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드러내는 가장 작고도 눈에 잘 띄는 패션 아이템이 핸드백과 슈즈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패션 상식. 특히 여성의 신체에서 가장 혹사당하고 가장 밉기 마련인 발을 감싸주는 멋진 슈즈는 여성의 은밀한 욕망과 심리를 드러낸 장치로서, 이제는 패션 드라마의 고전(?)이 되어버린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의 캐리가 그토록 몰두했던 아이템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은근슬쩍 경제적 위치와 심리 상태를 엿볼 수 있는 돋보기로 슈즈와 핸드백이 존재한다면, 상대적으로 패션과 브랜드에 덜 민감한(?) 듯 보이는 남성들은 그들의 사회경제적 위상과 감성을 슬쩍 드러내는 장치로 무엇을 선호할까? 무심코 재킷을 벗거나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릴 때 드러나는 작은 기계인 시계를 정답으로 골랐다면 당신은 이미 남성의 속마음을 꿰뚫어 본 것이다.
사회적 위상을 드러내는 장치
본능적으로 뜯고 조작이 가능한 기계를 좋아하는 남성들은 사회적 경계 안에서 만나게 되는 적수를 만나게 되면 그가 어떤 시계를 차고 있는지에 주목한다는 통계에서 보듯, 남성은 시계를 통해서 그 사람의 사회 경제적 위치와 성격까지 판단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시계를 구입할 때만큼은 남성도 캐리가 「마놀로블라닉」을 갈망하고 보듬 듯이 브랜드와 스타일 선정에 예민한 감성을 드러낸다. 실제로 여타 패션 아이템에는 무심한 듯 보이는 남성일지라도 시계만큼은 고가의 브랜드를 선호하는 남성들이 많다.
그렇다면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남성들과 경쟁하고 있는 요즘, 여성들에게 시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여성들의 사회 활동과 수입이 증가하면서 신분을 드러내는 장치로서의 시계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간 부유한 비즈니스맨을 타겟으로 한 럭셔리 시계를 선보이던 업계들이 사회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욕구와 스타일을 반영한 럭셔리 시계 디자인에 나선 것도 사회적 위상을 드러내는 장치로 시계의 중요성을 재인식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적인 움직임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실용성과 함께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내주는 디자인이 결합을 중시하기 때문에 럭셔리 업체들은 미적 감성을 강화시킨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여성 마켓의 중요성 높아져
이들은 여성들이 남성들이 중시하는 듀얼 타임, 데이터 디스플레이 기능보다는 페이스나 밴드의 소재나 컬러, 장식, 크기 등 비주얼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남성들이 좋아하는 복잡한 기능보다는 작동법이 간단하고 장식적이며 글래머러스한 스타일에 끌린다는 심리를 반영한한 제품을 통해 매출 구축을 노리고 있어 여성들은 럭셔리 시계 마켓에서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남성들과 경쟁하며 사회생활을 하던 비즈니스 우먼들이 남성적 드레스 코드를 흉내 내며 심플한 수트에 남성적인 시계를 착용했던 반면,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증가한 지금에는 그들의 여성성을 드러내는 페미닌한 시계를 더 선호하고 있다. 초창기 페미니스트들이 ‘남성을 닮고 그들을 이기려했던’ 반면 요즘에는 여성성을 당당히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여성들의 태도 변화를 주지해 럭셔리한 품위와 권위, 그리고 여성적인 감성을 가미한 ‘여성들을 위한’ 시계가 호응을 얻으면서 「샤넬」 「루이비통」 「베르사체」등 럭셔리 브랜드들은 이미 그들의 패션 감성과 시계 장인들의 노력을 결합한 여성 시계 라인을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루이비통」은 올 2월 럭셔리한 감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여성들을 위해 다이얼 위에 루이비통을 상징하는 ‘LV’ 플라워 모노그램이 장식된 손목시계 「땅부르비쥬(Tambour Bijou)」 선보였는데, 다이아몬드 장식을 덧달거나 다양한 컬러 옵션을 제공해 개성을 중시하는 여성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또한 세심한 디자인과 달리 복잡한 기능대신 시계의 기본적 기능-정확한 시간 전달-에 역점을 둬 복잡한 조작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만족감을 준다. 그런 만큼 정확한 무브먼트와 강인함(?), 복잡하고 세련된 기술을 자랑하는 시계 전문업체들 외에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 온 전통의 패션하우스들에게 더 유리한 면이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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