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다시 위기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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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5 오전 10:16:13

「갭」이 다시 정체기에 빠진 것일까? 방만한 유통망 정리, 베이직한 아이템으로 전열을 재정비한 뒤 활기찬 부활의 모습을 보였던 「갭(Gap)」이 다시 매출 정체를 보이고 있다. 베이직한 기조를 벗어나 특색 없는 트렌디 아이템을 전진배치하다 벼랑에 몰린 「갭」의 CEO로 취임한 뒤 ‘생활 속의 베이직’이란 콘셉트를 통해 매출 반전을 이뤄냈던 폴 프레슬러는 크리스마스∼새해 휴가기간에도 현전한 매출호조를 이뤄내지 못해 이사진과 투자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갭」의 창설자인 돈 피셔는 프레슬러의 경영방식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족을 드러낸 상태고, 업계에서도 프레슬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물론 「갭」은 이 같은 소문에 대해 노코멘트 상태. 프레슬러를 곤경에 빠지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유통 경험이 전무하다는 데 있다. 디즈니 경영진으로 활동하다 2002년 8월 「갭」의 CEO로 취임한 프레슬러는 산적한 부채를 감소시키고 철저한 재고관리, 불필요한 홍보비 절감을 통해 재정적 안정을 이뤘고, 현재 22억달러의 투자가용 현금을 보유, 베이비붐세대를 위한 머천다이징 개발 및 주식 버이백을 통해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문제는 패션·유통 경험이 없는 그가 스타급 디자이너팀만 있으면 유통은 절로 되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현재 「갭」의 디자인팀은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와 「띠오리(Theory)」에서 활약한 디자이너 피나 펄리시 등 스타급 디자이너로 구성되어 ‘마크제이콥스풍’ 핸드백 등 히트아이템을 내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머천다이징은 여전히 특색 없고 경쟁력이 낮다는 평이다. 라이벌 브랜드 「어메리칸이글(American Eagle)」이나 「J.C Crew」 등은 매장에 들어서면 브랜드의 특색이 느껴지고 제품군도 매력적이지만, 「갭」은 여전히 베이직도 트렌디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여기에 스타급 디자이너들이 과거의 디자인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어 까딱하면 디자이너 브랜드 카피 브랜드가 될 위험까지 안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발길을 멀어지게 한 「갭」 매장의 단조롭고 지루한 모양새가 여전하다면서 프레슬러 취임 이후 「갭」의 주가도 그다지 상승되지 않은 점이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지난주 「갭」의 주가는 21달러69센트로 마감 4달러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프레슬러가 「갭」을 지나치게 ‘재정적인 면’으로만 다루고 있다면서 패션과 스타일, 즉 「갭」의 머천다이징의 방향에 대해 아이디어를 집중해야 장기적 침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패션의 본질에 대해 진지한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유통과 머천다이징에 대한 지식부족으로 비난을 받는 「앤타일러」의 CEO 패트릭 스펜하우어 꼴이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폴 프레슬러에 대한 불만이 새어나오면서 「갭」의 신화와 몰락을 동시에 이끌었던 전 CEO 미키 드렉슬러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갭」을 떠난 뒤 경쟁사 「J.C Crew」의 CEO로 자리를 옮겨 활기찬 경영력을 보이고 있는 드렉슬러는 지난 3사분기 「J.C Crew」의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려 그를 밀어낸 「갭」에 통쾌한 복수전을 펼쳤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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