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보통신 기술 발달과 라이프 스타일 변화와 함께 우리나라 사이버 쇼핑 거래액은 날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자상거래 및 사이버 쇼핑 동향’에 따르면 2008년 사이버 쇼핑 거래액은 18조 1460억원으로 전년비 15.1% 증가, 불황 속에도 뚜렷한 신장세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농협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2009 국내 소매시장 전망’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 쇼핑 부문 예상 매출액은 총 21조2000억원으로 백화점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에 불황으로 인한 고용불안까지 겹쳐 요즘 온라인 창업 시장은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온라인 창업 열풍은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실상은 어떠한지 알아보자.

최소 창업비용 2000만원
대다수가 온라인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은 저비용일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초기에 임대료나 인건비 등이 들지 않지만 생각 외로 많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는 게 온라인 비즈니스의 특성이다. 가방 쇼핑몰을 운영하는 백준수 대표는 ‘최소 창업비용은 약 20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사입과 쇼핑몰 구축에 1000만원, 광고비 200만원, 나머지 800만원은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기타 시설비로 들어간다고 가정한 경우다.
물론 웹 디자인이나 모델, 촬영·시스템 과 같은 기본 업무 중 본인이 해낼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면 비용 절감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쇼핑몰의 규모가 커질수록 손이 딸려 인건비가 추가되며, 인력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사람이 자주 바뀐다면 그 때마다 보이지 않는 비용들이 계속 발생하게 된다. 실제 많은 쇼핑몰들이 채용한 인력이 잠깐 동안 쇼핑몰에서 일을 배운 뒤 창업을 위해 그만두는 일이 자주 발생해 힘들어하고 있다.
오픈마켓이나 입점식 종합 쇼핑몰의 경우 수수료가 부과되는데 이를 배제한 채 가격 경쟁에만 주력하다보면 ‘많이 팔고 남는 게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또 광고와 홍보 수단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독과점 체제로 그 비용은 매해 200% 이상 오르고 있으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입찰식으로 광고비가 책정되어 성수기에는 1주일 광고가 1000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인기 가방 쇼핑몰 「잇츠백」의 경우 2007년 초기 론칭 당시 한 달에 1000만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출의 20~30%를 광고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입점식 쇼핑몰 「스타일백」도 매출의 20% 이상은 광고에 쏟고 있다.
온라인 검색 엔진의 키워드 검색부터 지식 쇼핑, 화면 광고 등 지속적 노출이 있어야 신규 고객 유치가 가능한 온라인이기에 광고를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적게는 한 달에 200~300만원, 많게는 수억 대까지 광고비가 들어가지만 명심할 것은 광고가 쇼핑몰의 성공을 보장하는 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또 계획성 있게 자금의 출처와 세금 관리하지 않으면 어느새 무엇에 쓴 지도 모르게 비용이 바닥나기 쉽다. 소위 몇억 소녀가 들려주는 ‘그냥 대충 사진 찍어 올리니까 팔렸다’하는 식의 성공담은 시장이 성장기였던 5~6년전 이야기이며 시장이 포화 상태인 오늘날에는 통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보다 챙겨야 할 일 두 배
그 다음으로 온라인 창업 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업무의 종류와 양이다. 오프라인에서는 가게를 열어 물건을 들여놓으면 누구라도 지나가다가 들릴 수 있지만 온라인은 고객을 찾아 끌어오는 것부터 물건이 도착한 사후 관리까지 어느 것 하나 마음을 놓을 틈이 없다.
사입 시장에 나가 상품을 고르고 이를 촬영해 이미지를 올리고 이에 상품과 스타일 팁을 설명해야 한다. 물론 그 중간에는 모델 스케줄을 잡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 후 고객으로부터 문의가 들어오면 게시판이든 전화든 재빨리 답해야 하며 고객이 구매를 결정하면 다시 시장에 나가 제품을 가져와 포장, 배송해야 한다.
최근에는 배송이 하루만 늦어져도 구매 취소와 환불을 요청하는 현실인데다 중간에 휴일이 끼거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어떤 경우에도 이는 쇼핑몰 측이 나서서 고객의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 고객의 요구가 까다로워지면서 사후관리와 이벤트, 사은품까지 섬세하게 챙겨야 단골을 확보할 수 있다.
오프라인은 일단 가게가 문닫으면 일은 다음날 문 열 때까지 일단락된다. 그러나 온라인은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글을 남길 수 있기에 내일 아침 일어나면 어떤 항의 문구가 올라와 있을지 알 수 없다. 또한 대상이 특정 상권이 아니라 전국구이기에 예상치 못한 배송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쇼핑몰이 성장할수록 일은 배수로 불어난다. 인기 쇼핑몰 「스타일난다」의 경우 하루에 쏟아지는 문의만 1500건 이상이다.
이 같은 이유로 많은 쇼핑몰 운영자들은 ‘어떤 파트너를 만나는가에 쇼핑몰의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입을 모아 주장한다. 한 사람이 이 모든 것에 뛰어나기 힘들기에 자신이 못하는 분야를 잘 해줄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같은 성향에 같은 능력을 가진 친구들 또는 동호회 사람들끼리 쇼핑몰을 열었다 망한 사례가 많다. 인기 구두 쇼핑몰 「홍대언니」의 신소영 사장도 자신이 못하는 컴퓨터와 웹 디자인에 밝은 파트너를 만나서 오늘날의 「홍대언니」가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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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사업, 이렇게 접근하면 실패한다
황철희 온라인 컨설팅 유메인 대표
매일 300여 개의 쇼핑몰이 새로 생기고 또 300여 개가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 만큼 온라인 비즈니스는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장점과 더불어 자칫하면 빨리 망할 수 있는 양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비즈니스의 본질을 알지 못하면 꼭 성공할 것 같은 조건을 갖추어도 망한다는 것을 다음과 같은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작년 한 온라인 패션 쇼핑몰을 운영하는 중년 사장과 미팅을 가졌다. 그는 “인기 쇼핑몰 S에서 파는 B라는 제품을 나도 같은 동대문 시장에서 사입해 더 저렴하게 팔고 있는데 왜 우리 제품만 안 팔리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컴퓨터 창에 잘 나가는 쇼핑몰S와 그의 사이트를 동시에 띄워보았다. 문제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일단 S사이트는 멋진 화보 같은 모델 컷과 상세하고 재미있는 상품 설명이 압도적이었다. 반면 그의 사이트는 비주얼이 상대적으로 볼품 없었다. 처음부터 방문자 수와 매출을 올리기는 힘들지만 일단 방문한 고객을 사이트에 오래 머무르게 하고 구매욕을 느끼게 만들려면 첫 인상부터 남달라야 한다.
패션 업계 출신이 쇼핑몰을 창업할 때 자칫 빠지기 쉬운 오류가 있다. 한 패션업체 디자이너 K가 회사를 그만두고 쇼핑몰을 창업했다. 3개월 정도가 지난 후 나와 함께 한 자리에서 K는 ‘자신의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옷들은 직접 디자인한 상품에 브랜드 못지 않는 퀄리티를 지녔다며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자신했다.
하지만 그건 현 온라인 비즈니스와 거리가 있는 이야기였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시장에서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때는 브랜드 가치를 구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브랜드가 없는 인터넷 쇼핑몰 제품의 경우는 브랜드나 퀄리티 보다 제품과 사이트의 첫 인상과 가격·서비스 등 기타 다른 매력 요소로 구매를 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처음부터 지나치게 제품의 완성도와 브랜드 가치에 열을 쏟는 것보다는 고정적 고객을 확보한 후 단계적으로 꿈을 펼치는 게 효율이 더 크다. 온라인 적정 판매가는 원가 대비 180%선이 되어야 수익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쇼핑몰이 손해를 입더라도 제살깎기식 가격 경쟁을 거듭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최의정 기자
cej@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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