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Fashion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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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1 오전 10:21:12

비비안 웨스트우드, 알렉산더 맥퀸, 존 갈리아노, 스텔라 매카트니, 버버리 프로섬… 이미 그들의 이름은 런던컬렉션에서 빠진 지 오래다. 롤란드 머렛이 04 S/S 시즌부터 뉴욕으로 장소를 옮겨 컬렉션을 치렀고, 이미 지방시의 수석으로도 활동중인 줄리앙 맥도날드도 런던패션쇼의 참가가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주 열린 런던패션위크에서는 개회를 앞두고 몇 명의 디자이너들이 무더기로 불참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쇼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까지 스폰서를 찾지 못한 디자이너는 일정을 취소하기까지 했다. 최근 줄리앙 맥도날드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국제적인 프레스와 바이어를 얻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부터 밀라노에서 쇼를 할 수도 있다고 공언한 바 있으며, 또한 영국 패션산업에 대한 정부의 부족한 자본 투자와 기반시설 마련을 꼬집었다. 이러한 현실은 유능한 디자이너들의 해외유출을 막지 못한 이유이며 자연히 영향력 있는 프레스와 바이어들의 발길을 런던에서 멀어지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런던컬렉션은 다른 컬렉션에 비해 신인 디자이너들이 스케줄을 잡기가 용이하다고 한다. 새로운 디자이너들의 발판이 되기도 하지만 역량 부족의 디자이너들이 한두 번 매스컴의 세례를 받다가 사라져 관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신인 디자이너 발굴을 위해 몇 해 전부터 영국 패션협회가 시작한 ‘The New Generation Scheme’ 이 이미 호사가들의 도마에 오른 것도 당연지사. 알렉산더 맥퀸 같은 크리에이티브한 인재를 기대하고 시작된 계획은 4년 반이 지난 지금, 뚜렷한 결과가 없자 겨우 준비중인 디자이너에게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subdued’(그다지 흥미롭지 않은)했다는 자체 평가를 뒤로 하고 질 대콘(Giles Deacon)은 많은 패션 관계자로부터 역량 있는 뉴 디자이너로 평가받았다. 이미 「구찌」와 「보테가베네타」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경력이 있는 34세의 대콘은 각진 어깨와 피트된 허리가 강조된 수트에 펜슬 스커트를 매치한 글래머러스한 스타일, 커다란 보우타이 네크 장식이 돋보인 플리츠 시폰 블라우스와 드레스 등 페미닌한 아이템들을 선보여 런던의 핫 디자이너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꾸준히 자신의 패션월드를 구축해 가고 있는 소피아 코코살라키(Sophia Kokosalaki)는 이번 시즌 다시 한번 그 이름값을 했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의 개·폐회식 의상을 담당하고 있기도 한 그리스 태생의 디자이너 코코살라키는 다크 브라운과 브론즈, 블랙을 메인 컬러로 드레이프와 플리츠, 주름을 이용한 그녀 특유의 감각이 돋보이는 드레스들과 다른 컬러의 실크 시폰 소재의 톱들을 레이어링하거나 니트 아이템들을 믹스 코디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또한 런던패션위크의 마지막 일정인 세인트 마틴 스쿨의 MA과정 졸업쇼는 런던 패션의 잠재력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해롯백화점이 후원한 이번 행사에 해롯디자인 이니셔티브 어워드(Harrods Design Initiative Award)를 수상한 말레이지아 출신의 용 퐁(Yong Fong)은 정교한 테크닉이 담긴 드레스와 재킷 등을 선보여 관중을 열광케 하였다. 특히 한국 출신으로 이번 쇼에 참가한 니트웨어 부문의 김희연 씨와 패션 프린트 부문인 정하정 씨의 작품도 주목을 받았다. 런던패션위크 이후 조직위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시즌 공식 방문객 수는 예년보다 크게 늘었으며 바이어들의 참가도 약 20% 증가했다고 한다. 뛰어난 재능과 감각을 지닌 디자이너들의 노력에 정부의 뒷받침이 계속된다면 다음 시즌 더 많은 프레스와 바이어들을 런던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이용경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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