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정신=페어플레이’라는 말은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가 된 듯하다. 적어도 마켓을 선점하려는 브랜드들의 노력(?)을 보면,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동물의 법칙이 가장 중요한 정신으로 여겨질 정도. 특히 스포츠웨어가 더 이상 ‘스포츠만을 위한 의류’가 아닌 패셔너블한 스트리트웨어처럼 변모하고, 힙합이 중요한 소비자 유인 요소가 되면서 스포츠웨어는 디자이너와 제휴하고, 래퍼를 끌어들이는 등 영역 파괴도 서슴지 않는다. 그래서 몸집을 불리기 위한 브랜드 인수 합병전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물론 그 한가운데는 업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나이키」와 1위를 차지하려는 「아디다스」가 자리하고 있다.

일찌감치 스포츠웨어업계의 선두 자리를 차지한 「나이키」는 지속적인 테크놀로지 개발과 함께 트렌드에 반응하는 유연성을 보이며 요가복, MP3 재킷과 헤드기어 등을 개발했고, 데이웨어와 스트리트웨어도 겸할 수 있는 디자인까지 가미하면서 다양한 생존 기술의 묘미를 선보여왔다.
운동선수가 최고 우상이던 시절에는 마이클 조던을 끌어들여 실레브러티의 소비자 파워를 실증했는가 하면, 힙합이 대세가 된 지금은 힙합 래퍼를 끌어들이는 데도 주저하지 않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고소
그러나 한참 아래 있다고 생각했던 「아디다스」가 요지 야마모토와 제휴한 ‘디자이너 스니커즈’라는 패셔너블한 라벨로 급상승하고, 젊은 층에 높은 호응을 얻으면서 바짝 긴장한 상태다.
그도 그럴 것이 「아디다스」는 스포츠 브랜드의 이미지가 강한 「나이키」보다 활동적이고 감각적인 스포츠 & 스트리트 웨어를 표방하면서 스타일리시한 패션 브랜드라는 이미지 구축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북미시장에서 세력을 떨치는 「리복」까지 인수하면서 그야말로 날개에 기름칠까지 한 상태다. 여기에 연예인 수준의 인기를 끄는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와 제휴한 스포츠웨어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나이키」의 심기는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와중에 「나이키」가 「아디다스」를 상표권 침해 혐의로 법원에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본격화되었다. 글로벌 스포츠웨어업계 1∼2위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브랜드가 법정 소송에 휘말리게 된 것은 「나이키」가 특허를 인정받은 ‘쇽스(Shox) 쿠셔닝 테크놀로지’가 「아디다스」의 ‘a3’ 쿠셔닝 시스템 및 ‘케빈가넷(Kevin Garnett)’ 시그너처 슈즈, ‘Adidas-1’ 풋웨어에 도용되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지속적인 테크놀로지 혁명을 통해 풋웨어와 애슬레틱 제품의 발전을 도모해 온 「나이키」는 엄청난 자본을 투자해 얻은 기술을 「아디다스」가 노력도 없이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16년 동안 많은 자본을 투자해 개발한 ‘쇽스 쿠셔닝’ 공법이 19개 특허를 통해 보호받고 있는 만큼 「아디다스」는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이키」 측의 주주들 역시 매년 수익의 일정 부분을 기술개발에 재투자해 개발한 신기술을 도용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법정 소송이 섣불리 해결되지는 않을 듯하다.
「아디다스」, 「리복」 인수
한편 얼마 전 「리복」을 인수하면서 「나이키」에 대적하기 위한 몸 불리기에 나선 「아디다스」는 이번 사건이 자사를 견제하기 위한 「나이키」의 선공이라 보고 맞대응하기 위한 전략 구축에 돌입했다.
또한 한 식구가 된 「리복」을 기능성 브랜드로 리포지션할 계획이다. 사실 「리복」은 풋웨어 마켓에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최초의 브랜드 중 하나로 「아디다스」와 한 집 식구가 된 만큼 좀더 기능적인 브랜드로 포장하는 것이 패셔너블한 스포츠웨어를 추구하는 「아디다스」와 차별화된, 독립적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유리하다 할 수 있다.
「아디다스」와 「리복」의 정체성과 전통, 고객 베이스도 각기 다른 만큼 각자의 색깔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브랜드 성격이 비슷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제살 깎아먹기식 위험을 막을 수도 있다. 애초 「리복」을 인수한 목표가 「아디다스」와 다른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끌어와 신규 매출을 구축, 양날개 전술을 쓰려던 것인 만큼 「리복」의 독립적 위상 인정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아디다스」, 국기 해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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