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투자자들이 자본을 무기로 프랑스 라벨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간 것일까. 패션과 문화의 도시라는 자부심과 걸맞지 않게 미국의 웨스턴 부츠가 프랑스 패션가를 사로잡고 젊은 할리우드 트렌드세터들의 프랑스 젊은이들의 스타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지금, 미국 업체들의 프랑스 라벨 사들이기가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얼마 전 정통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로와」가 미국 팰릭 그룹에 팔리면서 자존심이 상했던 프랑스 패션가는 「엠마누엘웅가로」가 미국의 하이테크 기업에 인수되자 손가락을 하나씩 잃어가는 분위기다.
세계적인 명성의 럭셔리 라벨, 「엠마누엘웅가로」는 1996년 패션하우스 페라가모 그룹에 인수되었는데, 페라가모가 자본과 수익성을 이유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인수자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던 참이었다. 그런데 인수자가 패션 사업에 대한 경험이라고는 전혀 없이 하이테크 사업으로 재산을 모은 파키스탄계 미국인 아심 압둘라로 밝혀지자 프랑스 패션계는 조금 당황하는 분위기다.
현재 브랜드 인수 가격과 자세한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 그러나 전문가들은 「웅가로」의 인수가를500만∼1천만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1965년 런칭된 「엠마누엘웅가로」는 화려한 컬러의 플로럴 프린트로 유명하며 남·여성복과 액세서리, 향수 사업을 펼쳐온 뼈대 있는 브랜드로 라이선스 사업도 함께 펼쳐왔다. 자체 브랜드와 라이선스 수익을 통한 전체매출은 8천400만달러 선으로 남성복과 액세서리 매출이 강세를 보여 3년 안에 매출이 1억2천만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었다.
페라가모 그룹은 「엠마누엘」과 「엠마누엘웅가로」 브리지 컬렉션이 매출 호황을 타던 1996년 「엠마누엘웅가로」를 인수했고 디자이너 지암 바티사발리를 영입, 「웅가로」의 디자인 작업을 돕게 했으며, 그 후 지암 바티사발리는 「웅가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취임했고 2001년에는 브랜드 디자인 전권을 휘둘러왔다.
브랜드 창시자인 디자이너 엠마누엘 웅가로는 지난 6년간 브랜드 디자인에 관여하지 않고 디자이너 벵상 달이 레디투웨어를 지휘해 온 상태. 이처럼 엠마누엘 웅가로가 이미 디자인에서 손을 뗀 상태라서 이번 매각을 통해 「엠마누엘웅가로」의 디자인 및 사업 방향은 일정 부분 변화가 필수적일 듯하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웅가로」의 경영권을 맡아 핵심사업 중심으로 브랜드를 정비하고 라이선스 사업에 치중해 온 파올로드 스프리트는 아심 압둘라가 인수한 뒤에도 경영팀 승계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또한 「웅가로」의 전 소유주 페라가모 그룹도 패션계에 경험이 없는 아심 압둘라에게 ‘전력과 조직관리’ 측면에서 지속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다. 또한 이번 인수작업과 상관없이 「엠마누엘웅가로」 레디투웨어는 내년 3월 런어웨이 쇼를 펼칠 계획인데, 디자이너 뱅상 달이 지휘하게 될지는 아직 미정.
현지 분위기로는 경영자 일부는 아심 압둘라와 함께 계속 활동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디자이너는 물갈이가 될 전망이 우세하다. 패션사업에 첫 진출하는 아심 압둘라는 전통 있는 「엠마누엘웅가로」의 브랜드 리포지셔닝 및 조직 다변화로 시장지배력 높이기에 집중할 뜻을 밝히고 있어, 미국으로 넘어간 「엠마누엘웅가로」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위치로 패션가를 자극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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