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청바지는 가장 흔한 패션 아이템이다. 그래서 자신의 체형에 딱 맞는 것을 찾기란 볏짚 속의 바늘 찾기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또한 얼핏 보면 그 청바지가 그 청바지인 것처럼 보이지만 밑위길이, 장식과 디테일의 종류, 염색과 디스트레스 가공의 정도, 데님 원단의 단가 등에 따라 확연한 스타일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늘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변화무쌍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지난 몇 년간 데님은 그 어느 때보다 스타일 변화를 거듭하면서 부츠용 데님, 하이힐용 데님, 스니커즈용 데님, 혹은 섹시한 탑과 블라우스용 데님, 슬림한 재킷에 걸맞는 깔끔한 라인의 진, 모던 밀리터리 룩에 어울리는 터프한 디스트레스드 진, 부츠컷 진, 스키니 진, 와이드 진 등등 멋을 부릴 줄 아는 여성이면 누구나 갖고 있어야 할 모범답안용 진만 해도 열 손가락은 넘어간다.
하지만 이제 데님의 선택 기준은 포켓의 스타일이나 사이즈, 혹은 포켓의 위치, 스티칭과 장식, 커팅 등 피상적인 요소의 차이 외에도 어떤 가격대의 진인지―즉 프리미엄 데님 진인지 매스마켓 데님 라벨인지―에 따라 착용자의 스타일 감각과 사회적 위상(!)이 결정되는 심리적 요소까지 가미되어 제대로 된 청바지 한 벌을 사는 것이 복잡한 수학 문제 푸는 것만큼이나 머리를 굴려야 할 일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뉴욕의 유명 클럽에서는 프리미엄 진 착용 유무가 클럽 출입 가부를 결정하는 요소의 하나일 정도다. 데님도 가격과 스타일에 따라 계급이 구분되는 계급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베이직과 디자이너 진, 그 경계선에서
데님의 계급구조를 정착시킨 프리미언 진을 낳게 한 원인은 바로 ‘내 체형에 가장 잘 맞는 진’ 혹은 ‘내 체형의 단점을 잘 보완해 주는 늘씬한 실루엣을 만들어내는 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목마름이었다.
더 근사한 핏과 스타일은 다수의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매스 데님 브랜드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인 바람에 불과했지만, 데님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디자이너들에게는 비집고 들어갈 만한 매력적인 틈새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스타일을 중시하는 일부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높은 단가의 데님 원단에 좀더 세분화된 염색과 가공을 거치고, 쿠튀리에적인 노력을 기울여 핏을 살리는 재단에 몰두해, 입었을 때 핏과 실루엣이 기존의 데님보다 현저히 매력적인 진을 만들어낸 것이 프리미엄 진의 시초가 된 것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아 급속히 세력을 펼친 「앤틱데님(Antik Denim)」 「태버니티(Taverniti)」 「야눅(Yanuk)」 「세븐포올맨카인즈(Seven for All mankind)」 「시티즌오브휴머니티(Citizen of Humanity)」 등이 미국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진 라벨이다. 이들 프리미엄 진의 소비자 가격은 한 벌 당 200달러 이상으로 만만찮은 가격이지만 기다려서라도 구입해야 할 패셔니스타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뉴 제너레이션은 프리미엄 진을 원한다
어찌 보면 지극히 작은 변화 같은 ‘스타일’이란 요소가 데님 선택의 중요 요소로 떠오르면서 매시즌 비슷비슷한 진을 습관적으로 내놓았던 「리바이스」나 「리」 「갭」 등 정통 베이직 진 라벨의 매출은 떨어지고 대신 엉덩이는 올려주고, 허벅지는 가늘게 보이고, 아랫배는 들어가 보이고, 스타일은 살려주는 프리미엄 데님 라벨들이 데님 마켓의 강자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스타일과 감성을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디자이너 진 라인은 존재했고 디자이너들이 그들의 컬렉션에 독특한 데님 아이템을 포함시키곤 했지만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 쉽지 않은 가격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프리미엄 진은 바로 이 애매한 경계지대―베이직 데님 라벨과 디자이너 진 사이―를 뚫고 들어와 하이엔드와 매스마켓의 소비자들 모두를 유인하는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기세 등등한 프리미엄 진의 파워가 ‘2006 가을·겨울 LA 컬렉션’에서도 발휘되었다. 스스로를 쿠튀리에로 생각하는 대다수의 디자이너들은 오랫동안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아이템을 애써 외면하거나 패션쇼 무대 한 귀퉁이에 슬쩍 끼워 넣을 정도로 데님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데 소홀했다.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비티를 덧붙이기에 데님 자체가 너무나 완성된 형태였기 때문일까. 하지만 이들의 빈약한 변명은 「앤틱데님」 「태버니티」 「야눅」 「세븐포올맨카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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