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브랜드도 ‘SNS’ 마케팅 무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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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오전 8:51:05



전통과 변화는 흔히 상충되는 개념으로 이해되지만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이 두 가지 개념을 서로 밀어낼 수 없는 동반자 개념으로 융합시키고 있다.

인터넷 상거래의 가능성이 처음 대두되었을 때만해도 이를 일부 테크놀로지 별종들만의 영역으로 웃어넘겼던 럭셔리 업계가 온라인 상거래를 시작하고 자체 웹사이트에 패션 블로그와 뉴스를 전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모바일 수다 공간’을 기꺼이 두 팔로 끌어안고 있으니 말이다.

디지털 세상이 품고 있는 혁명성
물론 처음부터 럭셔리 업계가 디지털 세상에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는 개인이 온라인 쇼핑에 가장 먼저 도전하고, 이들의 성공을 지켜본 자본력 있는 업체가 다양한 어패럴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파는 상거래 사이트를 오픈하고, Bluefly나 Yoox처럼 럭셔리/디자이너 브랜드 전용 상거래 사이트가 등장했을 때도 대다수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쉽게 온라인 상거래(E-commerce)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 같은 주저함의 근원은 디지털 공간이 럭셔리 업계가 중시하는 ‘실질적인 경험’이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유니크하고 럭셔리한 부띠끄에서 한정된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에 익숙한 럭셔리 브랜드로서는 공개된 상태에서, 무작위 고객들과 소통해야 한다는데 의구심과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이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브랜드 이미지가 ‘시간과 공간의 틀이 깨어지는’ 디지털 세상에서 표류할 것을 우려했고 불특정 다수의 무제한적 접근은 그들의 전통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외부적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구찌와 루이비통, 샤넬이 앞 다퉈 소셜 네트워크를 끌어나는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 지금 상황을 생각하면 인터넷 세상에 대한 초창기 불신은 코미디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 반경을 지키는 소비자들이 경계를 허물고 들어서는 디지털 세상은 ‘개인적이고 조용한’ 그들의 틀 안에서 움직이던 럭셔리 업계에 일종의 심리적 공황 상태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독창적인 스타일과 정체성,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와 ‘다양한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갖춘 사람이 공유하는 공간’을 표방한 디지털 세상은 태생적으로 알러지를 일으킬 요소가 충분했던 것.

어찌 보면 인터넷은 상업적 어패럴 유통망의 새로운 창구를 열어주었을 뿐 아니라 서로 다른 공간에서 움직였던 어패럴 업계의 계급 구조, 소비자 사이의 계급 구조가 허물어지고 평가가 이뤄지는 ‘민주주의적 공간’의 시작을 알렸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의식의 혁명이라 볼 수 있다.

경제적 논리가 디지털 세상 촉진
흥미로운 점은 럭셔리 업계의 디지털 끌어안기를 촉발한 것이 경제적 논리라는 사실이다. 디지털 세상의 기술적 편리함을 인정하면서도 동참을 꺼렸던 이들을 움직인 것은 경기 불황과 수익 창출의 경제적 필요성이었다.

‘상류층을 위한 웨딩 드레스’라는 꼬리표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던 베라왕은 대중적인 콜 백화점과 제휴, ‘편한 가격대의 Simply Vera Wang '라인을 론칭, 매스 마켓과 온라인 마켓에 동시 진군하는 약삭빠른 면모를 드러냈다.

디올과 샤넬은 온라인을 통한 시리즈 광고나 프로모션, 혹은 ’브랜드 news'를 통해 소비자와 친숙도를 확장하는가 하면 버버리는 기존의 고객과 잠재적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소통하고, 자발적 홍보를 진행하고 구매를 자극하는 디지털 ‘만남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일부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럭셔리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와 제휴, ‘플래쉬 세일’전을 펼치며 온라인 매출을 유인하는 등 디지털 세상이 약속하는 경제적 이점은 럭셔리 업계의 단단히 굳은 어깨를 한결 나긋하게 하는 매혹적인 장치인 셈.

또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인터넷을 차용하는데 뜸을 들였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모바일 세상 접속에는 상대적으로 기민한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아이폰을 위시한 스마트폰이 손 안의 디지털 세상을 열자 샤넬은 재빨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론칭, 럭셔리 브랜드의 진입을 촉진했고 루이비통, 구찌 등 인터넷 세상 동참에 소극적이었던 브랜드도 발 빠르게 모바일 세상의 동반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모바일 세상 재빨리 끌어안은 럭셔리 업계
모바일 마케팅의 가장 큰 매력은 고객과 보다 긴밀하고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만인에게 오픈된 대중적인 인터넷보다 모바일 세상은 ‘개인의 선택권’이 좀 더 강조되는 ‘열린 듯 닫힌 공간’이라는 점에서 럭셔리 브랜드와 상통하는 면이 있어 보다 민감하고 은밀하고, 친근하게, 마치 살롱에서 고객을 상대하듯 럭셔리 브랜드의 속성을 잃지 않는 독점 마케팅에 유리한 것.

모바일 사용자들은 팝업창으로 무조건 튀어나는 ‘광고 대신’ 자신이 관심을 갖는 럭셔리 브랜드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접속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자발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홍보에 동참하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소셜 네트워크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인 ‘감정적이고 개별적인 접근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친밀하고 은근한’ 인연 구축 구조는 럭셔리 브랜드가 추구하는 독점적이고 ‘우리끼리 통하는 세상’에서 움직이는데 매우 유용하다.

버버리의 ‘Retail Theater’ 어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인 경우.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 버버리는 애플 아이패드를 통해 지난 9월21~25일 파리패션주간에 에 펼쳐진 2011 봄/여름 캣워크 쇼를 라이브로 전달하고 소비자가 컬렉션 상품을 아이패드를 통해 직접 주문할 수 있도록 지정, 보통 3~6개월 걸리던 신제품 배송 시간을 몇 주 이내로 단축하는 명민한 모습을 보였다.

즐거움과 실속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 작업은 럭셔리 브랜드와 모바일 세상의 슬기로운 동행을 잘 보여준 사례로 다양하고 발전적인 모바일 마케팅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전통적인 마케팅에 그치지 않고 ‘마케팅+주문+배송=보다 치밀한 고객 서비스’로 구성하는 예민하고 발전적인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것.

특별함을 원하는 소비자와 소통 창구
모바일 네트워크 사용자들에게 특별함을 제공하는 ‘초대장’을 보내고, 제한적인 소비자 혹은 영향력 있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프리 릴리즈 제품이나 캣워크 장면, 비하인드 더 쇼 장면을 제공하는 모바일 마케팅 콘셉은 ‘나만의 독점성’과 ‘대접받는 느낌’을 중시하는 럭셔리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인터넷과 모바일 네크워크는 같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데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럭셔리 업계가 보다 선택적이고 개별적이며 직접적인 모바일 마케팅에 호응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바로 이 같은 ‘특별함’이 제공되는 모바일 환경 때문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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