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이유 있는 매스컴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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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4 오후 6:20:40

자존심 강한 패션계는 여전히 예술가적 고집을 피우려 들겠지만 시대가 변했다. 과거 오트쿠튀르 디자이너들이 화려한 상류층들의 뒤쪽에서 조용히 그들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그림자’ 역할을 했다면 요즘 디자이너들은 ‘예술가적 쿠튀리에’란 틀을 지키려 하다가는 사업의 실패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제 패션 디자이너들은 파인 아티스트의 변두리에서 벗어나 커머셜 디자이너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이제 디자이너들은 단순히 ‘옷을 디자인하는 장인’이 아니라 ‘사업을 이끌고 수익을 창출하고, 직접 홍보전까지 불사하는’ 사업가 마인드, 패션 마케터의 기질을 갖춰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한 마디로 요즘 디자이너들은 자신마저도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전적인 상업적 마인드를 드러내는 데 수줍어해서는 안 된다. 왜? 시대가 변했으니까.


이제 디자이너들은, 아니 콧대 높았던 패션계는 수많은 사람과 접촉하고 자극하는 매스컴과 공생전을 펼치고, 때론 매스컴의 주도에 따라 브랜드의 이미지와 수익까지 영향을 받는 복잡 미묘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매스 미디어 활용의 귀재들


사실 특정 디자이너가 ‘스타’처럼 화제의 대상이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은 아니다. 수차례 영화화되고 책으로도 출판되었던 디자이너 코코 샤넬은 그녀 스스로가 자신의 옷을 광고하는 ‘모델’이었고 여성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사는 ‘스타’였을 뿐 아니라 남성들의 애간장을 졸이게 만드는 팜므파탈적 여인이었다.


심지어 2차 대전 때 이중간첩으로 연합군과 독일군 장교 사이를 오갔다는 소문까지 끊이지 않는 코코 샤넬. 자유분방하면서도 도도한 그녀의 혁신적 이미지는 실용성과 품위, 적절한 페미니니티를 동시에 갖춘 그녀의 디자인 크리에이티비티와 함께 ‘샤넬’ 제국을 건설하는 데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한 것 또한 사실이다.


매스컴의 ‘대중적 영향력’에 가장 큰 재미를 본 디자이너를 꼽는다면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크하고 슬릭한 실루엣, 심플하면서도 기품 있는 라인으로 대변되는 아르마니는 일찌감치 할리우드 영화에 그의 작품을 제공했다. 또한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그의 이름을 알리고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아르마니=고급 수트’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 영리한 디자이너다.


많은 디자이너들이 여전히 매스컴과 적절한 거리를 두고 있던 1980년대에 이미 할리우드 배우들과 친교를 쌓고 영화의상 작업에 적극 참여하고 각종 잡지의 기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각인시킨 아르마니는 매체 친밀도를 사업의 성장 동력으로 적절히 활용한 사업가의 표본이다.


최근 하이스트리트 라벨 「H&M」과 한정본 라인을 제휴, 패션계를 강타한 샤넬의 장기 집권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독특한 카리스마와 능란한 이미지 메이킹을 통해 늘 매스컴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두뇌형 디자이너다. 항상 속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짙은 선글라스와 화이트 셔츠, 긴 백발을 뒤로 묶는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큰 부채를 통해 현실과 거리를 둔 ‘다크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미스터리’로 매력을 발휘했고 매스컴들은 그에게 경외심을 드러내며 그에 대한 전설을 하나씩 늘려갔다.


5개 국어에 능숙하다는 뛰어난 두뇌, 골동품을 알아보고 수집하는 예술가적 기질, 게이일까 아닐까에 대한 끝없는 궁금증, 지방흡입술을 통해 모델처럼 날씬해진 뒤 다리선을 강조하는 스키니 팬츠만 열심히 입는 자잘한 동향까지 그에 대한 기사는 늘 패션 잡지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H&M」과 한정본 라인까지 런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칼 라거펠트의 마케터 수완은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한편 매스컴 활용의 최고봉에 서 있던 인물로 「구찌」의 골든 보이였던 톰 포드를 들 수 있다. 「구찌」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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