로운 시즌 컬렉션 테마를 컨셉으로 미디어 전시와 상품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유누(Yunu), 팔로알토(Paloalto) 등 DJ와 함께하는 파티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또한 무신사 테라스 홍대점에서는 매달 아카이브 숍을 열고 무신사 스토어 인기 입점 브랜드를 선정해 한정 기간 오프라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무신사 테라스는 무신사 스페이스팀에서 무신사의 오프라인 공간 운영을 담당하고 있으며 무신사 테라스는 입점 브랜드에게 오프라인 팝업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패션과 문화, 브랜드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선보이고자 한다. 따라서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와 컨셉, 행사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팝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한편 무신사 테라스는 향후 홍대점과 성수점을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의 스토리와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만날 수 있는 패션 문화 편집 공간으로 거듭날 방침이다. 홍대점에서는 아카이브샵을 통해 무신사 스토어 인기 입점 브랜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스토어를 정기 운영할 계획이며, 성수점에서는 1월 20일부터 2월 2일까지 '피지컬 에듀케이션 디파트먼트'의 신규 협업 컬렉션 팝업이 진행되며, 이후에도 다양한 팝업 행사를 선보일 계획이다.


W컨셉 신세계 강남점 매장 모습

◇ W컨셉, 투트랙 오프 전략

W컨셉은 투트랙 전략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관계사의 자산을 활용해 오프라인에 진출했으며 지난 12월에 성수동 그라데이션 팝업 스토어와 같이 독자적인 방식 등 두 가지 전략을 펼쳤다.

현재 신세계백화점 경기점, 대구점, 강남점에 위치한 W컨셉 오프라인 매장은 20여 개 브랜드가 한 공간에 입점한 편집숍 형태이며, 고객 반응에 따라 입점 브랜드는 수시로 변경 운영하고 있다. 각 매장마다 상권 특성을 반영한 테마별로 공간을 구성한 것이 이같은 매출 성과를 이끌었다고 분석된다. 경기점은 '누구나 모일 수 있는 광장'을 콘셉트로, 대구점은 대구역 테마를 기반으로 스포티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남점은 트렌디한 감성을 바탕으로 라운지 콘셉트로 앉아서 쇼핑할 수 있는 공간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 11월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W컨셉 매장을 '닐바이피' 브랜드 쇼룸 공간으로 탈바꿈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W컨셉에서 엄선한 브랜드를 종합적으로 선보였다면, 고객 호응이 높은 브랜드를 한시적으로 조명하는 형태로 오프라인 공간 매장의 역할을 확대한 첫 사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W컨셉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상품을 확인하고 온라인에서 편리하게 원하는 상품 구매 및 배송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연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W컨셉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활동 지속하기 위해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하고하우스 잠실 롯데월드몰점


◇ 오프 기대주, '하고하우스'

하고엘엔에프가 오프라인 진출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라이징 브랜드들이 오프라인 유통 확장 측면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 이 같은 한계점을 극복하고 투자 브랜드와 고객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오프라인 브랜드 편집숍을 기획하게 됐다.

따라서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16 편집숍을 오픈한데 이어 최근 하고하우스로 변경해 확대, 롯데백화점 인천점, 롯데백화점 부산점, 잠실 롯데월드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 등을 추가 출점, 2023년 1월 현재 총 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고하우스는 온라인 위주의 신진 브랜드의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오프라인 매장 내 보유 재고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자 재고 없는 O4O(Online for Offline)형 매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입점 브랜드들이 오프라인까지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서포트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롯데 동탄점에는 메종마레, 보카바카, 제이청, 마뗑킴, 분더캄머, 준준스페이스, 어몽, 하이칙스, 빈티지헐리우드, 히든포레스트마켓, 리플레인, 르아보네, 로아주, 러비네, 다이애그널, 아노블리어, 아더앤드, 오아이컬렉션 등 투자 브랜드와 자체 브랜드로 구성한 18개 브랜드로 운영 중이다. 이외 인천점에는 17개, 부산점에는 15개, 잠실롯데월드몰점에는 18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에는 33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매장별 하고하우스는 규모와 타깃에 따라 상이한 브랜드 라인업으로 구성하고 있다. 입점기준은 실제 자체 플랫폼 내에서도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하고 있고,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를 통한 추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 백화점 유통 환경에 맞는 SKU 및 상품 구성이 가능한 브랜드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해 선별하고 있다.

그 결과 동탄, 인천, 부산점은 오픈 후 한 달 간 집계된 누적 방문자는 8만명이며, 잠실 롯데월드몰점에는 5만명 고객이 방문했다. 특히 주 고객층인 MZ세대 여성뿐만 아니라 보다 폭넓은 연령대와 성별의 고객들이 하고하우스를 찾아 고무적이다. 하고하우스는 리뉴얼 및 신규 매장 론칭을 본격화 한지 1개월 만에 누적 합산 매출 14억을 달성, 잠실 롯데월드몰점의 경우 한 달 동안 4억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탄, 인천, 부산 지점 역시 각각 3억 중후반대의 매출을 올렸다.

한편 하고하우스는 단기적으로 자체 마케팅을 통해 입점 브랜드들의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자 하며 이후 중장기적 목표로는 하고하우스 확장 계획을 가지고 있다.

홍정우 하고엘엔에프 대표는 "격변하는 패션업계의 흐름 속에서 고객들의 취향과 신진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진출 니즈에 주목, 새로운 형태로 선보인 하고하우스가 오픈 직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하고하우스만의 노하우와 역량을 바탕으로 하고하우스, 단독 매장 등 경쟁력 있는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오프라인 판로를 지속 확대하고, 나아가 국내 대표 브랜드 인큐베이터로서 K-패션 생태계의 선순환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수 기자
les@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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