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래퍼들이 트렌드를 이끄는 새로운 전사(warrior) 역할을 하면서 美어패럴업계, 특히 어번스트릿웨어/액티브웨어 업계는 경쟁적으로 힙합 트렌드에 도입에 나섰다.
美 어패럴 역사상 가장 큰 블랙 파워의 표출이자 대중문화(음악)에서 파생된 가장 성공적인 패션 스타일로 꼽히는 힙합 스타일은 트렌드 세터로서의 흑인 래퍼의 위상을 잘 드러낸 사건인 동시에 같은 대상(소비자/팬)을 타겟으로 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패션계의 본격적인 융합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래퍼들은 무대를 통해서 자신의 스타일 감각을 뽐내고 이들의 음악과 스타일에 매혹된 대중들이 그들의 옷차림을 따라하기 시작하면서 패션계에 미치는 래퍼들의 파워는 점점 커졌고 본격적인 브랜드 사업까지 등장, ‘힙합=흑인의 성공’이라는 공식이 자리잡게 된 것.
핌프룩, 화려한 돈 맛
이처럼 스타일에 대한 래퍼들의 자긍심이 높아지고 새로운 트렌드 구축에 대한 욕구가 발생하면서 흑인 래퍼들은 포화 상태를 보이기 시작한 힙합룩의 인기를 이어나갈 새로운 스타일 구축에 나섰다. 유흥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뚜쟁이 스타일을 모방한 “핌프룩(Pimp Look)”이 그 주인공.
“핌프룩”은 밑위가 짧고 폭이 넓은 진, 타이트한 저지셔츠와 스니커즈, 운동 모자로 대변되는 ‘힙합룩’과는 달리 고급스런 소재의 수트와 화려한 프린트 무늬의 셔츠, 유명 브랜드의 구두와 벨트, 번쩍이는 주얼리(특히 골드 체인 목걸이/팔찌를 여러 개 겹치는 방식), 금장식이 박힌 지팡이, 중절모와 긴 모피 코트 등 카지노 주변의 뚜쟁이나 삐끼들이 즐겨 입던 스타일로서 한마디로 ‘화려한 돈 맛’을 과시하는 스타일이다. 현재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래퍼 50센트와 스누프독이 대표적인 ‘핌프룩’ 전도사로 이들은 “핌프(P.I.M.P)”라는 이름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번쩍이는 주얼리와 수트, 고급 차와 미녀로 둘러싸인 모습으로 등장해 ‘핌프룩’을 현란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반항과 저항 정신을 내세운 거리의 문화-힙합과 힙합룩-를 통해 부를 구축한 래퍼들이 성공의 돈맛을 화려한 ‘핌프룩’으로 표출시키는 것이라는 시니컬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새로운 형태의 반항
래퍼들이 논란의 대상인 뚜쟁이-여성을 거래의 대상으로 여기고 돈을 위해 뭐든 마다하지 않는 군상-스타일을 지원하고 나선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래퍼들이 늘 반항적이고 제도에 저항하는 뭔가 ‘뒷골목적’인 것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힙합룩’이 도시의 소외된 흑인들의 스트릿룩을 표출한 것이라면 ‘핌프룩’은 화려한 도시의 그늘에서 돈과 범죄에 기생하는 뒷골목 인생, 그러나 ‘화려한 부(wealth)’에 대한 욕망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핌프룩을 열렬히 옹호하는 스누프독과 비숍돈매직후안 같은 래퍼들은 방송매체를 통해 뚜쟁이가 나쁜 모습으로 그려졌을 뿐 뚜쟁이는 열심히 일하는 정당한 직업의 하나라고 주장하면서 돈과 여자, 그리고 화려한 옷차림은 = ‘선(virtue)’이라는 개념을 설파하고 있다. 이처럼 돈을 버는 방법과 과정이 생략되고 ‘돈과 여자’로 대변되는 피상적인 화려한 모습만 강조되면서 ‘핌프룩’이 젊은이들의 건전한 사고방식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물질만능적인 ‘핌프룩의 확산을 단순한 트렌드로 치부하기에는 래퍼들의 사회적인 영향력이 너무 큰 것.
여성에 대한 모욕
‘핌프룩’이 갖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여성의 성적 상품화를 당연시하고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들의 매춘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핌프(뚜쟁이)를 마치 성공적인 사업가인 양 묘사하고 있는 것은 여성에 대한 성적착취와 매춘을 ‘그럴 수 있는 것’으로 조장하는 분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래퍼들이 반항적인 의도에서가 아니라 실제로 핌프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
실제로 투쇼트, 아이스티 등 초창기 래퍼부터 노토리어스 B.I.G, 제이-Z 등 최근의 래퍼들은 노래 가사를 통해 래퍼에 대한 동경심과 심적 동화 상태를 표현해 왔고 스누프독, 50센트 등 후발 래퍼들이 ‘핌프룩’을 통해 이 같은 의식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아이러니 한 점은 래퍼들이 핌프에 대한 동경심과 묘한 동료의식을 갖게 된 원인이 핌프를 멋진 인물로 묘사한 TV 드라마나 영화라는 사실이다. 결국 기존의 체제(사회 시스템)에 대한 반항심을 표출하는 래퍼들이 기성 체제(방송매체)의 영향 속에서 반항의식을 키운 셈. 따라서 방송 매체들은 여성을 성적 도구로 취급하는 ‘핌프룩’의 확산에 있어 그 단초를 제공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했다는 이중적인 책임을 피할 수 없다.
性을 판다
래퍼들 사이에서 핌프룩이 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랩의
예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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