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달콤한 13억 중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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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업계, 중국 모시기

2009-06-22 오전 10:26:32






중국 시장에 대한 장미빛 꿈에 부푼 럭셔리 업계가 긴장해야 할 듯하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 도입으로 서구 패션에 대한 욕망에 한층 부푼 중국은 포화 상태에 도달한 서구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력 높은 신규 매출처 찾기에 혈안이 되어있던 럭셔리 업계의 달콤한 구세주로 여겨져 왔다.

실제로 자본 시장 논리를 일찌감치 받아들인 중국인들이 시장 경제에서 ‘거부’가 되고, 중국 금융시장에 세계 자본이 몰리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에 부푼 중국인들이 소비 재미에 빠지면서 중국 럭셔리 시장은 놀라울 정도의 성장력을 보였던 것이 사실. 

그런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중국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고가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소비 욕구가 급속도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중국 럭셔리 시장에 ‘목숨’을 걸고 있는 많은 럭셔리 업체들의 고민이 늘어날 듯 하다.


중국 시장…장미와 가시 사이

실제로 지난 2009년 1/4분기 중국의 리테일 매출이 15% 상승했지만 고가 럭셔리 제품에 대한 구매욕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소비자들이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필수품’과 꼭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사치품’을 구분하는 ‘가치 구매’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자신의 소비에 한층 더 ‘까다롭고 현명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즉 ‘화려한 매장만 오픈하면 중국 시장의 매출은 그냥 따라올 것’으로 자신해왔던 일부 럭셔리 업체들은 중국 공략에 대한 전력을 재정비할 시점이 되었다는 신호인 셈.

일각에서는 장기화 될 것으로 우려했던 글로벌 불황이 예상보다 일찍 ‘반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경기가 마냥 상향 곡선만을 걷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중국인들이 지갑 단속에 돌입, 2009년 하반기에도 소비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결과는 2007년 6.4% 증가를 보인 후 3%로 위축된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성장 둔화와 유럽과 일본, 미국 시장의 2009년 매출이 정체 혹은 하락한 상황과 맞물려 럭셔리 업계의 운신 폭을 더욱 좁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구찌는 2009년 주력 시장으로 중국을 주목했지만 중국의 부동산 시장 및 수출 상황이 글로벌 불황에 파고를 당하자 내심 당황했다.

그나마도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소비 진작책에 5860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한숨을 돌리고 있지만 한창 상승세를 타던 중국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아닌가 내심 조심하는 분위기다. (구찌의 2007년 중국 본토 매출은 42% 상승했고 중국을 위시한 이머징 마켓의 소비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

사실 럭셔리 시장의 경연장이 된 중국은 2008년 놀랄 만큼 럭셔리 업계의 ‘노다지’ 역할을 해주었다. 럭셔리 제국 LVMH는 루이비통의 대활약으로 2008년 강한 매출을 올렸고 중국은 루이비통의 글로벌 2위 마켓으로 자리매김 했고  럭셔리 핸드백/의류/액세서리 뿐 아니라 LVMH 산하의 고급 와인/주류 매출도 급증, 2008년 중국은 꼬냑 메이커 헤네시의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또한 2008년 11월 발표된 LVMH의 실적 자료에 의하면 크리스챤디올 향수 디비젼은 2008년 3분기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리 성장을 기록했고 중국 여행자들의 대활약으로 LVMH 산하 면세점 체인 DFS 그룹도 강한 매출력을 과시했다.

한편 구찌의 2008년 글로벌 매출은 전년대비 8% 상승했는데 성장 폭이 가장 컸던 아시아 시장의 정점에 중국 마켓이 자리하고 있고, 최근 ceo 지안까르로디릿시오와 결별한 베르사체도 중국 시장에서만은 낙관적인 성장력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안에 미국을 제치고 베르사체의 글로벌 2위 마켓으로 등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베르사체는 중국에 추가 매장을 오픈, 성장 동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젊은 소비자의 힘

단기적 매출이 당장 하락하더라도 럭셔리 업계가 중국 마켓에 낙관적 견지를 유지하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경제 체제에 익숙해진 중국의 젊은 중산층들이 ‘저금’보다는 ‘삶의 질’을 중요시 여기면서 럭셔리 소비 욕구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은 럭셔리 핸드백이나 슈즈, 의류를 자신의 신분을 알려주는 일종의 ‘표식’으로 여기고 있고, 대다수가 주식 투자에 관심이 없어서 중국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았을 때도 재산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따라서 중국 대도시의 젊은 중산층은 여전히 럭셔리 구매에 관심이 높고, 중국 시장이 장기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어 구매 여력은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중국 럭셔리 마켓의 큰 손, 최상류층은 글로벌 불황과 상관없이 럭셔리 소비력을 과시하고 있어 에르메스, 베르사체 등은 중국 시장의 ‘최상류층’을 타깃으로 한 시장 접근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을 정도. 실제로 일본 시장에서 매출 하락을 보였던 럭셔리 하우스 에르메스는 강한 매출 탄성을 놓치지 않는 중국 시장의 매력에 빠져 추후 3년간 3-4개 매장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깊은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중국 소비자들과 서구 소비자들이 불황을 인식하고 소비를 결정하는데 큰 차이점을 낳는다)


낮추는 자세로 전략 재정비

하지만 글로벌 불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중국 럭셔리 시장을 낙관할 수만 없기 때문에 럭셔리 업계는 중국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실도와 소비력을 증강시키기 위한 전략에 돌입했다.

먼저 중국의 럭셔리 소비층을 럭셔리 초보자부터 최상류층까지 세분, 각각의 소비 집단의 충실도를 이끌 수 있는 아이템과 가격대로 접근하고 패션에 민감한 여성들과 신분적 상징으로 럭셔리 아이템을 구입하는 남성들에게 각기 다른 머천다이징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 차별적인 럭셔리 ‘교육’을 시키는 전략이다. 즉 여성들에게는 먼저 가격부담이 적은 화장품부터 시작,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력을 끌어오고 남성의 경우 셔츠와 타이 등 기본 아이템부터 아내와 여자친구, 사업 고객 및 파트너를 위한 선물 등 다방면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접근력을 높인다는 것.

특히 초보 럭셔리 소비자들을 ‘충실한 고객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열쇠고리나 벨트 등 ‘브랜드’ 재미를 알려주는 작은 아이템과 가격 부담이 적은 핸드백/지갑을 제공하는 한편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느끼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춰 매장에서 제품을 직접 만져보는 ‘촉감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한편 이미 럭셔리 소비가 익숙해진 최상류층을 위해선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차별적 럭셔리 아이템을 제공하고 최신 제품에 가장 먼저 접근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국 소비층의 다변화를 꾀하는 럭셔리 업계의 전략의 일환이다.

동시에 이유 없이(!) 거만하고 불친절하고 제품 설명도 부실한 럭셔리 매장 직원들의 서비스 태도를 개선, 소비자들이 좀더 편하고 즐거운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럭셔리 소비를 자극한다는 것도 중국 시장의 소비력을 최대한 끌어내려는 럭셔리 업계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시장에서 ‘최상류층’을 타깃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해온 베르사체는 이제 보다 넓은 고객층 확보에 나섰고  페라가모는 창설 80주년 기념식을 상하이에서 진행, 중국 시장의 중요성과 중국 소비자에 대한 기대감을 적극 드러낸 바 있다.

특히 베르사체는 2008년 중국의 셀러브리티와 유지들이 자리한 가운데 최초로 패션쇼를 진행하고, 2008년 5월에는 스촨성 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하는 등 중국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적극적 중국 시장 ‘모시기’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노골적인 중국 시장 눈치 보기에 나선 럭셔리 업계의 모습은 글로벌 불황으로 매출 불안에 시달리는 럭셔리 업계의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도도한 럭셔리 업계도 결국은 ‘돈’ 앞에서는 나약한 소시민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되겠다. 사실 럭셔리 브랜드들이 아무리 ‘상류층의 품격’을 부르짖는다 해도 결국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물론 포장은 좀더 아름답고 ‘럭셔리어스’ 하지만 말이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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