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AI 돌풍 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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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의 글로벌 트렌드 13

2024-02-13 오전 6:54:19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디자이너와 전문가의 노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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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링이 2023년 4월 런칭한 ‘KNXT’는 챗GPT 기반의 챗봇 ‘매들린느(Madeline)‘라는 이름의 개인 쇼핑 어시스턴트가 고객을 상대해 대화하며 최적의 럭셔리 제품을 제안해준다. 챗봇 주소는 http:// madeline.knxt.ai.



2023년은 생성형 인공 지능(Generative 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생성형 AI)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테크계와 언론계의 주요 테마였다.


지난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OpenAI 개발)를 빙(Bing) 검색 엔진에 통합시길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서 구글(Google) 서치 엔진은 인간 사용자와 대화가 가능한 다중 컴퓨터 언어 구동식 생성형 AI 서비스인 바드(Bard)를 구글에 통합시킨 최신형 검색 엔진을 전격 공개하며 글로벌 AI 경쟁이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2023년 한해 동안 구글, 빙, 아마존 등 테크 거물기업들의 검색 엔진에서 검색어·인공지능 또는 AI는 SEO 디지털 마케팅 역사상 가장 많이 검색된 최고 인기 검색어로 기록됐다.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자동화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란 우려는 단순 반복 노동 종사자 만의 일이 아니게 됐다. AI로 생성한 미술 작품이 공모전 최우수작으로 선정되고, AI로 생성시킨 합성 사진들이 사진 공모전에 응모돼 심사위원들의 눈을 감쪽같이 속이는 사건도 벌어졌다. GPT-3.5와 DALL-E 등 사용자 편의적인 머신러닝 기반 생성형 AI 플랫폼들은 예술적 창의력은 인간 고 유의 불가침의 영역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기계의 창조직 불가침을 외쳐온 미술가, 디자이너, 작곡가, 작가들을 위협했다.



◇ AI 창조적 실험 본격화


AI를 둘러싼 위기 의식과 기회적 디스럽트 현상은 패션업계에도 불고 있다. 흔히 기술의 진보와 혁신에 따른 디스럽트(disrupt)는 보통 기존 기술력을 보완하거나, 기존 기술을 대체해 낙후된 기술이나 노동력을 제거하거나, 이 둘의 하이브리드 형식을 띤다.


이미 글로벌 패션업계에서는 패션 비즈니스 효율화, 시장 참여 가속화, 구매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 AI 기술을 응용하고 있다. 글로벌 패션업계는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기초적 수준이나마 AI 기술 실험을 앞서 단행했다.


가령, 메타버스 디지털 가상 환경에서 통용되는 NFT나 디지털 ID제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패션업계가 실험한 기술들은 생성형 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향후 3~5년 내로 급속한 기술적 발전을 거듭하며 글로벌 패션, 어패럴, 명품 럭셔리 업계에 2,750억 달러 가량의 가치를 창출해 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2023년 4월 15~16일, 세계 최초로 뉴욕 소호에서 1회 행사를 연 AI 패션위크(AIFW)에서 온라인 명품 패션·뷰티 편집숍 리볼브(revolve.com)는 우수 디자이너로 뽑힌 3명의 생성형 AI로 디자인을 실물 제작 지원해 패션·어패럴 및 명품 업계는 AI가 단순히 생산과 마케팅의 자동화를 넘어서 특히 디자인과 제품 개발 단계의 창조적 과정과 가치 사슬 과정을 대폭 풍부·신속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기술적 도구(technological tools)라 보는 입장이다.


실제로 비즈니스오브패션과 맥킨지가 공동 작성한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패션·어패럴 부문 기업 총수들의 73%가 AI를 기업 운영에 우선 순위로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을 정도로 AI에 대한 주목도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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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패션 기업들은 재단, 원단, 스타일링 등 디자인 과정부터 공급망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경영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해 내가고 있다. 사진 출처: Desigual.



◇ AI, 패션 비즈니스 응용법


패션업계에서는 AI를 △온라인 쇼핑 어시스턴트로 사용하거나 △자동 제품 설명서 작성, △특수 마케팅 프로젝트용으로 창조 과정에서 응용하고 있다.


현재 온라인 쇼핑 어시스턴트로 가장 많이 AI를 사용하고 있다. 예컨대, 온라인 구두·의류·뷰티 리테일 기업인 시험 단계이긴 하나, 잘란도(Zalando, 독일)는 올해 2023년 3월부터 대고객 맞춤식 제품 제안 및 대화형 질문 대답 서비스를 수행하는 챗GPT 기반 어시스턴트를 런칭했다. 럭셔리 그룹인 케링(Kering, 프랑스),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 리(일본), 이커머스·매장 시스템 제공 플랫폼인 쇼피파이(Shopify, 캐나다)도 그와 유사한 AI 챗봇 시스템을 운영한다.


운동화 및 스트릿 웨어 온라인 숍 스나입스(Snipes, 스웨덴)와 란제리 브랜드 어도어미(Adore Me)는 제품 설명서 제작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고 있다.


특수 마케팅 프로젝트용 창조 과정에는 AI 알고리즘이 창출해 내는 기상천외한 창조적 결과를 적극 도입하는 패션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도 있다. 예컨대, 명품 의류 브랜드인 카사블랑카(프랑스)는 2023년 춘하 컬렉션 패션쇼에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미드저니(Midjour ney)로 합성한 이미지를 무대 배경에 활용해 관객의 주목과 쇼 기획 및 제작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얻었다. 가니(Ganni, 덴마크)는 2024년 춘하 패션쇼에서 ‘GANNI HELLO, WORLD!’로 이름된 AI 챗봇과 관객 사이 질의 문답 대화 퍼포먼스를 실시해 관객의 주목을 끌었다.



◇ 테크 + 크리에이티브 시너지 효과


스티브 잡스는 ‘창의력이란 여러 점들을 새롭게 연결할 줄 아는 능력’이라고 했다. 디자인 및 제품 개발 과정 효율과, 트렌드 탐색에 소요되는 시일 단축, 무드 보드 수집과 큐레이션 등 자료 종합 작업 효율화로 창의 과정의 유선화는 물론, 인간 디자이너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AI 특유의 분석 종합 합성 결과물은 신제품 기획에 필요한 새로운 영감을 주고 미래 컬렉션 착상에 비전(vision)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데시구알(Designual)은 AI가 생성한 주문식(on demand) 컬렉션을 런칭했고, 에코 어패펄 브랜드인 콜리나 스트라다(Collina Strada)는 생성형 AI 프로그램에 텍스트 프롬트로 신컬렉션 디자인을 디자인한다.


이제까지 패션계에서 AI를 도입 응용한 사례들을 통해 볼 때, AI가 인간을 능가하는 최대 강점은 △무한한 분량의 자료를 빠른 시간 내에 종합 분석할 줄 아는 데이터 고속 처리력과 △인간이 상상하지 못한 기상천외의 결과물 출력 능력이라 하겠다.


패션 디자인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DA(AI 기반 인터랙티브 디자인 어시스턴트의 축약어)’로 불리는 생성형 AI 패션 템플릿인 칼라(Cala)는 텍스트 명령을 입력하면 입력된 시각 데이터를 토대로 하루에 1천 개 이상의 아이디어 스케치를 출력해 낼 수 있다. AI를 제품 개발과 생산 공정에 응용하는 기업들이 신속한 창조 과정에 따른 시간 절약과 인건비 감축 등 즉각적이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개선과 혁신에 기여할 도구(tools)로써 응용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유다.


1970년대 나온 미국의 록 팝송 중에 <Teach Your Children Well>이란 곡이 노래했듯, 인공 지능은 좋은 데이터를 입력해 잘 코딩된 알고리즘으로부터 잘 가르쳐야 하는 어린아이와 같다.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미디어의 집중과 소란을 잠시 뒤로 하고, AI가 인간 창조력과 비즈니스에 기여할 잠재력은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나 다름없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그럴수록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고 디지털 오류(glitch)를 수정해 나가는 인간 디자이너와 테크 전문가들의 노력과 인내는 더더욱 절실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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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어시스턴트의 목소리와 안내로 진행된 가니(GANNI)의 HELL, WORLD 2024 춘하 컬렉션.














박진아 칼럼니스트
jina@jinapa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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