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페어, 순환 생태계의 문을 열다
가+
가-
김원의 Beyond Textile 03

2025-01-23 오후 1:39:55

30년 전 명동의 수선집은 순환 경제모델의 씨앗




Image
프랑스 Refashion은 의류 재활용을 중요성을 알리고 참여를 유도한다.



30년 전 명동 거리는 짜깁기 수선집들로 가득했다. 해진 가방과 구두, 낡은 옷을 고쳐 새 생명을 부여하던 이 공간들은 단순한 상업 시설을 넘어, 자원의 순환과 재활용이 일상화된 문화를 상징했다. 그러나 소비가 미덕으로 여겨지고 패스트 패션이 일상이 되면서, 수선집은 점차 사라지고 새 물건을 빠르게 사고 버리는 시대가 뿌리내렸다.


오늘날, 우리는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한다. 과거의 순환적 사고방식이야말로 우리가 마주한 환경 위기의 해답일 수 있다는 사실을.


◇ EU의 DPP와 LCI : 지속가능성의 글로벌 방향성


얼마 전 열린 세미나에서는 EU의 디지털 제품 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과 제품 생애 주기 평가(LCI, Life Cycle Inventory)에 대비한 패션 섬유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준비하는 우리의 노력이 소개됐다.


DPP는 제품의 원재료부터 폐기까지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 추적하는 체계로, 2030년까지 완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LCI는 제품의 전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이 두 가지는 패션 산업의 투명성과 순환 경제 전환을 위한 필수 기반이다.


포럼에서는 제도 개선, 순환 경제, 탄소 중립, 에코디자인이라는 네 가지 핵심 축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성을 위한 대응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이 주로 정부와 대기업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순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주도하는 리페어 문화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다뤄졌다. 리페어는 단순히 개인적인 노력에 국한되지 않고, 순환 경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아야 할 부분임에도 논의가 깊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 프랑스 Refashion : 순환 경제의 롤모델


프랑스의 Refashion은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 조직은 패션 섬유와 신발의 순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소비자 대상 캠페인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우리 현실에 적용 가능한 가치 있는 모델이다.


그 중에서도 당장 도입해야 할 방안으로, Refashion은 소비자들에게 불필요한 의류를 수거하고 재활용하도록 장려하며, 이를 통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교육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당신의 옷에는 미래가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의류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고, 소비자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


또한 Refashion은 순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스타트업과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 순환 경제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에 자금과 기술을 제공해 리사이클링 기술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키고, 기존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낸다. 2024년에는 ‘Industrial Challenge’라는 공모전을 도입해 산업 폐기물을 재활용할 창의적 솔루션을 발굴했다. 이 공모전은 기존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도 참여해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패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순환 경제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 참여를 촉진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부족한 상황이다.


Image
파타고니아 퀄리티랩



◇ 리페어와 리세일 : 소비자가 주도하는 순환 경제의 핵심


리페어와 리세일은 대규모 시스템이 아닌 개인과 소상공인의 노력으로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의 첫걸음이다. 파타고니아의 퀄리티랩(Quality Lab)은 이런 움직임의 좋은 사례다. 이곳에서는 브랜드에 상관없이 의류를 무료로 수선하고, 방수 의류의 세탁과 발수 코팅 같은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소비자를 위한 수선 및 업사이클링 강좌를 통해 지속 가능성을 실천할 방법을 제시한다.


소비자 또한 자신의 행동으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수선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불필요한 옷을 판매하고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DPP와 LCI는 단순히 규제를 넘어, 우리가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기회다. 프랑스의 Refash ion과 파타고니아의 퀄리티랩이 보여주듯, 개인의 작은 행동과 시스템적인 변화가 함께한다면 지속 가능한 패션은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선과 재사용, 순환 경제를 실천하는 작은 행동은 환경을 지키고,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것이다. 이제 우리도 ‘리페어 순환 생태계’의 첫걸음을 내딛을 때다. 옷 한 벌에서 시작된 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우리의 옷장을 열어보는 건 어떨까?


Image
파타고니아 수선 서비스




김원 대표
nyxnox1@naver.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