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투잡] 패션투자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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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의 패션과 투자 가이드 01

2024-05-10 오후 3: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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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투자는 자금조달을 통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도 하고, 전문지식과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3년전 패션마켓이 이커머스 전환과 플랫폼의 등장으로 자본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투자가 한창이었다. 금융투자(VC 및 사모펀드) 및 대형 패션기업까지 벤처 투자에 나섰다. 그 결과, 외부투자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은 물론 두려움을 낳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패션과 투자 가이드 칼럼이 패션인들에게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 자본주의와 주식회사


자본주의는 경제적 자유와 시장 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적 체제를 의미한다. 이 체제에서는 개인과 기업이 생산수단과 생산물을 소유하며, 경제 주체들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경쟁과 혁신을 반복한다.


주식회사는 주식(회사의 주권에 대해 주주가 가지는 권리 및 출자지분을 의미하는 유가증권)의 발행을 통해 여러 사람으로부터 자본금을 조달받아 설립된 회사를 의미한다. 타인의 돈을 쓰는 대가로 회사의 소유권을 주는 것이다. 이런 형태로 하는 이유는 동업자 간에 리스크와 리턴을 적절히 분배하는 동시에 동기부여를 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앞서 말한 경쟁과 혁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투입되는 돈의 규모가 커지다 보니 개인의 재력으로는 부담스럽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주식회사 제도는 자본조달 및 투자 활성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통한 효율성 제고, 혁신과 성장 촉진, 위험 분산 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자본주의 체제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 주식시장에서 패션산업의 위상


주식회사 제도는 기업의 초기 자금 확보를 용이하게 하고,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투자금까지만 손해를 보게되는 ‘제한된 책임’을 지게 하는 등 주식시장과 투자산업이 발전할 수 있었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 내에서 각 산업은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


비교 기준을 잡기위해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per(주가수익비율: 시가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당기순이익에 대해 얼마의 부가가치를 인정해주는지에 대한 지표가 됨)를 알아보자.


2024년 4월 기준으로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기반한 국내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약 2,600조원, 당기순이익 합계는 약 215조원으로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 per는 12 정도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전체 상장사의 평균일 뿐이며, 산업별로 반도체(약 180)나 헬스케어(약 689)와 같이 수백배의 per를 인정받을 수도 있고 에너지화학(약 30)이나 식음료가 포함된 필수소비재(약 17)와 같이 수십배의 per가 주어질 수도 있다.


패션기업은 자유소비재에 속하는데, 이 산업의 per는 약 7이다. 예를 들어 어떤 회사가 1년간 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때, 그 회사가 반도체 회사였다면 1,800억원, 식음료 회사였다면 170억원, 패션기업 이었다면 70억원의 시가총액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패션회사의 per가 낮다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투자대상으로써 그리 환영받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현상의 주원인으로는 패션산업이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 한 시즌의 성공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 OEM/ODM 인프라가 잘 구성되어 있어 브랜드 입장에서는 사실상 완전경쟁에 가깝다는 점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물론 화장품 등 패션 못지않게 OEM/ODM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산업도 많지만, 이들은 최소 생산 규모도 훨씬 크고 한 아이템의 성공이 꾸준한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패션보다는 좋은 대접을 받는다.


◇ 패션기업이 바라보는 외부 투자


반대로 패션기업은 외부투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정량적 지표를 기반으로 설명했던 앞부분과는 달리, 해당 내용은 업계의 목소리에 기반한 정성적인 분석을 해볼까 한다. 내가 모든 패션기업의 관계자를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외부 투자를 받는 것에 대해 타산업 대비 회의적인 시각이 짙었다. VC로 일하면서 만나본 수천 개의 기업 중 외부 투자에 대한 온도가 가장 낮은 산업군이 아닐까 싶다.


그 이유에 대해 관계자들과 이야기하며 느낀 것은, 패션기업의 경우 일정 궤도에 오르기만 하면 타산업 대비 현금흐름이 좋기 때문에 외부 투자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플랫폼에서 생산 지원금 등 단기 대출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 지분희석을 통한 자금조달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러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기존 현금조달 능력을 넘어서는 생산 및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브랜드도 더러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닐까 싶다. 단순 금전적인 이득을 목표로 하는 재무적 투자가 산업 내에 주를 이뤘다면 달랐을 수도 있겠으나, ‘투자/M&A 후 투자금 반환으로 마무리 된 브랜드’,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생력을 잃어버린 브랜드’ 등 투자와 관련된 이야기 중 그 끝이 좋지않은 경우가 종종 들리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투자기업 입장에서의 시너지 및 신성장 동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투자자와 피투자 브랜드가 지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감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 독과 약의 성분은 같다


하지만 외부 투자에 꼭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금조달을 통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도 하고, 전문지식과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주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시리즈 투자 유치 및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즉, 어떤 투자자인지에 따라서 그리고 어떤 계약조건으로 투자를 받았는지에 따라서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을 포함하여 총 6번의 칼럼을 쓸 예정이다. 2회차 칼럼은 브랜드의 시작과 방향성을 잡는데 도움이 되고싶어 쓰는 글이 될 것인데, 패션 브랜드를 시작했거나 시작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생산과 브랜딩이 전부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특히 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투자의 기본이 되는 실적과 손익계산서, 밸류에이션과 멀티플, 투자계약서에 대한 간단한 설명 등을 이어서 쓸 계획이다. 내 노력이 외부투자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학습하는데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패션업계에 팽배한 투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란다.





이원석 산산기어 CFO
lee_ws@sansange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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