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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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24 오전 9:19:57

럭셔리 하우스 「발렌시아가」가 지금 위기에 빠졌다. 세계적인 럭셔리 그룹 LVMH가 수익성을 내세워 「발렌시아가」의 퇴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궤스키에르의 영입으로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던 「발렌시아가」에게 다가온 위기를 진단해 본다. 


 
럭셔리 제국 LVMH가 예술가적 자만심에 빠져 있던 럭셔리 브랜드들에게 철저한 상업적 마인드의 중요성을 일깨운 이후, 럭셔리 브랜드들의 사업 목표는 이윤추구라는 지극히 기본적인 명제에 올인하는 형국이다. 명품 하우스의 창업자들이나 그 일가가 경영을 담당하던 때와 달리 전문 경영인들이 사업을 지휘하는 것이 일반화된 요즘, 디자이너의 독립적인 크리에이티비티에 의존하던 과거의 관행은 그야말로 관행(?)이 되어버렸다. 이제 디자이너도 ‘자아도취적 예술’의 틀을 깨고 소비자에게 팔리는 디자인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 사명을 안게 된 것이다.


새로운 시대정신과 디자이너 시대의 종말
이 같은 변화는 「루이비통」 「셀린」 「디올」 「지방시」 「펜디」 등 유명 브랜드를 거느리며 럭셔리 사업을 ‘돈 되는 장사’로 변모시킨 LVMH의 CEO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수익중심형 내지는 중앙집권적 사업시스템 정비를 통해 럭셔리업계의 실질적 경영 마인드를 일깨우면서 촉발된 것으로, 수익 구축의 최전방에서 디자이너들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지게 된 것이다.
즉, 경영 방침에 수긍하며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디자이너들은 그룹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황태자’로 군림할 수 있지만 수익 창출에 실패하는 디자이너들은 해고되든지, 아니면 알아서 사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LVMH 그룹의 일원이 되었지만 경영진의 욕구에 부합하지 못해 자의반 타의반 밀려나온 알렉산더 맥퀸, 마이클 코어스, 줄리앙 맥도널드 등의 사례는 이제 디자이너들도 디자인 창의성과 상업적 마인드를 동시에 가져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고답적인 중년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루이비통」을 젊은 층도 좋아하는 멋쟁이 브랜드로 키워낸 마크 제이콥스는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사랑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장기 집권하는 LVMH의 디자이너로 자리했다.
물론 마크 제이콥스 역시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비티에 참견하고 디자이너를 수익 창출을 위한 부속품처럼 활용하는 LVMH의 경영 시스템에 반기를 들며 불평을 표시한 적도 있지만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뒤따르는 한 그가 스스로 「루이비통」을 박차고 나올 확률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제 럭셔리 브랜드의 성공은 ‘예술적 창의성’이 아니라 예술적 창의성을 적절히 가미한 ‘팔리는 상품’ 리스트를 이어가는 데 달려 있고, 디자이너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수익 창출을 위한 전체 지도의 전방에 선 첨병 역할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팔리지 않으면 디자이너는 해고되고, 팔리지 않는 브랜드는 매각되는 철저한 자본 논리를 디자이너도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점인 것이다.


니콜라스 궤스키에르의 힘
이런 점에서 오랫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발렌시아가」를 지휘하는 디자이너 니콜라스 궤스키에르의 책임은 그 어떤 디자이너보다 막중하다.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에 비견될 만큼 수익중심형 마인드를 표방하는 구찌 그룹의 CEO 로버트 폴렛 회장이 2007년까지 「발렌시아가」가 흑자를 기록하지 못할 경우 브랜드 매각에 나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2001년 구찌 그룹에 전격 인수된 「발렌시아가」는 이름뿐인 브랜드처럼 수익 창출에 실패하고 계속해서 적자를 냈다. 이후 1997년 니콜라스 궤스키에르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취임한 후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찾는 감각적인 브랜드로 이미지를 변신시키고 모터사이클 백이라는 히트 아이템을 만들어냈음에도 여전히 흑자 기조를 찾지 못해 안타까움이 커지고 있다.
팔리는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H&M」에게도 배울 것이 있다는 로버트 폴렛의 강경한 수익중심 마인드가 「발렌시아가」의 니콜라스 궤스키에르의 마음을 바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비평가들의 찬사와 할라우드 연예인을 단골로 확보했고 2005년 상반기에 전년대비 118% 매출상승률을 기록, 수익 창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로버트 폴렛 회장이 밝힌 ‘성장계획’에 발맞춰 수익 창출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그룹 차원의 ‘예산회의’에 참석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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