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만드는 ‘국화빵 패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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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4 오후 2:59:22

Process of Trend 요즘 패션은 흡사 ‘독재자의 횡포’와 같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패션의 상업화는 암묵적으로 획일화된 패션을 소비자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그 좋은 예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스포티즘의 열기는 집에서나 거리에서나 모두들 두 줄짜리 트레이닝복을 입게 만들었다. 과연 누가 이들에게 획일화된 트레이닝복을 강요하는가? 그 독재자의 손길을 추적해 본다. 위 ‘패션의 국화빵 이론’이라는 것이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파리에는 파리만의 패션이 있고, 뉴욕에는 소호만의 패션이 있었다. 그래서 쇼핑은 여행객들이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재밋거리였다. 하지만 요즘은 뉴욕이나 파리의 백화점이나 상점들은 약속이나 한 듯 획일화된 패션을 보여주고 있다. 아마 면세점은 그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마치 국화빵을 찍어낸 듯한 획일화된 패션은 이제 쇼핑을 위한 여행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그럼 이러한 패션의 획일화는 우연일까? 아니면 어느 영향력 있는 위원회(?)가 소비자들 모르게 비밀리에 회의를 소집해 특정 아이템을 밀어주는 것일까? 그도저도 아니면 소비자들이 서로 텔레파시라도 통한 것일까? 요즘 세계 패션계를 보면 마치 코카콜라나 맥도날드처럼 하나의 거대하고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는 것 같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러한 경향이 결국은 개성 넘치는 패션이 설 자리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유명 해외 브랜드들의 경우, 대량생산이 어려운 독특한 원단이나 직접 손으로 만드는 재킷의 매력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매력만을 추구하기에는 뉴욕 주도의 세계 패션계는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버렸다는 점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세계적인 컬렉션 일정 중 맨 마지막에 열렸던 뉴욕 컬렉션이 밀라노를 제치고 제일 처음 컬렉션을 열면서, 커머셜한 패션 시티 뉴욕 패션의 파워는 파리나 밀라노 등 여타 컬렉션을 주눅들게 만들었다. 즉, 뉴욕 컬렉션이 처음 열리다 보니 많은 바이어들이 바잉에 과잉지출(더러는 충동 바잉까지 포함)을 할 것이고, 그러다 보니 정작 뒤쪽에 있는 런던이나 파리에서는 많은 바잉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경쟁 때문에 밀라노는 호시탐탐 뉴욕에 앞서 컬렉션을 열기 위한 대책에 부심하다고 한다. 뉴욕 컬렉션이 첫 순서로 가면서 밀라노 컬렉션의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21세기 들어 패션은 다른 생활용품처럼 대량생산되어 포장되는 일용품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제는 할인점에서 누구나 쉽게 수트를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물론 월마트를 비롯한 미국의 다목적 유통점의 역할도 컸던 셈이다. 요즘 패션산업을 주도하는 영향력 있는 결정권자(CEO 포함) 중에서 옷감 한번 만져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도 패션의 일용품화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즉, 패션 산업에 종사하는 고위층 인사들은 비즈니스에는 강할지 몰라도 앞을 내다보는 창의적인 사고력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들은 주로 다른 사람을 통해 성공이 입증된 아이템만을 토대로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획일화된 패션이 등장하는 것은 인과응보일지 모른다. 패션 트렌드 파악하기 매장에서 시즌마다 새로운 옷이 걸리기 위해서는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패션 비즈니스에 성공하려면 세밀한 공식에 따라 성공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의 첫번째 관문은 바로 최신 트렌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다. 소재업체나 의류 생산업자, 그리고 바이어들은 대부분 패션정보회사의 도움을 받는다. 이들은 패션정보회사의 충고와 지시에 의존해 숨가쁘게 변하는 다음 시즌의 패션 트렌드를 접하게 된다. 따라서 잘나가는 족집게 패션정보회사에는 다음 시즌의 히트 아이템을 기대하는 한탕주의자(?)로 북적거린다고 한다. 보통 패션정보회사는 스와치나 사진, 오브제를 이용해 소위 무드보드(Mood Board)를 만든다. 여기에서 다음 시즌에 유행할 트렌드를 스포티즘, 메트로 섹슈얼리즘, 귀족적인 히피와 같은 트렌드 키워드로 제안해 준다. 물론 컬러와 소재, 실루엣을 함께 제시한다. 세계 패션 트렌드 포케스터 목록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들이 바로 컬러 컨설턴트들이다. 이들은 BICG(British & International Color Group) 위원회 소속으로 계절마다 3일 간 다음 시즌에 유행할 컬러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예전에 성공한 컬러와 실패한 컬러를 토대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컬러를 찾아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제시한 컬러는 실패와 성공의 확률을 반반씩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모든 패션쇼와 잡지를 도배하고 패션계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핑크를 유행색으로 제안한다고 해도 소비자들이 핑크를 위해 지갑을 열지 않으면 패션계의 색상 예측은 실패한 것이다. 프리미에르 비종에서 원단

유재부 기자
jby@f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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