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진 온라인 리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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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오전 9:46:41




클릭 한 번이면 주문과 배송이 이뤄지는 간편한 프로세스와 오프라인 매장이 없어도 판매가 가능하다는 매력, 인터넷에 대한 무한 신뢰가 가미되면서 일각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쇼핑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을 정도였다.

그 때 실제로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004년 쯤이면 전체 유통 중 1/4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10여년이 지난 지금 온라인 리테일은 정말 오프라인 시장을 무섭도록 잠식하고 있을까?


온라인 팽창 속도 의외로 느려

의외의 대답일지 모르지만, 2009년 현재 전체 마켓의 강자는 여전히 오프라인 리테일이며 온라인 리테일은 2013년이 되어서야 전체 리테일 마켓의 1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당초 온라인 창구가 자본과 오프라인 유통망이 부족한 소규모 리테일러들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자본과 유통 경험이 풍부한 ‘기반 있는’ 리테일러가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나 오프라인이건, 온라인이건 여전히 ‘투자와 전략, 경험’이 유통 성공에 필수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온라인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새로 진입하는 무경험자는 오프라인 마켓에서 ’밀려나듯‘ 온라인 시장에 정착하고 성공을 거두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실제로 영국의 온라인 리테일러 톱 순위에는 Tesco, Next, Argo, HMV, B&Q, J, Sainsbury 등 기존의 오프라인 시장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리테일러나 자본력 풍부한 규모가 큰 리테일러들이 차지하고 있어,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인터넷 시장 역시 자본과 규모의 논리가 주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IMRG 자료).

또한 닷컴 업체들이 활황을 이뤘을 때 나름 힘을 발휘했던 패션 리테일러 Boo.com과 할인 컴퓨터 판매 사이트 Cyberian Outpost는 닷컴 산업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무너지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즉 온라인 리테일 초창기에 예상되었던 장미 빛 희망은 자본과 전략, 규모와 경험이 지배하는 날카로운 현실 앞에 무릎을 꿇게 된 것. 일각에서는 유통 경험이 전무했던 이들 닷컴 기업이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빠져 고객 서비스와 제품의 질보다는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펼친 것이 온라인 시장의 성장력을 오히려 축소시킨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의 보조 채널?

또 다른 문제는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이 갖고 있는 단점(제품을 확인할 수 없고 배송 시간이 걸린다)을 여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구매 결정을 내리는데 망설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패션 리테일의 경우 아무리 세세한 설명과 사진, 심지어 동영상이 첨부되어도 직접 제품을 보고 착용해서 느끼는 ‘만족감’을 따를 수 없어 대다수의 소비자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

실제로 이러한 단점 때문에 온라인 쇼핑을 불완전한 쇼핑이라고 치부하는 리테일러들이 많아 온라인 쇼핑이 시작된 지 20년이 다되어 가지만 여전히 온라인 시장 대신 오프라인 유통망 확장에 전력하는 업체들도 많다. 합리적이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여성들을 사로잡고 있는 파워 패션 리테일러, 자라(Zara)가 대표적인 경우다.

자라는 매년 다양한 글로벌 마켓에 신규 매장을 오픈하고 있지만 온라인 진출 계획은 여전히 없다. 반면 1997년 영국에서 최초로 온라인 식료품 쇼핑을 시작한 영국의 할인 수퍼체인 Sainsbury's는 오프라인 마켓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쇼핑 채널을 ’일종의 주문 창구‘ 정도로 활용하는 방책으로 온라인 창구를 활용, 오프라인의 매출을 부양하는 방책을 취하고 있다. 결국 온라인 리테일 사업은 기존에 방대한 오프라인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을 경우 성공 및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온라인 쇼핑이 ‘자본력 약한 힘없는 업체’들의 지상 낙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온라인 리테일은 매우 한정적인 ‘유통 채널’이 될 수 밖에 없고, 오프라인 마켓에서 닦은 ‘지명도, 곧 브랜드 네임이 바탕이 되어야 그나마 안정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이는 곧 대다수의 힘 있는 리테일러들은 오프라인 유통망의 성공을 온라인으로 연결, 오프라인과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는 영리한 모습을 보이며, 가뜩이나 취약한 오프라인 업체들은 이들의 막강한 자본과 유통망, 배송능력 앞에 무력감을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 유통망이 독점적인 유통망으로 존재할 때보다 성공한 오프라인 유통망( 혹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보완적인 유통망으로 작용할 때 온라인/오프라인의 시너지 현상이 배가되는 셈이다. 그런 만큼 오프라인 브랜드 명성이나 유통망이 구축되지 않은 순수 오프라인 리테일러 성공을 거둔 업체들은 온라인 초창기에 열망에 부픈 소비자들을 재빨리 사로잡을 수 있었던 Amazon이나 브랜드 패션 사이트 Asos 등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 온라인 리테일 기준)


온라인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관건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그만큼 온라인 유통은 어떤 면에서 인터넷이 가져올 흥분된 미래와 온라인 쇼핑에 대한 ‘기대감과 특권의식(?)’이 높았던 닷컴 시대 초장기에 더욱 성공할 확률이 높았고, 온라인 쇼핑의 허와 실에 대해 소비자들의 경험과 이해가 높아지고 온라인 시장 역시 치열한 경쟁과 전략의 현장이 된 지금 더욱 성공하기 힘든 유통 채널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IMRG가 영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지난 8분기 동안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과 가격 경쟁력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온라인 쇼핑 만족도가 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Sainsbury‘s 관계자 또한 온라인 채널이 커질수록 당초 접근 편의성으로 온라인 채널을 활용했던 소비자들이 더욱 제품 및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원한다면서 온라인 쇼핑 채널은 생각보다 ‘편리한 유통 통로’가 아니라고 밝히는 등 온라인 쇼핑’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있다.

즉 직접 고객과 대면할 수 있 오프라인 채널과 달리 온라인 쇼핑은 화면과 실제 제품에 대한 (주관적)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적절한 고객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온라인 채널, 나아가 해당 리테일러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어 오프라인 채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온라인 채널은 오프라인 마켓에서 성공한 리테일러나 브랜드에게도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결코 편치 않은 유통 채널인 셈이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을 가로막는 또 다른 약점은 ‘배송’이다. 대다수의 온라인 구매자들의 느린 배송 속도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바꿔 말해 “만족스런 제품+ 빠른 배송=온라인 리테일 성공‘의 공식이 성립하게 되는 셈. 하지만 경비 절감을 위해, 또 배송 인프라의 부실로 인해 온라인 리테일러들의 ’배송 고민‘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어 온라인 업체들의 고민은 깊다.


그럼에도 기대되는 온라인 리테일

타이트한 재정과 원활한 배송 문제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시각적 요소(매력적인 웹사이트 구성 및 제품 선택/배치)는 소비자를 유인하는 효과적인 장치로 자리하고 있어 온라인 리테일 사이트 또한 자주 디스플레이를 바꾸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인터렉티브한 구성을 갖추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발길은 멈출 수밖에 없다.

특히 온라인 사이트의 경우 짧은 시간에 수많은 사이트를 비교해 볼 수밖에 없어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첫 인상 (매력적인 디스플레이)는 온라인 리테일러들이 갖춰야 할 절대 무기인 셈이다. 물론 일단 시선을 사로잡은 후에는 결재를 유도할 만큼 매력적인 제품과 빠른 배송을 고민해야 하지만 말이다. 막연한 온라인 쇼핑에 대한 환상의 거품이 깨지고, 날카로운 ‘비교와 만족도’를 따지는 현실이 자리한 지금 온라인 리테일러들의 진정한 경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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