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디자이너, 중가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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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값에 디자인 카피 판매하는 ‘H&M’ 고객 흡수전략 , 퀄리티 저하와 디자이너 라벨 이미지 손상 우려도 제기

2006-03-13 오후 6:23:31

중가 시장이 새로운 활로가 되어줄까?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로 일컬어지는 3인방 「캘빈클라인(Calvin Klein)」 「랄프로렌(Ralph Lauren)」 「타미힐피거(Tommy Hilfiger)」가 중가 시장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이 물러나고 필립스 반 호이센(Phillips Van Hausen)에 인수된 「캘빈클라인」은 기존보다 낮은 가격대의 미니멀한 컬렉션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섰고 「랄프 로렌」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특유의 클래식한 프레피 룩을 전달하는 ‘로렌바이랄프로렌(Lauren by Ralph Lauren)’으로 1990년대 전성기를 다시금 누리고 있다. 디자인 차별성에 실패한 뒤 내리막길로 내몰린 「타미힐피거」는 보다 세련된 감성의 ‘H Hilfig er’ 라인을 통해 스타일리시한 고객잡기에 나섰다. ‘H Hilfiger’ 라인의 주요 아이템은 코튼 팬츠 수트와 블랙 레더 보머 등으로 베이직한 데님과 코튼이 주를 이뤘던 기존 「타미힐피거」와 차별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저가로 승부하는 할인유통매장, 고품격+고가로 경쟁하는 하이엔드 매장의 파워 앞에 고전하고 있는 백화점 유통망에 힘을 싣기 위한 조치이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고품질을 찾는 고객층을 흡수, 매출을 구축하는 빈틈 찾기 처방으로 분석된다. 25∼45세 여성층을 타겟으로 백화점 커리어 웨어 매장에서 활약하는 이들 라인은 기존의 「캘빈클라인」 「랄프로렌」 「타미힐피거」라인의 1/4 정도에 불과한 가격대를 내세우고 있다. ‘켈우드(Kell wood Co.)’가 라이선스로 진행중인 중가의 「캘빈클라인」은 재킷 250달러, 팬츠와 스커트 125달러 정도로 재킷 가격만 950∼1천150달러를 호가하는 「캘빈클라인」 디자이너 컬렉션과 현저한 가격차를 보이며 「로렌바이랄프로렌」의 가격대 역시 재킷 230∼250달러, 팬츠 119∼139달러 정도로 「랄프로렌」보다 싼 가격이다. 디자이너 라벨들이 중가대로 침입하자 중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기존의 어패럴 자이언트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중가대 어패럴 거두 「리즈클레이본(Liz Clai born)」은 보다 드레시하고 여성적인 ‘리얼리티스(Realities)’ 라인을 선보였고 존스 뉴욕(Jones Newyork)은 캐주얼과 드레시한 감성을 혼합한 「존스뉴욕시그너쳐(Jones New York Signa ture)」를 런칭, 디자이너 라벨 수준의 패션 감성을 접목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심지어 오스카 드라 렌타(Oscar de la Renta),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등 하이레벨 디자이너들조차 중가대를 타겟으로 한 컬렉션을 선보이면서 美 어패럴업계는 중가대 시장의 쟁탈전에 돌입한 형국이다. 이들 디자이너들의 공통된 목표는 돈을 적게 지불하고도 ‘이름값 하는’ 디자이너 라벨을 입을 수 있다는 개념을 설파, 싼값에 디자인 카피품을 판매하는 ‘H&M’ 등에 포섭된 고객을 흡수하려는 것이다. 톱 디자이너 브랜드보다 낮은 가격, 브리지웨어보다는 수준 높은 디자인, 바로 그것이 중가대 시장에 발을 내디딘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공통된 무기인 셈이다. 이처럼 디자이너 라벨이 중가대로 진입하고 중가대 라벨의 패션화가 진행되면서 메이시스(Macy’s), 블루밍데일스(Bloomingdale’s) 백화점 유통체인의 레디투웨어 매장의 매출이 전년대비 두 자리 숫자로 상승하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자이너 컬렉션의 중가대 진입이 백화점 매장을 중심으로 한 중가대 시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이 같은 활력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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