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장난감과 인형이 점점 많은 소비층을 확보하고 어린이용 인형이나 액세서리를 수집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어패럴 업계에도 ‘소녀적이고 동화적인’ 이미지를 담은 아이템들이 늘고 있다.
디자이너 안나수이가 보라와 핑크 등 소녀 풍 컬러와 바비 인형 시리즈에 등장할 법한 의상, 소꿉장난감 같은 액세서리와 패키지로 여성의 환상을 파고들었다면, 영국의 핸드백 디자이너 룰루 기네스(Lulu Guinness)는 컬러풀한 일러스트와 만화 같은 모티프를 통해 모던한 감성을 전달하는 독특한 디자이너다.
다양한 컬러에 대한 열정과 신선함,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대변되는 룰루기네스는 유치해지기 쉬운 ‘소녀적 테마’를 세련되게 변형시키는 솜씨를 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파리에서 모델 생활을 했고, 음악가이자 작가인 남편 발렌타인 기네스과 함께 ‘패닉(Panic)’이라는 밴드에서 싱어로 활동한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심취했던 빈티지 감성이 영감의 근원이라고.
1989년 시스루(see-through) 포켓과 탈착이 가능한 서류케이스가 달린 ‘필로팩스(Filofax:스케줄, 메모 등을 관리하는 다이어리류)’스타일 백을 선보이며 액세서리업계에 포문을 연 이후 소녀와 강아지, 거울과 립스틱 등 화장품, 블라우스, 스커트, 목걸이, 반지, 벨트, 강아지, 카드의 퀸과 킹 등 다양한 소재를 컬러풀한 일러스트로 표현하면서 독특함을 즐기는 뉴요커들을 사로잡은 룰루기네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파워 브랜드로 성장했고 일본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일본시장 독점 파라솔, 부채, 플래널 라인을 런칭하는 등 라이선스 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플로리스트 배스킷(Florist basket)’을 비롯한 룰루기네스의 5개 시그너처 백은 런던에 위치한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에 영구적으로 전시되고 있을 정도다. 그 동안 빈티지 감성과 소녀적인 일러스트화에 집중해 온 룰루 기네스는 이제까지의 디자인 틀에서 벗어난 초현실주의적 감성을 표출하면서 제2기 룰루기네스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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