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가 여성의 심리를 반영한다’는 패션 명제에 동의한다면 올 가을 패션하우스들이 앞 다퉈 선보인 아찔한 높이의 화려한 플랫폼 슈즈는 여성의 욕망의 높이를 말하려는 것일까? 날렵하다 못해 날카로운 스틸레토가 화려하고 섹시한 여성미를 상징한다면 몸 전체를 들어올리면서 무시무시한 높이를 더해주는 플랫폼은 권력(Power)에 대한 여성의 은밀한 욕망을 상징하는 듯하다.

스틸레토와 달리 발바닥 전체를 받쳐줘서 상대적으로 허리가 편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갑자기 쑥 커진 듯 든든한 느낌을 주는 플랫폼. 의사들은 스틸레토나 플랫폼 모두 허리에 무리를 준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블랙과 그레이, 고풍스런 골드가 고급스런 품격과 신비로움을 주는 가을·겨울 시즌, 당당한 높이와 순간적인 편안함을 선사하는 플랫폼 슈즈는 여성들의 머스트해브 아이템이 되기에 충분하다.
높이의 미학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마치 하나의 예술품을 보듯 화려한 장식과 컬러가 더해진 플랫폼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 단순히 ‘높이’ 뿐 아니라 ‘스타일리쉬한 감성’을 표현하는데 더 없이 매력적이다. 고딕적 품격과 카리스마가 고스란히 담겼다고나 할까?
미국의 경우 플랫폼을 즐겨 신는 소비자는 17-25세 사이의 청소년 및 대학생, 그리고 플랫폼 광신자들이 모였다 싶을 정도로 즐겨 신는 샌프란시스코 같은 도시지역 거주자들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매장 마티니(Martini)에서는 30cm 높이의 플랫폼을 갖추고 있을 정도다.
또한 「아디다스」를 비롯한 스포츠웨어 업체들도 높이와 활동성을 모두 원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해 플랫폼 스니커즈를 내놓으며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고 브리트니 스피어즈,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힙합 래퍼들은 종종 플랫폼 스니커즈를 신고 무대에 오르면서 플랫폼 매니아의 확대에 일조했다.
앞서 말했듯 높이는 심리적으로 그 사람에게 힘과 위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플랫폼의 높이에 의지해서 잠시 동안이라도 당당함을 맛본 여성이라면 좀더 시크한 플랫폼을 찾아 끝없는 사냥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아시아 시장에서 플랫폼의 인기가 더 높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젊고 부유한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플랫폼 슈즈를 필수적으로 구비하고 있고 일본은 샌프란시스코의 플랫폼 매니아들을 능가하는 높이와 다양한 디자인의 플랫폼의 천국이다.
그렇다고 유럽은 예외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스틸레토를 즐겨 신는 요조숙녀가 된 빅토리아 베컴이지만 지난 90년대 스파이스걸즈 시절 그녀는 플랫폼 스니커즈를 즐겨 신고 등장했고 런던을 좋아하는 기네스 펠트로와 마돈나도 런던 여성들이 즐겨 신는 플랫폼의 매력에 즐겨 동참하고 있다.
1930년대, 페라가모
그렇다면 플랫폼은 언제부터 패션계에 존재해왔을까?
<보그> 지를 참조하자면 1990년대에 플랫폼을 다룬 기사가 빈번히 등장했고 장 폴 고티에, 찰스 데이비드, 이브 생 로랑, 코코 샤넬, 앤 클라인, 존 갈리아노가 디자인한 플랫폼 사진이 종종 등장한 것으로 봐서 플랫폼의 전성기는 1990년대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미 1930년대 지금의 플랫폼과 비견되는 높이 있는 바닥(sole)이 나름대로 인기를 끌었으며 1938년 등장한 「아디다스」의 플랫폼형 스니커즈와 페라가모의 클락 플랫폼 슈즈는 지금의 플랫폼 슈즈와 비견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요소를 갖추었을 정도다.
1930년대의 플랫폼은 코크 웨지굽에 일반 하이힐보다는 낮은 높이가 대세를 이뤘으며 코크나 우드힐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가죽 공급이 부족하고 고무 사용이 금지되었던 시대적 조건의 산물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플랫폼은 아찔한 스틸레토보다 그 역사가 더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중세 유럽의 귀족들의 무도회에서는 양손을 하녀가 잡아주지 않으면 버티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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