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럭셔리 그룹이 주목하는 4인의 샛별
정통성에 안주하다 된서리를 맞은 후 미국과 영국의 젊은 디자이너를 통해 신선한 이미지로 거듭난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멀티내셔널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밀라노와 파리가 지배하던 유럽의 럭셔리업계는 미국과 영국, 그리고 벨기에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모던 럭셔리’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품위를 지키되 폐쇄적이지 않고, 정통성을 유지하되 고루하지 않아야 한다는 융통성을 배우고 있다. 여기 유럽 럭셔리 그룹의 주목을 받고 있는 차세대 디자이너 4인을 소개한다.
‘브랜드 혹은 디자이너의 정통성’이 부각되는 어패럴업계, 특히 럭셔리업계의 풍토는 신규 디자이너가 자신의 독자적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기에 지극히 폐쇄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다. 따라서 창의력과 자신감을 갖춘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가 급류를 타기 위해서는 천재적인 디자인 감성을 선보이든가, 아니면 뛰어난 마케팅 능력을 발휘하든가, 할리우드의 셀러브리티들과 독특한 친교를 쌓거나 혹은 초창기 알렉산더 맥퀸 같은 ‘앙팡테리블’이 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폐쇄적인 꾸뛰리에 업계에 요란한 퍼포먼스 하나 없이 실력만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있다.
할리우드 패션의 선택, Proenza Schouler
최근 할리우드의 젊은 배우들과 모델은 물론 멋쟁이 뉴요커들이 열광하는 「프로엔자 쉴러(Proenza Schouler)」. 「프로엔자 쉴러」는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한 27세 된 동갑내기 디자이너 라자로 에르난데즈와 잭 맥컬러가 진행하고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로, 이미 2년 전 CFDA 상을 수상하고 바니백화점을 비롯한 유수의 유통체인에 입점하는 등 미국내 파워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프로엔자 쉴러」라는 브랜드 명칭은 두 사람의 모친 이름을 조합한 것.
10세 때 생일 선물로 재봉틀을 달라고 했을 만큼 꾸뛰리에적인 천부성을 보인 잭과 엄마가 경영한 뷰티살롱에서 디자인 감성을 익힌 라자로는 파슨스 신입생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다. 잭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의 인턴십을, 라자로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의 인턴십을 거치며 미국적 꾸뛰리에의 면모를 다졌다. 파슨스 졸업 컬렉션에서 함께 뭉친 두 사람에게 디자이너 마이클 코어스가 패브릭을 기증했을 정도였다.
라인을 런칭하기도 전에 이미 디자이너들에게 인정받은 「프로엔자 쉴러」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2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럭셔리한 우아함, 신선함과 세련됨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엄마의 옷장을 뒤져서 꺼낸 옷을 그들만의 마법으로 새롭고 상큼하게 변모시킨 듯한 모던함, 바로 그것이 「프로엔자 쉴러」의 디자인 컨셉이다.
그 어느 때보다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 젊고 유쾌하면서도 세련된 모던 럭셔리 감성을 표출하는 「프로엔자 쉴러」는 패션도시 뉴욕을 매료시킨 데 이어 세계 패션가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런던의 포스트 질 샌더, Louise Pring
런던 패션가에 차세대 질샌더로 불리는 디자이너 「루이즈 프링(Louise Pring)」은 미니멀한 스포츠웨어의 대명사. 세인트마틴스쿨 졸업생으로 디자이너 초년생이 흔히 할 수 있는 실수디자인 창의성은 높지만 입기는 부담스런를 피하고 ‘입을 수 있는 모던한 스포티 스트릿웨어’를 표방, 시장성 있는 디자인 감성을 드러냈다.
프링의 디자인 컨셉은 한마디로 ‘당당한 여성미’를 드러내는 것이다. 즉, 과장스런 디테일이나 컬러로 여성을 옷 속에 가두는 대신 옷을 입는 여성의 이미지를 고양시켜 주는 배경음악 같은 옷을 만든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 그녀를 ‘제2의 질 샌더’라고 부르고 있는 것도 프링의 이 같은 디자인 감성 때문이다.
「루이즈 프링」은 활동하기 편하고 럭셔리한 디자인을 창출하기 위해 남성복 실루엣과 디자인을 여성의 골격과 신체적 특성에 맞게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녀의 노력은 어깨와 라펠, 슬리브의 폭을 좀더 좁히고 슬림하게 채용하는 형태로 드러난다. 이런 점은 에디 슬리만이 디자인하는 ‘샤넬옴므’의 ‘여성판 버전’이라 할 만하다.
「루이즈 프링」이 제시하는 이브닝웨어는 드로우스트링 스윗셔츠나 비대칭적인 리플 스커트와 샤무스 자켓을 코디한 것. 엉덩이는 작게, 다리는 길게 보이도록 섬세하게 커팅한 팬츠는 스커트만큼이나 여성스러운 면모를 부각시켜 준다.
작은 디테일을 가미해 색다른 감성을 전달하는 스커트, 심플하며 독특한 화이트 셔츠 등은 단순하면서 럭셔리한 「루이즈 프링」의 또 다른 대표작들로 편안한 런던 패션가에 이미 마니아층을 구축했다. 아직은 젊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 소규모 유통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패션 바이어와 유통매장들의 집중 구애를 받고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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