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만점 1등 점주들 - 주영정 「에블린」산촌점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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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장사엔 세대차가 없답니다"

2006-02-04 오후 3:23:52

“처음에는 여자 속옷을 어떻게 팔아야 할지 막막했어요. 그래서 판매는 전적으로 여직원에게 의존했죠. 지금이요? 여성 속옷 파는 데 누구보다 자신 있어요.” 1999년, 「에블린」 1호점인 신촌점을 연 주영정 사장(58세)은 지난 6년 동안 어떻게 하면 딸 나이뻘 되는 젊은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연구해 왔다. 매장 오픈 초기, 주 사장은 고객들의 눈에 띄지 않는 구석 자리에 숨어 있기 다반사였다. 고객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다가도 아저씨가 앉아 있는 것을 보면 그냥 나갔기 때문. “한동안 매장에 나오기도 겁이 났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부터 적극적으로 고객들을 상대하며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 토박이인 그가 삶의 터전을 서울로 옮긴 것은 1994년 봄. 지인에게 이랜드 브랜드인 「언더우드」 신촌점을 인수한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서울 생활은 녹녹치 않았다. 또 다른 의류 브랜드 매장, 스티커 사진 숍으로 아이템을 바꿔가며 매장을 운영하는 동안 모아두었던 돈은 모두 소진해 버렸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IMF 위기에 당면했다. 대출금의 이자 낼 돈도 없었던 주 사장은 ‘죽음’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신촌역 사거리에서 한눈에 보이는 매장 위치에 반해 이랜드 계열의 여성 이너웨어 브랜드 「에블린」 영업팀이 그를 설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그와 이랜드는 인연이 깊은가 보다. 「언더우드」에서 시작해 「에블린」으로 연결되었으니 말이다. 주 사장은 처음 「에블린」 매장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을 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돈이 급한 상황에서 신규 여성 이너웨어 브랜드로는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 이런 콘셉트의 브랜드가 없었던 것도 거절의 이유였다. 그러나 「에블린」 팀은 ‘월 수입 1천만원 보장’이라는 말로 그를 계속 설득했고, 그는 결국 함락(?)되고 말았다. 매장을 연 후 한동안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1천600만원의 한 달 매출에서 임대료와 직원 월급을 제하면 대출금 이자 내기도 버거웠다. 브랜드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수차례. 당시를 회상하며 주 사장은 「에블린」 본사의 적극적인 영업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에블린」 신촌점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본사 직원이 매장에 나와 직접 일손을 돕는 것을 보면서 제 태도를 바꿨습니다. 안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어떻게 하면 여학생들이 아저씨가 파는 속옷을 구입할지, 하루 종일 그 생각만 했습니다. 다른 어떤 매장을 운영할 때보다도 더 노력을 기울인 거죠.” 이후 주 사장은 고객들을 피하지 않기로 했다. 여성 속옷의 명칭, 종류와 스타일을 공부하며 직접 줄자를 들고 고객들을 맞이했다. 자신이 전문가라면 고객들이 어색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동시에 고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매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본사에서 관리해 주는 매장 디스플레이어 외에도 그만의 상품 정리 노하우를 통해 산뜻한 매장 꾸미기에 주력했다. 특히 상품을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환불이나 교환은 오전이 좋다’는 말 한 마디도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고객들이 정말 오전에 와도 괜찮냐고 물어보더군요. 사실 매장 입장에서는 사람이 적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더 성심성의껏 답해 드릴 수 있어 좋습니다.” 처음에는 오전에 환불을 하러 오는 고객들이 오히려 미안해했다. 첫 손님이 환불이나 교환을 하면 하루 장사를 망친다는 미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미신에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고객을 맞이했다. 고객이 상품을 함부로 다루는 것을 보았을 때 ‘손님, 브래지어가 아프답니다’라는 말로 기분 상하지 않게 달래는 것도, 울적해 보이는 고객에게 ‘제가 부산 표준어만 씁니다’라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주 사장만의 영업 노하우. “매장을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고객들이 찾아옵니다. 가끔 매장에서 화풀이를 하는 손님들도 있지만 그런 고객들일수록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을지만 생각하죠.” 이러한 그의 노력 덕분에 「에블린」 신촌점은 친절한 속옷 전문가 아저씨가 운영하는 매장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한 번 매장을 찾았던 고객이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서 단골 고객도 늘었다. 당연히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다. 1년이 지나면서 월 평균 매출은 3천만 원을 넘어섰다. 매장 오픈 당시의 2배가 된 것. 시간이 지나면서 매출은 꾸준히 상승, 올 들어 월 평균 6천만원으로 「에블린」 대리점 중에서 매출 1위 매장이 됐다. 잠을 자면서도 「에블린」과 여성 속옷, 고객들을 즐겁게 하는 방법만 생각한다는 주영정 사장. 고비도 있었지만 속옷이라는 찰떡궁합을 만나 대기만성의 진가를 보여준 그는 “꾸준

신수연 기자
ss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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