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 반바지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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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자제 겨냥 디자이너 감각 숏팬츠 인기

2009-05-29 오후 11:19:47


여자들의 노출에 내심 부러웠던 남자들이 반바지에 푹 빠졌다. 단, 여기서 말하는 반바지는 아저씨들이 슬리퍼 질질 끌고 다닐 때 입는 반바지가 아니라 고급스런 재킷과 매칭하거나, 제법 격조 있는 자리에 참석해도 좀 ‘있어 보이는 반바지’를 말한다.

굳이 비교하자면 근대 상류층 자제들이 테니스 경기를 할 때나, 요트 경기를 참관할 때, 혹은 자신의 요트에서 태양아래 미녀와 즐길 때 입던 실크셔츠+고급 소재의 수트형 팬츠를 연상하면 그림이 될 듯.

영국 귀족자제들이나 초창기 아이비리그 리그 남학생들이 여유를 즐길 때 입었던 브이넥 스웨터 + 무릎길이의 화이트 팬츠를 연상하면 대충 비슷하겠다.

이처럼 하이 클라스 자제들의 카리브 여행 차림에 어울릴법한 반바지가 톰포드, 조르지오아르마니, 닐바렛 등 디자이너들의 맨스컬렉션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구매자들이 늘고 있다.

물론 아르마니의 코튼 스트링 남성용 쇼츠 775달러, 톰포드 코노테니스 쇼츠, 650달러, 프라다의 하이킹 쇼츠 465달러, 바지 안쪽에 박서 브리프가 부착된 마크배스티앙의 컷오프 카키 쇼츠 540달러 등 웬만한 수트 가격을 능가하는 것이 흠이지만 남자들의 옷장에 품격+활동성을 적절히 보완한 ‘좀 있어 보이는’ 반바지 하나 정도는 준비해둬야 ‘패션 좀 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듯.

지난 몇 년간 보다 창의적이고 ‘패셔너블한’ 남성복을 찾는 소비자를 위해 피트한 셔츠와 타이, 혹은 재킷과 어울리는 반바지를 끊임없이 시험해온 디자이너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 스타일을 즐기는 남성들은 한 여름에 답답한 수트에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될 듯하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 디자이너 브랜드의 반바지는 지나치게 지갑에 부담이 된 다는 것. 초창기 디자이너의 남성용 쇼츠가 100-200달러 정도만 돼도 ‘상당히 비싸다’는 인식을 주었다면 요즘에는 그 정도면 고마운 가격이 되어버린 것.

실제로 벅도프굿맨이나 바니스 뉴욕에 반입되는 남성용 디자이너 쇼츠의 ‘시작가’가 200달러를 상회하고 패셔니스타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디자이너 닐바렛의 여름울 시티쇼츠는 615달러, 그레이 쇼츠는 485달러로 정작 재킷과 반바지 차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남성들이 구입하기는 상당히 부담이 된다.

솔직히 중년 남자가 반바지와 재킷 혹은 핏되는 셔츠를 코디하고 나설 용기를 가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옷이 작아질수록, 천이 조금 들수록 가격이 높아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듯.

하지만 앞서 말한 마이클바스티앙의 반바지의 경우 특수 가공한 코튼 캔버스에 손으로 염색을 해 독특한 컬러와 질감을 살리고, 버튼은 진주나 소뿔을 정교히 가공하고, 바느질과 제작은 모두 이탈리아 장인의 손을 거쳐 소재부터 제작 과정에서 가격 상승 요소가 산재하다며 가격 비판에 대한 디자이너의 입장을 설명한다.

실제로 고급 패브릭을 소재로 한 클래식 반바지부터, 컷오프, 스웻쇼츠, 심지어 실켓 가공한 값싼 코튼 팬츠까지 남성들의 반바지 시장에 선택폭이 넓어지고 중가대 브랜드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만큼 재킷과 셔츠에 어울리는 패셔너블한 남성용 반바지 시장의 스텍트럼은 더욱 넓어질 전망. (H&M의 남성용 시트쇼츠 19.95달러, American Apparel의 시티 쇼츠는 42달러면 구입이 가능하고 Topshop의 쉬크한 카키 쇼츠는 100달러 Theory 155달러인 반면 랑방 페이퍼백 쇼츠는 615달러나 한다).

한편 반바지가 컨템퍼러리 남성복 패션을 주도하는 가운데 라이닝이나 숄더 패드없는 재킷도 덩달아 탄력을 받고 있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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