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하게 잘 빠진 슈즈가 트렌드를 이끌던 시대여 안녕. 이제 투박하고 못생긴 어글리 슈즈가 트렌드세터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관능적이고 날렵한 ‘마놀로블라닉(Manolo Blahnik)’ 하이힐이 여성의 욕망을 대변한다면 편안하고 투박한, 그래서 때론 어설픈 느낌을 주는 어글리 슈즈는 경쾌한 패션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그 자체가 쉬크한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여름 숏팬츠와 어그(Ugg) 부츠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카메론 디아즈, 기네스 펠트로, 커스틴 던스트의 모습이 패셔니스트의 심금을 울린 이후, 마니아 중심으로 움직이던 어그 부츠는 지난 겨울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자리잡았고 올 봄에도 그 파워가 계속되고 있다.
어그 부츠의 인기는 세련됨에 싫증난 일시적인 반발로 끝날 것이라는 일부의 예상과 달리 「구찌」 「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들의 모방을 이끌어냈고, 납작한 밑창과 스트링 여밈이 거칠어 보이는 레슬러(wrestler) 슈즈, 복서(boxer) 슈즈, 프라이 (Frye) 부츠 등 기존의 어글리 슈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패셔너블한(?) 어글리 슈즈의 계보를 잇는 최근의 핫아이템은 둔탁한 볼링 슈즈와 테니스 슈즈를 결합시킨 ‘드라이빙 슈즈’ 혹은 ‘캐주얼 슈즈’다. 믹스될 것 같지 않는 컬러를 제멋대로 이어붙이고 짤막한 앞코와 통통한 옆선 등은 운동화나 집에서 막 신는 신발로나 적당할 듯한 ‘못생긴’ 모습이다.
그러나 유명 모델들이나 할리우드 배우들은 미니스커트나 진, 심지어 시폰 스커트에까지 어글리 슈즈를 매치시키고 등장하면서 일반 여성들까지 어글리 캐주얼 슈즈의 트렌드화에 앞장서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어글리 슈즈가 모든 여성들을 트렌디하게 만들어줄까? 안타깝지만 대답은 노(No). 팔다리가 긴 체형의 여성들이라면 와이드 팬츠와 어글리 슈즈의 매치도 만족스럽지만 키가 작거나 체형이 풍만한 여성들은 더욱 ‘어글리’해 보이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어글리 슈즈가 쉬크해 보이기 위해서는 어글리 슈즈를 신는 여성의 체형 조건이 상당히 좋아야 한다.
가늘고 늘씬한 체형을 가진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모델들이 어글리 슈즈와 패서너블한 팬츠, 스커트를 믹스시킨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등장하는 것도 그들의 신체적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자부심에 기인한다.
물론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자기 맘대로 입는 것이 트렌드세터의 자존심이긴 하지만 여성의 신체적 조건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돋보이게 한다는 점에 있어 어글리 슈즈는 ‘미니스커트’의 풋웨어 버전이라 할 만하다. 누구나 신을 수는 있지만 아무나 멋있어 보일 수는 없는…
아무튼 「닥터숄(Dr. Scholl)」 「디젤(Disel)」 「퓨마(Puma)」 등은 볼링 슈즈와 트랙 슈즈, 혹은 테니스 슈즈를 믹스한 어글리 슈즈를 서둘러 내놓고 있고 액시드 그린 컬러에 핫핑크 스트랩이 달린 스니커즈, 오렌지·블루·실버 등이 믹스된 볼링화 등은 이제 어패럴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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