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경기 활황을 이루던 지난 1990년대 초 콜롬비아, MCA(유니버설 영화사 계열) 등 미국 영화사 및 부동산 인수에 열을 올렸던 일본 경제계가 이제 패션 사업 버이아웃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일본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에 들면서 자본의 여유가 생긴데다가 세계 제1 럭셔리 시장이기도 한, 눈썰미를 갖춘 일본이 외국 브랜드 인수합병을 통해 패션 지배도를 높이는 것.
2005년 5월, 일본 어패럴업체 의워드카시야마(Onward Kashiyama)는 영국의 패션 그룹 조셉(Joseph)을 인수한 데 이어 「마크제이콥스」 「클로에」 등의 럭셔리 브랜드를 판매하는 이탈리아 슈즈메이커 ‘아이리스(Iris)’의 경영권까지 인수하며 유럽 패션시장에 침투했다.
카시야마가 유럽 브랜드 인수에 나선 것은 이를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해외 브랜드의 라이선스 사업을 펼쳐온 관행에서 벗어나 직접 해외 브랜드를 운영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통망을 확대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즉, 일본 업체와 라이선스 사업을 벌이던 유럽의 브랜드가 일단 수익이 상승하면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자체적인 일본 지사를 설립하던 관행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일본이 더 이상 브랜드의 놀이터로 만족치 않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디다스」는 1998년 일본의 스포츠웨어 메이커 ‘데센트(Desente)’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전체 매출의 40%가 「아디다스」 라이선스 판매 수익이었던 데센트에 치명타를 입힌 바 있다.
이와 달리 외국 브랜드 인수합병은 중장기적 수익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일본 어패럴업계에 유리한 방법이다. 일례로 일본의 수미토모(Sumitomo) 그룹은 2001년 미국 브랜드 「코치(Coach)」와 제휴, ‘코치저팬(Coach Japan)’을 설립해 4년 안에 수익을 4배나 끌어올렸고, 2005년 7월 전체 지분을 140억엔에 코치에 되팔아 짭짤한 수익을 챙긴 바 있다.
일본 경기가 되살아나고 패션 아이템 구입에 망설이지 않는 일본 소비자들의 패턴을 생각할 때 일본 업체들의 해외 브랜드 인수 바람은 계속될 전망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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