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패션 who &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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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사체」와 「아르마니」 강세…고개숙인 「샤넬」

2006-04-03 오후 6:11:17


수상자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어떨지 몰라도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거리는 ‘어떤 배우가 어떤 의상을 입고 등장했는가’일 것이다.
실제로 패션에 민감한 대다수의 여성들은 베스트 드레서와 워스트 드레스를 꼽으며, 분위기 못 맞추는 일부 디자이너와 배우들의 부실한 패션 센스를 꼬집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어차피 비판은 인간의 본성이고 방어 또한 인간의 본성이니만큼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 2006 오스카 패션에 대해 살짝 되돌아보자.
심플한 우아미의 대명사 「베라왕」은 영화 <브로크백마운틴>에 출연,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미셀 윌리엄스에게 새프론 플리티드 컬러 드레스를 입혀 우아하고 애잔한 느낌을 주었고, 종종 이해하기 힘든 스타일을 즐기는 패셔니스타 제니퍼 로페즈는 「장데세(Jean Desses)」의 빈티지 올리브드랩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레드 카펫과 대비되는 색감을 과시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웠다.
반면 작지만 관능적인 셀마 헤이엑은 「베르사체」의 화려한 터키즈 드레이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고민 많은 도나텔라 베르사체와의 의리를 지켰으며, 제시카 알바 또한 레이스가 비치는 골든샌드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등장, 화려하면서도 사랑스런 모습을 연출했다. 게다가 ‘할리우드의 여신’이라 불릴 만큼 매혹적인 여배우 우마 서먼마저 핑크 빛 「베르사체」 드레스를 입고 플래시 세례를 받아 매출 때문에 고전하고 있지만 레드 카펫에서만큼은 「베르사체」가 트렌드를 주도한 듯하다.
디자이너들의 신경전이 치열한 오스카 수상식에서 주목받은 또 다른 디자이너는 「로베르토 까발리」로 제이다 핀켓에게 블로 드레스를 입혀 체면을 살렸고, 할리우드와 끈끈한 유대를 구축하고 있는 「아르마니」는 <게이사의 추억>의 히로인, 장쯔이에게 크리스털자수 스커트+버스티어가 돋보이는 드레스를 입혀 더 이상 턱시도의 제왕이 아님을 입증했다(조지클루니가 입은 나비 넥타이 턱시도, 호아킨 피닉스의 잉크블로 턱시도 모두 「아르마니」 작품). 하지만 「발렌티노」나 「돌체&가바나」는 이번 시상식에서 제대로 플래시를 받지 못했고, 「나르시소 로드리게즈」는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레이첼 와이즈의 블랙 드레스를 디자인한 주인공으로 자존심은 지켜냈다.
반면 <오만과 편견>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영국 여배우 키라 나이틀리는 「베라왕」이 제작한 짙은 와인빛 원숄더 드레스를 입어 베스트 드레서란 평가를 받았고, 에이미 아담스는 「캐롤리라 헤레라」의 초코 브라운 가운을 입어 미국 디자이너들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2006 아카데미 시상식을 불편하게 바라본 럭셔리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지난 2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한 리즈 위더스푼에게 키어스틴 던스트가 입었던 드레스를 제공,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도 사과를 하지 않았던 「샤넬」이었다. 영화 <앙코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 카메라 플래시를 한 몸에 받은 그녀는 그토록 좋아하던 「샤넬」과 감정싸움을 벌인 뒤 「디올」의 빈티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보란 듯이 베스트 드레서의 실력을 과시한 것이다. 메탈릭 프릴장식과 스쿱 프론트가 화려하고 클래식한 「디올」 가운은 클래식하면서도 깜찍한 리즈 위더스푼의 매력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 반면 리즈 위더스푼의 스타일리스트가 자신이 관리하는 할리우드 여배우들에게 절대 「샤넬」을 입히지 않겠다고 맹세한 탓인지 이번 오스카 수상식에서 「샤넬」을 입고 등장한 이름있는 여배우는 찾기 힘들었다.
개성적인 패셔니스타 매기 질렌할은 「보테가베네타」의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 인디패션 주자로서 개성적 모습을 살짝 감췄고, <킹콩>의 연인 나오미 와츠는 너덜너덜한 「지방시」의 누드빛 드레스를 입고 등장,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옷을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쓴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번 시상식의 최대 실수는 한 쪽 어깨에 상품포장용(?) 큰 리본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샤를리즈 테론의 「디올」 가운이었다. 기품 있고 세련된 옷차림을 즐기는, 옷 잘 입는 그녀가 어쩌다가 그렇게 정신없는 헤어 스타일과 케익 포장 리본을 두르고 나왔는지는 앞으로 몇 년간 패션가 참새들의 수다거리가 될 정도로 무리수였다는 평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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