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의 필요충분 조건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의 필요충분 조건은 패션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패션소비 시장의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경쟁역량 속성으로 변화되기 마련이다. 제품에서 브랜드로 그리고 소비접점의 유통으로 이어진 패션소비 가치사슬 체계는 이른바 Fashion democracy 시대를 더욱 앞당긴 디지털 유통의 확산과 함께 패션산업의 중심이 이제 완전히 유통 프레임 속성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패션산업의 필요충분 요구 역량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패션기업 경영의 핵심 가치로 규모, 이익, 회전효율이라는 전통적인 속성 이상의 새로운 잣대를 발굴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비록 충분하지는 않으나 이들 고전적 핵심 지표는 그 개별 지표 자체가 아니라 이들의 유관성을 함께 다룸으로써 우리는 상당한 수준의 유의미한 분석결과와 의미 그리고 미래로 이어진 인사이트(insight)를 도출할 수 있다.
전술되었듯, 우리나라 패션시장의 크나큰 변화만큼이나, 올해의 지속성장 가능 선도 TOP 50 패션기업들의 구성(squad) 또한 상당한 변화가 목도된다. 결국 지속성장가능 패션기업의 필요충분 조건은 한마디로 변화의 선택으로 귀결 함축된다.
그 변화의 선택 사양은 상황에 떼밀린 강제된 후발적 변화가 아니라 먼저 상황 구도를 만들고 선점하는 선제적 변화 선택이다. 이러한 창조적이며 전략적인 변화의 전제는 직관의 차원보다는 과학의 범주에 더욱 가깝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의 분석작업을 통해 발견된 우리나라 패션소비 시장의 핵심변화동인(Key Drivers of Change)은 우리나라 전체 패션소비시장의 흐름(context)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패션기업들의 미래 경영전략 수립의 방향 제시에 가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 TOP 50 분석 작업을 통해 도출된 대표적인 핵심 변화동인들을 함께 정리해 본다. (표-1,2,3,4), (그래프-1)
◇ 고객이 패션 지형을 결정(Trend to trending 脫콘셉)
최근 백화점 유통에 새로운 PC(상품구성 구획)존이 생겨나고 있다. ‘스트리트 패션 조닝(zoning)’, 우스꽝스런 이름의 이 부문 시장의 브랜드들이 현재 백화점 유통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유통 채널에서도 앞다투어 유치할 만큼 각광받고 있다. 작명의 곤혹스러움 끝에 탄생한 기괴한 이 PC존 명칭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 패션소비시장의 커다란 변화의 실체를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산업 부문의 시각에서 자주 제기하는 패션기업에 대한 평가 중 하나는 패션산업계의 특수성, 배타성이다. 무언가 통일되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표준 체계나 일반론이 존립할 수 없는 수 많은 상황논리가 너무 앞서는 것 같다고도 한다. 이렇듯 패션기업은 ‘무언가 유별나다’라는 체감 인지 결과의 배후로 소위 패션 브랜드 비즈니스의 버팀목과도 같은 브랜드 콘셉을 지목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은 자신의 브랜드 콘셉을 목숨처럼 떠받들고 이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태세이다. 하지만 한번 돌아보라. 우리는 우리의 소비자들이 목숨과도 같은 우리 브랜드 콘셉의 실체를 눈곱만큼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집스레 애써 외면하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은 소비의 효용성일 뿐 정작 우리들만의 콘셉에는 관심도 없다는 표현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지금 우리 패션시장의 승자로 군림하고 있는 SPA 부문이나 Athleisure 부문의 콘셉은 무엇인가? 아니 그들에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콘셉이 존재하기나 하는가?
전통적인 패션 브랜드들이 제품차원 콘셉에 매몰되어 있을 때 새로운 강자는 패션 소비차원 과정의 콘셉에 먼저 주목하였다. 패션 소비시장의 주인공인 고객이 그냥 그대로 인지하고 느낀 그대로가 바로 다름아닌 진정한 브랜드 콘셉인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 우리의 패션소비 시장은 ‘브랜드 콘셉 주권(主權) 재민시대(在民時代)’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 TOP 50에서 나타난 이들 계열 패션기업들 - 에프알엘코리아(2위), 데상트코리아 (6위), 에프앤에프 (12위), 난다 (15위), 한성아이에프 (30위) ? 선전은 보다 소비자 구매추구혜택 중심의 유연한 脫콘셉 trending 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
◇ 라이프 스타일이 패션의 원류(Garment to Contents)
최근 패션소비 유통 공간 현장에서 보여지는 변화는 취급하는 패션 아이템의 확장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 우리나라 제도권 패션 브랜드의 매장은 의류 아이템 일색이었다. 이 같은 일방적인 의류 아이템 중심의 패션제품 구성의 단면은 패션 소비의 가장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백화점이 의류를 제외한 모든 것을 그저 ‘패션잡화’라고 통칭한 것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패션 아이템의 확장. 이를 기껏 패션 액세서리 부문 시장의 활성 정도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는 이미 전년의 분석에서 패션시장 흐름의 첫번째 변화 동인으로 지목했던 라이프스타일 기반 패션시장의 진화 확장의 구체적인 결과이다. 최근 백약이 무효라던 여성복 시장에서 다시 새로운 성장 활력을 회복한 한섬(10위) 과 패션전문 유통 브랜딩의 높은 잠재 가치를 현실 성과로 구현한 에이랜드(31위)의 약진도 이 같은 시류와 무관하지 않다.
이들의 효과적인 라이프스타일 컨텐츠 제공(lifestyle contents provider) 전략의 성공적인 결과는 패션기업의 새로운 패션가치 컨텐츠 개발 구성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 이제 패션기업의 제품 전략은 개별 스타일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연계 패션소비 유통 공간의 연출 차원에서 모색되어야 한다.


◇ 고객 현장이 패션산업의 제 1선(Product to Channel)
IT산업 부문에서 ‘디자인 경영 시대가 도래하였다’라는 말이 한 동안 그저 ‘하드웨어 제품도 성능보다는 외관이나 스타일이 주인공이 되는 시대가 개막되었다’ 정도로 오해되었다. 돌아보면 이 말의 진짜 의미는 한마디로 ‘보다 고객친화적 소비재 산업형 경영시대가 요구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최근 패션시장의 주어가 유통으로 바뀐 이유도 다름 아닌 유통이 보다 고객과 가깝게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유통이 중요해진 것이 아니라 구매 공간 채널에 나타난 고객의 요구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기술 도구의 도움으로 유통 채널 현장과 현상에서 더욱 자세하고 예민한 고객들의 니즈(Needs)를 보다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우리가 채널 중심의 패션 비즈니스의 경영 전략을 모색한다는 것은 보다 고객가치 지향적인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제 패션 비즈니스에 있어서 소위 채널기반 패션 비즈니스 전략개발(channel engagement)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다.
‘채널이 곧 고객’이라는 명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브랜드 틀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수 많은 새로운 기회들이 어렵지 않게 발
견될 것이다. 대기업은 느리고 무겁다라는 편견이 무색하게 이미 자사몰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서만 수천억원대 수준의 매출을 창출하고 있는 LF(3위) 의 차별적 선전. 그리고 부심권 가치상권의 맹주전략으로 당당히 패션 중견기업으로 우뚝선 브이엘앤코(20위) 등 보다 채널 지향적 패션 비즈니스 전략의 유효성은 충분히 검증되고 이다.
보다 효과적인 기회의 탐색은 채널을 그저 비즈니스 기회로만 접근하는 브랜드 중심 (brand oriented) 시각이 아닌 채널을 고객의 편의가 확대되는 고객가치 확대 기회로 접근하는 고객 중심 (customer oriented) 시각을 견지해야 가능함은 물론이다.
◇ 지구촌 패션 시장의 시대(ICB 경영전략)
헤피엔딩이 되지는 못했지만 오래 전 일본의 여성복 브랜드 중 ‘ICB’란 브랜드가 있었다. 이 브랜드는 처음부터 세계화 브랜드 경영전략을 모토로 그 브랜드의 이름마저 ICB(International Concept Brand) 라 하였다. ICB의 핵심 글로벌 전략은 ‘the same concept, the same price’ 였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 The same price 전략(同價戰略)은 다수 패션기업의 중국 시장을 필두로 한 글로벌 경영 전략에 있어 매우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경우 제반 무역비용이 반영된 한국가격 대비 높은 현지 가격이 용인되고 있다. 하지만 주지하듯 가격은 결국 공급자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고객이 결정하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모든 정보가 공개된 세상에서 언제까지 무역 등 공급자의 사정으로 인한 차별 가격을 해외 고객들이 계속 인정해 줄 것이라 기대한다면 착각이다. 이미 해외시장 진입을 모색하는 한국 패션 기업 브랜드에 대한 홍콩 IT 나, 싱가폴 Zalora 등 해외 메이저 유통 측의 일관된 요구는 The same price 가능 구조의 요구이다. 이러한 요구는 Tmall 등 중국의 온라인 채널의 경우는 벌써 오래 전 현실의 과제로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보고되고 있는 일부 중국 진입 한국 브랜드들의 현지 영업 악화는 이 같은 가격 괴리 문제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우리나라 패션기업들은 오랫동안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적잖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였다. 하지만 이제까지 이랜드, ‘베이직하우스’, ‘MCM’ 등 극히 소수의 성공 사례를 제외하면 K 패션에 대한 중국 패션소비 시장에서의 상당한 기대치와 가치에 비해 우리나라 패션기업의 성과는 턱없이 부족하고 초라하다.
이는 유난히 협업 비즈니스 구조에 인색한 한국 패션기업의 배타적 경영문화뿐만 아니라 목표 시장의 기대 니즈(Needㄴ)를 충족할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구조 개발에 미흡했던 탓이 크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패는 무역관리 편의적 해외사업 구조가 아닌 보다 목표 시장 목표 고객 친화적인 구조의 확보에 좌우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패션 기업들의 해외시장 공략 전략은 ICB의 경우처럼 글로벌 잠재 고객들을 위한 동일 가치 제공이라는 원칙 아래 보다 진취적인 접근태도로 반드시 모색되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국내 시장의 수요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 사소취대(捨小取大,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얻다)
‘나이키’가 조던시리즈를 전개했던 이유가 ‘아디다스’가 스텔라메카트니와 10년 넘게 협업을 진행했던 이유는 ‘나이키’가, 또 ‘아디다스’가 단지 부족하고 불충분했기 때문이었을까? 우리나라 패션기업 또는 패션 브랜드들의 경직된 순혈주의는 패션소비 가치의 핵심 중 하나인 다양성을 결코 담아내질 못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우리가 일부 편집스토어 브랜드들의 영역으로만 생각했던 이종 브랜드간의 협업이나 타 브랜드의 매장 내 숍인숍 구성이 일반 제도권 브랜드의 경우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그렇게 완고하게 고집되었던 one brand one store 의 틀이 이렇게 쉽게 허물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고객들이 요구하는 패션소비의 3F 효용가치를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방과 공유 그리고 협업이 아니고서는 소비자의 가치구현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당연한 요구 3F - 패션(Fashion), 인스턴트(Fast), 재미(Fun) ? 요소를 가장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 보편적 가치 기반 패션 소비 패러다임
2년 전 지속성장 가능 패션기업 TOP 50 작업을 통해 뉴노멀 패션 비즈니스 시대의 기본 모듈을(module) 소위 PFF 패러다임으로 정의하였다. 이는 아직도 유효하다. 패션 비즈니스의 영원한 선두 키워드였던 패션은 여전히 후순위에 자리매김 된다. 뉴노멀 패션시대 대표 속성 가성비의 중요성과 함께 함께 제일 앞 단의 선두는 단연 가격(Price)이다.
가격과 패션의 경계를 오가며 마치 지렛대 마냥 이 둘의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기능(Function)이 중심을 잡고 있다. 이 같은 Price>Function>Fashion의 패션 비즈니스 우선순위 패러다임은 IT등 새로운 테크닉(Function) 의 역할 증대와 더불어 더욱 공고해지며 당분간 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현호 MPI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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