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계를 움직이는 라이벌 LVMH와 구찌. 두 럭셔리 그룹의 행보에 따라 세계 증시가 오르락내리락거릴 정도로 ‘파워 오브 럭셔리 그룹’의 기세는 세계 경제 호황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세계 패션계를 움직이는 두 패션 그룹과 디자이너와의 약육강식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소리없는 전쟁’을 소개한다.
1990년대 후반 이후로 럭셔리업계의 가장 큰 화제는 LVMH 그룹과 구찌 그룹 간의 치열한 공방전이었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럭셔리업계에 ‘수익중심형 전문경영’을 도입, 럭셔리업계의 기업화를 이끌고 있는 LVMH(Moet Hennesy Louis Vuitton)와 LVMH에 적대적으로 인수합병되기 직전, 프랑스 유통제국 PPR과 손잡고 LVMH에 맞서는 럭셔리 그룹으로 재탄생한 구찌 그룹과의 공공연한 알력은 세계 럭셔리업계의 판도를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지도라고 할 수 있다.
세대교체의 산실인가 창의성의 무덤인가?
LVMH 그룹을 이끌고 있는 CEO 베르나르 아놀트 회장은 럭셔리업계의 상업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1999년부터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루이비통’ ‘펜디’ ‘도나 카란’ 등 유럽과 미국 패션 하우스의 대주주로 등국, 럭셔리 어패럴 제국의 기틀을 닦았다. 여기에 다이아몬드업체인 ‘드비어스(De Beers)’ 경매전문업체 ‘필립스(Phillips)’, 와인주류 라벨 ‘모에샹동(Moet & Chandon)’과 ‘헤네시(Hennesy)’, 젊은 화장품 라벨 ‘하드캔디(Hard Candy)’ ‘어번디케이(Urban Decay)’ 등을 소유하고 있는 문자 그대로 문어발식 럭셔리 기업을 거느렸다.
LVMH 제국의 깃발 아래 움직이는 대표적인 어패럴 & 액세서리 라벨만 따로 정리해 보면 ‘루이비통’ ‘로에베(Loewe)’ ‘마크 제이콥스’ ‘겐조’ ‘셀린느’ ‘크리스찬 라크로와’ ‘펜디’ ‘에밀리오 푸치(Emilion Pucci)’ ‘스페파노비(StefanoB)’ ‘도나 카란’ ‘태그 호이어(Tag Heuer)’ ‘제니쓰(Zenith)’ ‘디올 와치스(Dior Watches)’ ‘쇼메(Chaumet)’ ‘프레드(Fred)’ ‘오마스(OMAS)’ 등 내로라 하는 럭셔리 라벨이 거의 다 모여 있다. 여기에 ‘세포라(Sephora)’를 위시한 스페셜한 유통 체인점까지 합치면 “LVMH=럭셔리 제국”이라는 공식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략적 경영 귀재”라는 호평과 “미소를 띤 불여우”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고있는 베르나르 아놀트 회장은 각 브랜드를 철저히 통제하는 중앙집중형 경영과 디자인 창의성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기법을 무기로 노쇠한 브랜드를 젊게 변형시키고(루이비통, 지방시) 매출 증강을 이뤄내는 쾌거를 올렸다. 하지만 브랜드 자율성과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구축, 디자이너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유럽 패션계의 암묵적 관행을 깨고 마크 제이콥스(루이비통), 마이클 코어스(셀린느) 등과 같은 미국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지명도가 낮은 영국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들인 알렉산더 맥퀸, 스텔라 맥카트니 줄리앙 맥도널드 등을 기용하는 과감성을 선보여 럭셔리업계의 세대교체에 앞장서기도 했지만, 이후 디자이너의 창의성을 강제하고 타이트한 재정지원책을 쓰면서 알렉산더 맥퀸, 마이클 코어스, 줄리앙 맥도널드 등과 차례로 껄끄러운 결별을 해야 했다. 여기에 화려하게 입성했음에도 정리 단계로 몰린 ‘도나카란’의 경우를 보더라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디자이너의 무덤’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최근에는 LVMH 그룹의 총아로 불리는 마크 제이콥스까지 LVMH의 숨막히는 ‘수익중심형 시스템’을 비판하고 나서면서 LVMH의 승승장구 바람이 한풀 꺾이는 분위기.
인정사정 볼 것 없다?
LVMH는 럭셔리업계에 전문경영 바람을 일으켰지만 적대적 기업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전투적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성사 직전의 구찌 그룹 인수가 ‘구찌-PPR’ 제휴로 실패하자 구찌측에 부당한 현금을 제공, 불법거래를 했다는 명목으로 PPR을 스위스 기업법정에 고소하고, 구찌와 유착관계를 유지하며 LVMH의 기업평가를 부정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로 모건 스탠리를 프랑스 법정에 세우는 등 자신의 발길을 가로막는 어떤 파워도 용서하지 않는 집요함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LVMH의 가장 큰 매력(?)은 밉든 곱든 철저히 계산된 상업성일 것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혈통이 지배하던 세계 럭셔리업계에 마크 제이콥스, 알렉산더 맥퀸, 줄리앙 맥도날드, 마이클 코어스 등 미국과 영국 출신의 젊은 디자이너를 과감히 고용, 노쇠한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업그레이드시켜 자연스러운 럭셔리업계의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그러나 매스컴의 시선을 붙잡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발휘하다가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디자이너들을 과감히 정리해 버리는 냉정한 성향을 보여 시장중심으로 움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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