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복 카우보이 스타일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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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03 오후 6:08:21


메트로섹슈얼은 너무 얄팍하고 위버섹슈얼은 어딘지 심심하게 느껴지는 남자라면 이제 카우보이 스타일에 시선을 돌릴 때인 듯하다. 오랫동안 마초의 상징적인 스타일로 여겨졌던 웨스턴 카우보이 스타일이 2006 패션계에서는 매력적이고 스타일리시한 그 ‘어떤 것’을 대접받고 있다.


동성애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카우보이 사내들의 세월을 뛰어넘는 사랑을 담았던 영화 <브로크백마운틴>의 선전 덕분인지, 혹은 변화의 소재가 무한한 여성 패션과 달리 획기적인 무언가가 부족한 남성 패션계의 갈증을 잠시 해소시킬 소재가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카우보이 패션을 바라보는 패션계의 시선은 상당히 말랑말랑하다.


카우보이, 메인스트림 패션으로 흡수


톰 포드가 웨스턴 부츠 차림으로 구찌 그룹에 진군했을 때만 해도 셔츠와 웨스턴 부츠 차림의 그를 덜 떨어진 카우보이 취급하던 유럽 패션가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히피와 에스닉 룩, 카우보이 스타일이 뒤섞인 보헤미안 스타일이 여성 패션을 주도했던 지난 몇 년간의 추세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여성 패션가가 일찌감치 웨스턴 스타일을 받아들인 판국에 남성 패션가가 굳이 ‘웨스턴은 지나치게 미국적이고 마초적이다’라는 인식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것이 시선을 사로잡는 소재라면, 즉 매출을 올려줄 만하다면 적어도 손해볼 일은 없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미국 디자이너(브랜드)들이 세계 패션계의 중심(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혹은 경영진)으로 몰려드는 시기에 웨스턴 패션이 ‘패션’으로 인정받은 것은 패션가에서 미국의 지위상승(?)을 증명하는 자료가 된다는 재미난 분석을 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패션의 흐름이 오랫동안 고착되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 중심에서 일본으로, 미국으로, 그리고 아시아로 그 스펙트럼이 차례로 넓어지는 단계에 있다는 지적인데, 실제로 가장 미국적인 디자이너 랄프 로렌은 최근 빈티지 웨스턴 감성의 라인 RRL 매장을 뉴욕에 오픈했고, 캘리포니아 등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을 세워놓아 ‘웨스턴이 팔린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이름부터 웨스턴 냄새를 풍기는 유통업체 ‘록마운트랜치웨어(Rockmount Ranch Wear)’의 웨스턴 셔츠 매출은 지난해보다 25% 증가했고, 젊은 층의 발빠른 선호도를 파악하기 쉬운 이베이(eBay)에서도 카우보이 모자와 버클, 벨트, 셔츠 매출이 지난달에만 25% 상승하는 등 웨스턴 스타일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처럼 웨스턴이 호응을 얻으면서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는 정통 진 브랜드 「랭글러(Wrangler)」의 자료창고를 뒤져 1940∼1950년대 풍 클래식 카우보이 스타일을 재해석한 디자인을 내놓으며 진 브랜드와 공조했다. 또한 자신의 봄 컬렉션에 웨스턴 셔츠를 선보여 웨스턴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할리우드의 젊은 스타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 「디스퀘어드」의 2006 봄·여름 컬렉션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카우보이 스타일이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아이템이라고. 과연 남자 같은 남성미(Manliness)가 제대로 대접받기 시작한 것일까.


절제된 스타일의 카우보이 룩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패션계가 다루는 요즘 ‘카우보이’ 스타일은 1980년대 인기를 끌었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계산된 말끔한, 혹은 요란한 카우보이 룩이 아니라 좀더 빈티지스럽고 화려하지 않은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너무 튀는 카우보이 스타일에 부담을 느끼는 이성애자 남성들도 다가가기 편한 장점이 있다. 게다가 빈티지 풍 셔츠나 플레인 카우보이 부츠는 튀지 않는 남성적 멋을 살릴 수 있고, 좀더 개성적 스타일을 내고 싶다면 밴드나 빅 버클을 착용해도 좋은 융통적인 스타일이라 패션계 내부에서도 이를 남성 소비자들에게 차용하기 좋다는 인식이다. 거친 서부에서 시작된 카우보이가 번쩍이는 버클과 화려한 부츠로 장식된 모던 웨스턴을 거쳐 실생활에 접목될 수 있는 ‘절제된 카우보이 스타일’로 발전된 셈이다. 어찌 보면 남성의 패션 틀 깨기에 은근히 보수적인 유럽 남성 패션가에서 미국적 웨스턴의 거부감을 줄이고 빈티지 스타일의 하나로, 또 남성적 감성을 살려주는 편안한 스타일의 하나로 카우보이 스타일을 끌어들여 남성복의 틀을 조금 넓히는 아량을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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