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 마케팅, 이보다 더 은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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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14

2024-02-19 오전 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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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뷰티포인트’ ASMR 유튜브 영상 중에서. @beauty_point=YouTube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소리이지만, 옛날 우리나라의 농가 사람들은 마을 한밤중 멀리서 들려오는 다듬이질 소리, 아궁이 장작불 타는 소리, 리드미컬한 빗소리에서 나른한 안정과 평안을 느끼며 살았다고 한다.


이제까지 전통적 마케팅이 해오던 관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자들의 은밀한 두뇌 속으로 밀착 침투해 들어오는 차세대 마케팅 기법이 주목받고 있다.


ASMR 마케팅의 목표는 ASMR 콘텐츠 소비자의 감정 동요 체험을 유도해 브랜드 각인 효과를 성취하는 것이다.




◇ 유튜브와 틱톡 통한 ASMR 영상, ‘조용한’ 감성 마케팅 전쟁


세계적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 Tube)에서 #ASMR 콘텐츠가 등장한 지 10년이 지났다.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이하 줄여서 ASMR)’은, 듣고 있으면 인간의 자율 감각에 쾌락 반응을 일으켜 정신과 마음을 달래준다. 보통 속삭이는 듯한 차분한 사람의 목소리나 일상 혹 평범한 사물이나 신체 일부가 닿거나 마찰하면서 생기는 잔잔한 소리로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을 중독시키는 오묘한 인간 신체 감각 현상을 포함한다.


ASMR 콘텐츠는 유튜브, 틱톡, 레딧 등 SNS계에서 충직한 사용자 팬덤을 확보하고있는 별도 장르가 됐다.
아직 많은 과학적 연구가 이루어지는 않았으나 ASMR 감각을 경험한 사람들은 형언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과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수년 전 오프라인 리테일 업계는 냄새로 유혹하는 향기 마케팅(scent marketing)과 시각으로 충동 욕망을 자극하는 색채 마케팅(color marketing)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몇몇 영리하고 약삭빠른 패션과 뷰티 브랜드들은 디지털 테크 매체를 등에 업고 SNS 온라인상에서 이른바 ‘감각 마케팅(sensual marketing)’ 전략의 연장으로써 ASMR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리얼리티 쇼 스타 킴 카다시언이 창업한 고급 셰이프웨어 브랜드 ‘스킴스(Skims)’다.


스킴스(@스킴스)는 미국 여성 래퍼 겸 가수 카디 비(@iamcardib)의 틱톡 계정을 통해서 최신 발매된 스킴스 면직 남성 언더웨어 컬렉션을 소개하는 유료 협찬 광고 영상의 2월 중순 기준 총 누적 ‘좋아요’ 수가 5백만 가까이를 기록했다.


자신의 히트곡이 조용히 배경에 흐르는 가운데 사회자로 출연한 카디 비는 컬렉션이 담긴 쇼핑백을 열어 제품을 하나씩 꺼내보는 언박싱 쇼를 방영한다. 껌을 씹으며 내는 묘한 구강 소음을 곁들여 소근거리며 제품을 소개하는 그녀의 ASMR 영상은 ‘은밀한’ 언더웨어 브랜드로서 스킴스를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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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인 2024년 2월 6일 호주 출신 배우 피비 톤킨(Phoebe Tonkin)은 ‘W 매거진’ 홈페이지에 게재된 ASMR 영상에서 자기의 성장 과정, 영화 ‘H2O’ 촬영 과정, 틱톡에 대한 자신의 의견 등 개인적 이야기들을 방영해 유명인과 SNS 사용자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 이미지 출처 : W Magazine



미국의 문화·패션·연예 매체 ‘W 매거진(W Magazine)’도 ASMR 전선에 뛰어들었다. W 매거진 온라인 사이트 메뉴에는 비디오(Video) 섹션이 별도로 마련돼 있으며, 이 섹션의 하위 섹션에는 정기적으로 ASMR과 패션과 뷰티를 접목시킨 유명 배우나 모델들이 진행하는 ASMR 영상이 정기적으로 업로드된다.


정기 독자 유지가 관건인 언론 미디어 매체인 만큼 화재의 인기 연예인과 배우를 등장시킨 ASMR 콘텐츠는 영상 출연자와 독자가 마치 절친한 벗과 영상 통화를 나누는 듯한 유사 친밀함을 선사한다. 이 틱톡 영상이 선사하는 유명인 인플루언서와 SNS 사용자 개인 간의 정서적 거리는 이보다 더 사적(私的)이고 은밀(隱密)할 수 없다.


2024년에 접어든 지금, ‘ASMR 메이크업’ 또는 ‘ASMR 화장’은 최근 한두 해 사이 빠르게 인기를 모으며 뷰티와 ASMR 부문 하위 인기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수많은 여성 콘텐츠 크리에이터 또는 인플루언서들은 얼굴에 메이크업을 바르며 피부를 두드리고 쓰다듬거나 화장품 용기 및 도구가 쓸리고 닿으며 내는 오묘하고도 감미로운 소리를 소재로 삼은 청각 테마 영상 제작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과거 오감(5 senses) 마케팅이 강한 자극으로 소비자를 유혹한 ‘요란한’ 마케팅이었다면, ASMR은 ‘조용한’ 마케팅으로 불리며 인간의 청각이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탐색하는 디지털 마케팅 업계의 실험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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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된 화장품을 고치는 소리를 영상으로 제작하는 ‘Cosmetic Up’ 채널의 ASMR 유튜브 영상은 왠지 알 수 없지만 들으면 만족과 평안한 감각을 선사한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Cosmetic Up=YouTube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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