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폴렛 체제의 「구찌」가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도미니크 드 솔레와 톰 포드가 떠난 이후 불안에 빠졌던 2004년부터 구찌 그룹의 키를 잡게 된 신임 CEO 로버트 폴렛는 럭셔리 경영과 유통에 문외한인 그의 경력에 대한 업계의 불신을 누르고 구찌 그룹의 성장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구찌」의 힘, 로버트 폴렛이 궁금하다.
취임 당시, 다국적업체인 유니레버(Unilever)의 냉동 디비전을 지휘했던 다소 엉뚱한(?) 경력 때문에 어패럴 경영에 잔뼈가 굵은 전임 CEO 도미니크 드 솔레의 후임자로 부족하다는 평이었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내실 있는 경영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이가 바로 로버트 폴렛가 아닐까 싶다.
실속 경영
취임한 이후 곧바로 수익 중심의 알뜰 경영을 내세운 로버트 폴렛는 수익성 높은 브랜드 「구찌」의 매출 극대화를 위한 전략과 재정 지원을 강조하고, 잠재력 큰 브랜드 「보테가베네타(Vottega Veneta)」「발렌시아가(Balenciaga)」 등의 수익성 창출을 독려했다. 한편으로는 이름값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리고 있는 라벨 「이브생로랑리브고시」 「스텔라맥카트니」 「알렉산더맥퀸」 등에게는 일정 기간 안에 흑자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매각할 수 있다는 말을 흘리면서 산하 브랜드의 성장 욕구를 자극했다.
그 결과 늘 몇 퍼센트가 부족했던 틈새 럭셔리 브랜드인 「보테가베네타」와 「발렌시아가」가 급속도의 신장세를 보이며 당초 예정보다 2년이나 앞당겨 흑자로 전환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니콜라스 궤스키에르가 지휘하는 「발렌시아가」는 1/4사분기 매출이 100% 성장하는 막강 파워를 과시했다. 또한 그의 엄포 덕인지 스타 파워만큼의 실적을 보이지 못해 구찌 그룹 내에서 은근히 눈치를 보던 「알렉산더맥퀸」과 「스텔라맥카트니」 라벨도 예상보다 빨리 내년쯤 흑자 전환이 기대되어 로버트 폴렛가 표방했던 브랜드 간의 상호경쟁 전략이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 CEO 도미니크 드 솔레가 각 브랜드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하며 조화를 중시하는 스타일이었다면 로버트 폴렛는 중앙집권적 경영체제를 통해 각 브랜드를 일렬로 통합 관리하고, 수익 기준으로 상호 경쟁시키는 경쟁 시스템을 통해 서로 유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지능적인 경영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기분 좋은 소식이 줄줄이 이어지면 들뜰 만도 하련만 로버트 폴렛는 취임 당시의 우려를 떨고 예상보다 높은 수익 성장세가 이뤄지는 구찌 그룹의 진로에 대해 더 세심한 관리와 초점 전략을 통해, 성장만큼이나 기반도 강화시킬 것임을 강조하는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포커페이스적 면모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톰 포드가 전면에 나서 화려한 카리스마로 구찌 그룹을 휘두르고, CEO 도미니크 드 솔레가 그를 보좌(?)하는 듯했던 과거의 구찌 그룹과 확연히 차별되는 것이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디자인으로 말하고 경영은 철저히 경영인의 책임이다’라는 어찌 보면 지극히 원론적인 로버트 폴렛의 경영방침을 잘 드러낸다 하겠다.
인도 진출
내부적 안정을 이룬 구찌 그룹은 내년 봄 럭셔리 신흥 시장 인도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뉴욕에 기반을 둔 무르자니(Murjani) 그룹과 손잡고, 본격적인 매장 오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 구찌 그룹의 매출은 전년대비 11.9% 성장한 38억9천달러이며 이 중 「구찌」 브랜드의 매출이 18.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구찌」 브랜드의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는 로버트 폴렛의 계획이 차근차근 실행되어 가는 중이다.
또한 전체 마진을 70% 이상 끌어올리려는 계획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구찌 그룹은 기반 강화와 수익 상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무리 없이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전한 고민거리인 「이브생로랑리브고시」의 흑자 전환 가능성은 아직도 요원한 것으로 나타나 로버트 폴렛의 이마를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구찌 그룹 내에서 수치상 두 번째로 매출이 높은 브랜드임에도 오랫동안 적자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고, 또 언제쯤 흑자로 전환될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브생로랑」 코스메틱 디비전, 「이브생로랑보떼(YSL Beaute)」의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서 적어도 코스메틱 부문의 기반 강화와 그 효과는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적이고 현장 중심적인 경영
그렇다면 어패럴업계 럭셔리 브랜드의 속성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었던 로버트 폴렛가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고 구찌 그룹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한 힘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 힘은 소비자의 생활과 직결되는 상품들을 생산·유통하는 유니레버에서 쌓은 ‘소비자에게 팔리는 상품’을 알아보는 능력이었다.
즉, 단순히 럭셔리 브랜드를 일반 소비용품과 다른 그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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