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어도 전통적인 웨딩 가운은 근본적인 변화를 찾기 힘들다. 물론 도전적인 일부 신부들은 그웬 스테파니가 입었던 핑크 드레스나, 데님이 가미된 웨딩 드레스, 미니 스커트를 입기도 하지만 화이트와 자수, 레이스, 비즈로 대변되는 웨딩 드레스의 기본 요소는 클래식한 루트를 따르거나, 모던한 터치를 가미하는 등의 변화가 가미될 뿐 ‘순결한 신부’에 대한 환상은 여전히 살아 있다.
패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화려해지는 지금, 웨딩 가운업계의 미세한 변화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브라이들업계는 네크라인 변화나 스커트의 폭, 주름, 혹은 자수나 비즈의 패턴을 바꿔주는 것만 해도 다양한 꿈을 가진 신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적격이라면서 웨딩 드레스의 급작스런 혁명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웨딩 드레스가 트렌드의 첨병이 아니고 클래식한 빈티지 웨딩 드레스―크로세니트 드레스, 공단 웨딩 드레스 등―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어 웨딩 드레스 전문 빈티지 숍까지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웨딩 드레스의 혁명을 기대하기는 사실 무리다. 그래도 잔잔한 물 속의 파문처럼, 매시즌 살짝살짝 바뀌고 있는 웨딩 드레스의 올 시즌 트렌드를 살펴보자.
신부와 공조작업 늘어
웨딩 드레스 디자인에 대한 신부들의 입김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디자이너들이 제시한 웨딩 드레스 사진첩을 보고 드레스를 고르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신부들은 다양한 디자인에 대한 사전지식을 갖고, 직접 디자인 스케치를 해오기도 할 정도. 이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신부의 아이디어에 자신의 창의성을 가미한 ‘공조작업’을 통한 웨딩 가운 제작률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수십 년간 계속 업데이트되어 온 웨딩 드레스 트렌드와 여기에 어울리는 반지 스타일을 알아보자.
아방가르드 스타일
웨딩 드레스만큼 클래식 파워가 센 곳도 없지만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싶은 신부들은 화려한 시상식이나 무대에 어울릴 법한 드레스를 고르기도 한다.
몸매를 부각시키는 코르셋 탑이 달린 섹시한 디자인, 대담한 꽃이나 레이스 등 빈티지 분위기를 더한 스타일, 번쩍이는 비즈 장식, 미니 스커트, 혹은 치렁치렁한 엑스트라 롱 드레스 등이 아방가드르 웨딩 가운의 대표적인 스타일이다.
물론 이 같은 드레스를 제작하려면 비슷한 감각을 가진 디자이너 숍을 찾는 수밖에 없다. 존 갈리아노나 벳시 존슨과 친분이 있다면 제격인 스타일. 물론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소화해 낼 만한 잘 빠진 몸매가 필수이긴 하다.
존 갈리아노와 친분이 있다면 고민할 것 없지만 수지를 맞출 만한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일반 웨딩숍에서 아방가르드 디자인을 찾기는 힘들다. 따라서 창의성을 발휘해 직접 제작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성제품을 구입한 뒤 원하는 부위를 적절하게 커팅하고, 레이스나 비드 장식을 달거나 네크리스의 등 부분을 V자로 커팅하면 디바 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약간의 재봉 솜씨와 디자인 감각이 있어야 하지만 일반 의상실에 맡겨도 된다. 아니면 간단히 네크리스 부분만을 잘라내 탑 스타일로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방가르드 웨딩 드레스인 만큼 티파니의 ‘Legacy’스타일처럼 스퀘어형으로 세팅된 반지가 잘 어울린다.
트러디셔널 스타일
전통적인 레이스 가운이 대표적인 이미지. 클래식 웨딩 가운의 매력은 심플함 속에 숨어 있는 이미지로, 레이스와 장식으로 악센트를 주는 대신 과감한 디테일은 거부한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 롱슬리브는 사라지고 소매와 끈을 없앤 미니멀한 디자인이 인기를 끌면서 모던 클래식 디자인으로 변신하는 분위기. 이 같은 현상은 상대적으로 많은 장식과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스커트 부문을 살리고 신부의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부에게 시선이 집중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신부들의 체격이 과거보다 커지면서 레이스와 자수에 집중하는 대신 실루엣을 중시하는 점도 모던 클래식 웨딩 가운의 특징이다. 드랍 웨이스트 가운이나 A라인 보다는 허리선을 강조하는 사이드 스웹 형태가 인기를 끄는 것도 신부의 몸매를 날씬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 따라서 허리선을 어떻게 살리고, 신부의 결점을 최대한 감춰 날씬한 실루엣을 만드는 것이 웨딩 가운 디자이너들의 최대 고민이 되었다.
색상 또한 과거처럼 화이트로 한정하지 않고 블루·그린·퍼플 등의 컬러를 살짝 가미하는 등 전통 웨딩 가운보다 좀더 실험적인 모습을 보인다. 반면 신부를 신비하게 만들어주는 베일 또한 라인 스톤으로 장식한 공주 풍 베일이 인기. 웨딩 가운 분위기가 클래식한 만큼 중앙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전통적인 화이트 골드 반지가 잘 어울린다.
섭시퀀트 스타일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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