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환경을 파괴하는 폭력자’ 혹은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절대 악’으로 불리는 어패럴업계가 친환경 패션인 ‘리사이클드 패션’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농약 대신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코튼과 마를 사용하는 ‘웰빙패션’에 이어 등장한 ‘리사이클드 패션’은 기존에 사용되던 제품을 폐기하는 대신, 창의적인 디자인 감성을 가미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킨 ‘재활용 패션’이다. 리사이클드 패션이 부상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환경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어패럴업계는 과도한 자원 낭비와 반환경적 작업환경을 고집하는 환경의 적처럼 비난받고 있다.
어패럴업계는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다량의 농약을 살포해 코튼을 재배하고 모피와 가죽, 양모를 얻기 위해 취약한 환경에서 동물을 사육하고 죽이고 있다. 또한 기능성 섬유를 생산한다는 미명 아래 토양과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화학섬유를 생산하고, 염색 및 가공 과정에 투여한 각종 화학약품들은 인간과 자연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를 이유로 매시즌 수많은 어패럴 쓰레기를 배출하는 등 어패럴업계의 이미지는 ‘자연을 훼손하는 폭력자’ 내지는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절대 악’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환경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어패럴업계 전반에도 환경을 생각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어패럴업계에서 일고 있는 친환경 바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즉, 암이나 각종 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농약 대신 철저한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코튼과 마를 소재로 채택하고 수질오염과 토양오염을 유발하는 각종 염색제와 가죽 유연제의 사용을 금함으로써 친환경적인 작업환경을 구축하는 ‘웰빙(Well-being)패션’과, 기존의 제품과 자원을 재활용해 새로운 어패럴로 재탄생시키는 ‘리사이클드 패션(Recycled Fash ion)’이 그것이다.
경제적인 친환경 패션인 , 리사이클드 패션
리사이클드 패션은 말 그대로 기존에 사용되던 제품을 폐기하는 대신 창의적인 디자인 감성을 가미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시킨 ‘재활용’ 패션이다.
‘웰빙(Well-being) 패션’이 생산단계부터 인간의 건강을 중시하는 ‘인간중심적’ 컨셉이라면 ‘리사이클드 패션’은 자원의 고갈과 남용을 막는 보다 ‘자원중심적’ 컨셉으로 약간의 개념 차이를 보인다. 또한 웰빙 패션이 자연친화적인 농법과 수질 및 토양오염을 막는 생산·가공 과정을 중시하는 ‘문제 발발 차단형’ 관점을 보인다면 리사이클드 패션은 기존에 활용되어 온 물건을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시켜 더 이상의 환경파괴와 자원남용을 줄이는 ‘현실 개선적’ 입장을 갖고 있다. 이처럼 리사이클드 패션은 기초부터 뿌리를 잡아야 하는 웰빙 패션보다 훨씬 실천하기 편하고 작업비용이 덜 드는 ‘경제적인 친환경 패션’으로 정의할 수 있다.
폐 고무 패션으로 주목받는 「저스」
각종 고무 제품을 재활용해서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생산하는 「저스(Zuss)」는 재활용 패션의 선두주자다. 디자이너 크리스타와 크리즈니가 진행하는 「저스」는 폐 고무에 독특한 아이디어와 디자인 감성을 가미해 코트와 팬츠, 스커트, 레그웨어, 암웨어, 모자, 가방 등 전방위 어패럴을 생산해 낸다. 특히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는 기계 대신 직접 손으로 고무를 재단하고 바느질이나 본드 등의 접착제 대신 레이스와 매듭 등의 기법으로 제품을 이어나가는 순수한 ‘수작업(hand-craft)’ 작법을 고집한다.
본드나 기계, 재봉틀이 작업시간을 줄이고 작업을 편하게 해주지만 작업자의 건강에 좋지 않고 환경에도 해가 되는 만큼 오로지 독창적인 창의성과 상상력을 덧입힌 순수 재활용 패션의 개념을 지키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버려진 자전거 타이어나 고무 제품을 재단하고 각종 비드와 매듭, 레이스로 장식하는 일종의 조각 과정을 거쳐 생산된 「저스」 제품은 모던하고 아방가르드한 감성까지 갖추고 있어 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는 물론, 무대 및 영화 의상 디자이너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고무 재활용 아이템은 착용자의 체온과 주변 온도에 따라 딱딱하거나 혹은 말랑말랑하게 재질감이 바뀌면서 타이트한 옷을 즐기는 사람에게 최적의 착용감을 줄 뿐 아니라 내구성과 방수성이 뛰어나 기능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저스」 디자인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자원재활용이 고리타분한 개념이 아닌 ‘패셔너블한 실천’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달, 소비자들의 수요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미래 패션 소재로 부상한 PET 플라스틱
음료수 용기로 흔히 쓰이고 있는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역시 리사이클드(재활용) 패션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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