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때릴 생각 말고, 롱런을 고민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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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권 이야기있는외식공간 회장

2015-02-05 오후 8:56:51






“프랜차이즈를 너무 남발하면 안 돼요. 최근 일부 빙수나 커피전문점들이 상권을 보호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유통망을 확장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를 봅니다. 순간 반짝하다 사라지는 거죠. 음식점은 홈런 때릴 생각 말고, 롱런을 고민해야 성공합니다.”

외식업 외길 40년을 걸어온 64세의 백전노장 오진권 ‘이야기있는외식공간’ 회장은 업종마다 적정 유통망 수가 정해져 있고, 그 수준에 맞는 유통망 수를 차근차근 확장해 나가야 사업이 지속된다고 강조한다.

“짧은 순간 무리하게 매장을 넓히면 상권이 형성되지 않은 외딴 곳에 오픈하게 되죠. 결국 제대로 익지 않은 상태에서 겉만 커지는 거예요. 그러면 오래가지 못합니다. ‘QSC&V 원칙’을 따르고, 무엇보다 로케이션(위치)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실수를 안 합니다.”

오 회장은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와 인생 경험을 자주 강단에 올라 사람들에게 전한다. 전주대학교 객원교수로도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서 힘쓰고 있다.

교수로 변신한 오 회장이 늘 빼놓지 않고 강조하는 것이 ‘QSC&V’원칙이다. 음식점은 품질(Quality), 서비스(Service), 위생(Clean), 가치(Value) 4가지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하나 더 ‘위치(Loca tion)’다. 아무리 맛있고, 깨끗하고, 친절하고, 착한 가격이라고 해도 매장 위치가 좋지 않으면 장사가 잘 되는데 한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과거 제가 창업했던 놀부보쌈과 놀부부대찌개는 현재 700여 개나 될 겁니다. 그런데 여전히 잘되고 있죠. 25년 동안 끄떡없이 성장한 겁니다. ‘사월에보리밥’은 한식을 특화시킨 전통 음식이면서 건강식이라는 강점으로 인해 최근에 더 빛을 발하고 있어요. 11년째지만 8개 매장만으로도 높은 이익을 내고 있죠. ‘QSC&V’ 원칙을 지키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좋은 매장만을 골라 차근차근 넓혀가니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겁니다.”

현재 오 회장은 예전과 달리 프랜차이즈 유통보다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 유통을 선호한다. 아무래도 프랜차이즈는 관리가 소홀해져 자칫 어려워지는 매장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이유에서다.

“젊었을 때는 프랜차이즈를 공격적으로 했어요. 그러다 보면 문을 닫는 가게도 있었죠.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부터는 확장보다는 매장 하나하나 지켜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프랜차이즈 몇 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단 한 개의 매장도 실수하지 않고 탄탄하게 키우는 게 소망이 됐습니다.”

오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 ‘이야기있는외식공간’은 ‘사월에보리밥’ ‘고등어블루스’ ‘마리스코’ ‘오리와꽃게’ ‘노랑저고리’ ‘단꿈’ ‘샤브오’ ‘이찌멘’ ‘웃기는짬뽕’ ‘더맛있는밥집’ ‘사월에쭈구미’ 등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1년에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백화점 오픈에 맞춰 2310㎡(700평) 규모의 ‘한식 저잣거리’를 열어 업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한식 저잣거리’는 국내 처음으로 700평 규모에 한식을 한 데 모은 곳입니다. 경주의 양동마을을 벤치마킹해 옮겨놓은 특별한 곳이죠. 3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주변의 많은 음식점들이 사라졌지만, ’한식 저잣거리’는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요. 주인인 제가 직접 구석구석을 챙기고, 음식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점차 성장하는 것 같아요. 음식점은 맛이 기본이지만, 주인이 직접 경영하면서 정성이 깃들여 져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중국·필리핀 등 해외 사업에도 적극적

오 회장은 올해 사업을 크게 확장하는 한 해로 정했다. 기존 브랜드 강화는 물론 신규 브랜드 론칭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사월의보리밥’이 지난해 수원 롯데몰에 입점했는데 아주 잘 됩니다. 이게 소문이 나 여러 백화점에서 입점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요. 그래서 올해 백화점 유통망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사월의 쭈구미’ 인기가 높아요. 지난 7월에 오픈한 동대문 롯데피트인점은 점심 시간 때면 길게 줄까지 설 정도니까요. 현재 8호점까지 오픈했고, 좋은 곳이 나오면 계속해서 매장을 넓힐 계획입니다.”

해외 시장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 회장은 말레이시아에 1991년에 진출해 해외 사업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13년 필리핀 마닐라에 다시 숯불양념갈비 전문점 ‘요리’로, 중국 장춘에 퓨전음식점 ‘크레이지스푼’으로 진출했다.

“‘요리(YOREE)’가 요즘 필리핀에서 일명 ‘대박’을 내고 있어요. 유명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들도 즐겨 찾는 명소가 됐죠. 2013년 1호점에 이어 올해 1월 2호점을 열었어요. 조만간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입니다. 2013년 중국 장춘에도 퓨전 음식점 ‘크레이지 스푼’으로 진출했어요. 올해에는 즉석떡볶기와 부대찌개 전문점을 갖고 중국을 또 두드릴 생각입니다.”

오 회장은 25년 만에 해외 시장에 다시 도전해 성공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 성공한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문화가 담겨 독창성을 지닐 때 비로소 인정해 준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다른 나라 음식은 메인 음식이 하나이고, 이 메인이 전체 가치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아요. 6첩, 9첩 반찬이 함께 있을 때 전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습니다. 밥하고 국만 가지고는 가치가 없죠. 반찬이 따라줘야 가치를 인정받아요. 그래서 다른 나라처럼 달랑 몇 개 음식만 내놓다가는 자칫 문을 닫게 되죠.”

오 회장은 우리의 음식 문화를 제대로 인지해야만 해외에서 다른 나라 음식과 경쟁해 승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나라 음식의 우수성과 독창성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다른 나라는 요리사가 음식을 완성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고객이 음식을 완성하죠. 입 안에 밥을 넣고, 장조림을 넣고, 김치도 넣고, 끝으로 국을 넣은 다음에 입 안에서 비빔밥을 만듭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음식은 고객이 입 안에서 음식을 완성하는 거예요. 근데 비용을 줄이기 위해 반찬을 줄이거나, 다른 나라처럼 단조로운 음식만을 쫓는다면 어쩌면 우리 음식 고유의 맛을 버리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죠.”


김성호 기자
ksh@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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