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바비 인형이 3월 9일, 탄생 50주년을 맞는다. 패션 사업으로도 가지를 뻗치고 있는 마텔 사가 제작한 바비 인형은 백인 우월주의와 여성의 외모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형성한다는 사회학자들의 비난도 받고 있지만, 전 세계 소녀들의 필수품이자 패션에 대한 흥미를 구축하는데 한 몫을 해온 것도 사실.
실제로 구찌와 샤넬과 디올 등 럭셔리 패션하우스와 디자이너들이 바비 인형 옷을 제작, 한정판으로 판매하거나 전시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패션이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의 환상을 현실화 해준다고 본다면 완벽한 체형(?)과 미래의 소비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통로가 될 수 있는 바비 인형과 친분을 구축하는 것은 꽤 일리 있는 일이다. 이처럼 패션계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해온 바비가 뉴욕 패션주간에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50편의 의상을 입고 캣워크에 올랐다.
바비 인형으로 분장한 모델들의 런웨이를 수놓을 의상을 살펴보면 디자이너 다이앤 폰 퍼스텐버그의 시그니쳐 스타일 핫핑크 랩드레스와 화려한 그린 컬러의 벳시 존슨 파티드레스를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들의 레드카펫 드레스로 유명한 마르께사(Marchesa)의 감성이 담긴 글래머러스한 이브닝 가운과 플리트 주름을 넣어 여성미를 더한 카르멘 마크 발보의 블랙 스트랩리스 칵테일 드레스, 그리고 60년대 모드를 되살린 니콜 밀러의 체크보드 트레페즈 드레스+스윙 코트와 일일이 손으로 꿰맨 비드 장식이 눈길을 끄는 토미 힐피거의 화이트 미니 드레스 등으로 디자이너의 면모만 봐도 미국의 패션아이콘으로 자리한 바비의 파워를 가늠케 한다.
2006년에 한국을 찾은 ‘The Barbie Story 2006’ 전람회에서도 증명되었던 것처럼 바비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글로벌 패션 아이콘이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패셔니스타이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대변하는 의미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바비는 흑인 바비 인형은 물론 다양한 민속 의상을 입은 다인종 바비를 출시, 다인종에 대한 사회적 배려심을 독려했고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담은 의사 바비, 조종사 바비, 외교관 바비, 디자이너 바비 등을 통해 여성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변화에 민감히 대처해왔다.
하지만 무엇보다 바비를 ‘바비답게' 만드는 것은 패셔너블한 트렌드 세터적 이미지로 패션이 시즌별, 시대별 진화를 거듭하듯 바비의 스타일도 그 시대의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변화 있는 모습으로 여성들에게 패션의 즐거움을 일깨우는데 한 목 해왔다-2006년 국내 전시회에서도 디자이너 노승은, 손정완, 이광희, 정구호, 김영석 등 한국의 탑 디자이너들의 바비 의상을 제작, ‘바비 패션쇼’를 펼친 바 있고 당시 사진작가 안트 외팅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유명 관광지에서 촬영한 등 한국을 대표하는 다섯 명의 탑 디자이너들이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의상을 입은 바비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처럼 여성과 뗄 수 없는 패션과 헤어, 메이크업,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담다온 바비가 패션계와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 디자이너들의 바비 탄생 50주년을 기념, 런웨이에 선보인 바비 스타일은 블루밍데일 플래그십 매장에서 전시되며 아쉽게도 판매되지 않는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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