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컬처’의 왕국, 일본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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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의 일본 패션 Howl 01

2024-06-10 오전 11:4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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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별이 안되는 오카마(사진출처 maga.jp)



도쿄만의 특별하고 화려한 패션은 왜 존재하는가.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서브 컬처가 발달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2005년 처음 일본에 왔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2000년대 초반 까지만 해도 일본은 패션의 성지였고, 필자 또한 또래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막연히 일본에 대한 동경심이 있었다.


일본에는 일명 ‘닛뽄 패션’이 주류이고 이런 닛뽄 패션의 사람들만 있는 멋진 나라인 줄 알았지만, 막상 일본에 왔을 때 느꼈던 점은 바로 ‘난해함’ 이었다.


18년 동안 한국에서만 살았던 나는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가 몸에 베어 있었고 당시 한국 패션은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 보다는 유행에 따라 쇼핑을 하고 현재 유행 하는 아이템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서 튀는 행동을 했을 때, 길거리에서 과한 노출이나 남들과는 조금 다른 옷을 입었을 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내가 일본에서 느낀 난해함은 바로 ‘이것’ 이었다.


시부야 길거리를 돌아 다니는 갸루들, 팬티보다 더 아래로 바지를 내려 입은 하라주쿠 남자들, 남자인지 여자인지 도무지 구별이 안 되는 오카마(여장 남자)들, 애니메이션에서 갓 튀어 나온 듯 한 비주얼의 남과 여, 그리스 신화에 나올 것 같은 모리 걸 패션.


하지만, 이러한 비주얼 쇼크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 독특한 광경을 본 척도 안 하는 주변의 시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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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야 길거리를 돌아 다니는 갸루(사진출처 mdpr.jp)



◇ 튀어도 좋아, 이상해도 괜찮아


일본은 치안이 좋은 나라이다. 그리고 ‘패션 치안’ 또한 좋다.


도쿄에는 이렇게 독특한 서브 컬처들이 실제로 너무나도 많이 존재하며, 그것을 존중 혹은 무관심으로써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자세가 패션 치안을 좋게 만드는 듯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의 기분 좋은 무관심이 존중의 의미로, 또한 그것이 패션 서브 컬처의 발달로 이어진다. 이것은 아마도 일본이라서 가능한 현상이 아닐까?


세계 그 어떤 나라를 가도 이렇게나 많은 패션 서브 컬처가 존재하는 나라는 없다. 일본의 현재 젊은 세대들은 한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2000년대만큼 많은 종류의 패션 서브 컬처 가 존재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다양한 서브 컬처가 존재한다. 이것은 패션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음악, 취미, 학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브 컬처들이 존재하고 그것을 무관심으로 존중하는 일본인들의 마인드는 컬처 산업의 발전을 도모한다.


한류 열풍이 시작된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도쿄에서 지켜본 한 사람으로, 지금은 문화 컬처 콘텐츠 대부분이 한국에 뒤쳐져 있는 일본이지만, 단 한가지 서브 컬처에 대한 마인드는 예전부터 변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풍습이며, 이 풍습이 유지되는 한 결국에는 독특하고 특이한 일본만의 문화를 재생산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오늘날, 나라들은 저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 또한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여러 나라에서도 이미 서브 컬처 문화가 메이저가 되기도 하고 독특한 컨셉이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한다. 그만큼 서브 컬처에 대한 존중의 마인드는 날로 두터워져 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다양해진 취향은 패션산업에는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일본에는 다양한 장르의 크고 작은 브랜드가 다수 존재하며, 그 브랜드들이 메인 컬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서브 컬처의 발달과 소비의 밸런스 때문이다. 이는 비인기 장르의 패션이 주목받지 못하고 유행이 지난 브랜드들이 줄줄이 사라지는 한국과 비교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름’을 ‘틀림’으로 치부하지 않는 마인드는 어쩌면 생각보다 더 많은 영역의 크고 작은 흐름을 바꾸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오늘도 시부야 거리를 걸으며 다양한 패션피플들을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그저 평범한 하루를 보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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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ahara 팝업스토어(사진출처 URAHARA POP-UP STORE)










Mina 패션 디렉터
cocosoo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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