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패션계가 단단히 망신을 당했다. CFDA(美패션디자이너협회)의 의장이자 디자인 불법 카피를 막는 Design Piracy Prohibition Act(디자인 위조 예방법안)의 미국회통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디자이너 다이앤폰퍼스텐버그(사진)가 토론토 패션라벨 「머시(mercy)」의 디자인을 카피했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앤디워홀을 비롯한 팝아티스트들의 연인이자 문화적 아이콘이며, 활동성과 페미닌한 여성미를 함께 살려주는 랩드레스로 1970년대 패션계를 주도했던 다이앤폰퍼스텐버그는 자신의 시그니쳐 ‘랩드레스’가 무차별적으로 카피되는 고통을 겪으며 ‘디자인 저작권 인정론’을 펼쳐온 인물인 만큼 이번 사태의 파장은 만만찮다.
카피 논란은 제시카알바가 엘르 매거진의 커버에 다이앤폰퍼스텐버그의 빈티지 플라워 재킷을 입고 등장한데서 비롯됐다. 비대칭적인 보우+루즈 슬리브+신축성 있는 가장자리 처리+소매부분에 독특한 다트+홍차로 염색+재킷 뒤 부분 라이닝에 끈을 부착, 허리를 조정할 수 있게 한 빈티지 플라워 재킷은 엘르 표지 뿐 아니라 패셔니스타들이 즐겨보는 고십걸에도 등장, 패션가의 많은 주목을 받으며 퍼스텐버그의 존재감을 다시금 알린 아이템이다.
그런데 지난달 토론토 저널리스트 나탈리앳킨슨이 문제의 재킷이 토론토에서 활약해온 패션 브랜드 머시의 재킷과 너무나 유사하다고 지적했고, 블로거들이 이 내용을 퍼가면서 순식간에 ‘디자인 카피’ 논쟁이 벌어지게 된 것.
상황이 확산되자 다이앤폰퍼스텐버그는 즉각 상황을 확인한 후 머시의 디자인을 카피한 디자이너를 즉각 해고하고, 머시측에 합당한 배상금을 지불하기로 협의했지만 유명 디자이너가 상대적으로 약한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카피하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매출까지 늘렸다’는 비난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실제로 머시의 오리지널 빈티지 플라워 재킷의 가격은 300달러인 반면 퍼스텐버그의 빈티지 재킷은 1000달러로 라일과 제니퍼가 씁쓸함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토론토를 근거지로 지난 15년간 빈티지하고 혁신적인 감성으로 인정받아온 머시는 제니퍼할책과 리차드라일이 운영하는 업체. 폰퍼스텐버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비통한 일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 뿐 아니라 다른 디자이너들도 이번 일이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며 법적 전문가를 통해, 재빨리 머시측과 협의에 나섰지만 이미지 손상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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