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동 시즌의 트렌드는 헐렁한 남성복 스타일과 유혹적인 탑과 드레스를 매치시키는 ‘자신 있는 관능미’가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현상은 활동적인 매니시 스타일에도 여성적인 요소를 가미,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관능미와 우아함을 상기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 동안 9·11 뉴욕 테러, 미·이라크 전쟁, 사스 등의 충격과 스포티한 스포티즘의 파워 속에 우아한 여성미, 혹은 관능적인 여성미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온 럭셔리업계는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는 지금, 한켠에 밀쳐놓았던 우아하고 관능적인 여성미, 화려하고 활동적인 여성미를 다시 부각시키는 추세다.
파리 컬렉션 기간 중에 선보인 추동 기성복의 흐름을 살펴보면 매니시한 아우터와 리본, 시퀸, 자수가 가미된 여성적이고 유혹적인 아이템의 결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지막 ‘이브생로랑리브고시’ 컬렉션을 진행한 톰 포드는 화려한 새틴 스커트 수트와 수많은 새퀸을 촘촘히 박은 청삼풍 이브닝 가운을 통해 독특한 글래머러스함을 뽐냈고 「니나리치」와 「랑방」은 선머슴적인 이미지와 새내기 숙녀 풍의 모습을 뒤섞은 빈티지 룩을, 스텔라 맥카트니는 1940년대 풍 우아함을 선보였다.
또한 「지방시」와 「셀린느」는 심플한 우아함의 대명사인 오드리 헵번 룩을, 「발렌티노」와 「소니아리키엘」은 1950년대 은막의 스타 마를렌 디트리히의 관능적인 모습을 재현했다. 자살한 천재 여성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드라이스반노튼(Dries Van Noten)」의 모던 페미닌 스타일 역시 여성미에 대한 독특한 목마름을 전달한다.
여성미에 대한 갈망은 패브릭에서도 잘 드러난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고급스런 새틴, 라인스톤 주얼과 모피로 장식된 벨벳, 자수와 비드, 시퀸이 눈부시도록 화려한 실크 등은 글래머러스한 여성미를 표현하는 데 최적의 소재.
반면 남성적인 스타일을 살짝 비틀어 섹시한 여성미를 강조하는 스타일도 시선을 끈다. 남성적인 테일러링과 밀리터리 감성이 돋보이는 롱코트는 겨울 시즌 트렌드를 예고했고 「크리스챤디올」의 헐렁한 로커빌리 재킷, 「샤넬」의 매니시한 블레이저, 묘한 섹시미를 전달하는 「에르메스(Hermes)」의 남성적인 트렌치 코트, 핀턱 시폰 블라우스와 매니시한 와이드 트위드 팬츠를 매치시킨 「클로에」 등은 남성적인 스타일을 차용, 여성적인 섹시미를 강조한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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