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력적인 목소리만큼 뛰어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카니에웨스트가 디자인에 흠뻑 빠졌다.
패션 라벨 파스텔(Pastel)을 통해 셀러브리티 디자이너 대열에 합류한 그는 단순히 패션 사업을 하는데 만족하는 대신 본격적인 패션 공부를 위해, 잠시 음악을 그만두고 런던으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밀라노와 파리 패션 주간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유럽 패션 하우스들의 컬렉션을 지켜보며 패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오던 그는 최근 디자인 공부를 위해 루이비통(Louis Vuitton)이나 라프시몬즈(Raf Simmons) 등에 인턴 취업 의뢰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래퍼이자 제작자, 감독으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파렐윌리엄스는 루이비통과 제휴, 선글라스를 디자인했는가 하면 테니스슈즈 라인 “Billionair's boys Club"을 한정본으로 론칭하며 패션 세계에도 손을 뻗쳤다.
유명세는 통한다
사실 21세기 패션계의 가장 큰 트렌드 중의 하나로 자리한 유명인의 패션 라벨 붐은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패션계를 위협(?)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CFDA(美패션디자이너 협회)가 수여하는 남성복 디자이너 상을 받을 정도로 세련되고 도회적인 남성복 션존(Sean John)을 진행하는 P.디디나 미국 어번 스트릿웨어 업계를 ‘힙합 스타일’로 재정비하게 만든 로카웨어(Rocawear)의 데이몬대쉬/제이-Z, 러셀시몬즈의 ‘팻팜(Phat Farm), 제니퍼로페즈의 ’J.Lo' 등은 단순한 셀러브리티 라벨을 벗어나 충실한 소비자를 포섭한 의류 브랜드로 그 입지가 단단하다.
특히 션콤은 데님 라벨 블루(Blue)를 론칭하고 디자이너 잭포센과 합자 벤처를 구성, 여성복 및 액세서리/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리즈클레이본이 갖고 있던 중가라벨 애니스(Enyce)를 인수, 패션 제국의 크기를 점점 확대하고 있다.
또한 그의 애인이었던 제니퍼로페즈는 대중적인 J.Lo 라인의 성공에 힘입어 2005년 좀더 업마켓을 타깃으로 한 스윗페이스(Sweetface)를 론칭, 뉴욕 패션주간 피날레를 장식하고 모스코바까지 매장을 오픈하는 등 타이트한 트랙수트로 출발한 패션 사업이 다각화되고 있다.
이밖에 아방가드르+하라주쿠 스타일을 뒤섞으며 나름 ‘오뜨꾸뜨르’ 스타일을 실험하는 그웬스테파니의 램(L.A.M.B) 라인, 올 뉴욕 패션 주간에서 기대 이상의 찬사를 받았던 빅토리아베컴의 꾸뛰르 컬렉션과 프리미엄 데님 라인 dVd, 비욘세의 하우스오브디리언(House of Dereon), 페미닌하고 빈티지한 정서로 성공적 행보를 보이는 밀라조보비치의 패션 라인 조보비치호크(Jovovich-Hawk), 섹시하고 하고 이국적인 엘리자베스헐리의 스윔라인 비치(Beach), 영국과 호주에서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엘멕퍼슨의 인티밋라인 Elle Macpherson Intimates, 월마트와 제휴 토들러 및 트위니 타깃의 어패럴을 진행하는데 이어 컨템퍼퍼리 패션라인 Elizabeth와 James를 추가 론칭한 올슨 자매, 힙합스런 후디와 티, 데님으로 구성된 에미넘의 쉐이디(Shady), 넬리의 어패럴 라인 보칼(Vocal), 50센트의 G-unit Clothing Company 등도 모두 21세기를 활보하는 셀러브리티 라벨의 일부다.
또한 수퍼모델 출신의 크리스티 털링턴은 푸마의 요가라인 누알라(Nuala) 론칭에 깊이 개입했고 퍼기는 키플링(Kippling) 백 디자인에 참여하고, 마돈나는 H&M과 제휴, 한정본 어패럴 라인을 선보이는 등 셀러브리티들의 패션참여는 자체 라벨 론칭, 혹은 컬레보레이션 형태로 무한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미 가수 혹은 모델로 성공을 거둔 이들이 패션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하면 ”유명세를 통한 매출 창출‘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브랜드 알리기에 어려움을 겪는 신참 디자이너들과 달리 이들은 기존의 유명세를 ’브랜드 인지도‘를 쉽게 연결시켜 매출로 연결시키는 단축키를 이미 갖추고 있어 매출을 구축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또한 기존의 팬들이 어패럴 소비층으로 연결되는 경향이 높아 초기 매출이 일정 확보되고 각종 매체 출현을 통해 자신의 라벨을 홍보할 기회가 많은 것도 셀러브리티 라벨 론칭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물론 그들이 패션 사업을 벌일 만큼 충분한 투자금을 갖고 있고 ’무너지기 쉬운 인기‘ 이후의 안전 보험으로 지속적 매출 창출이 가능한 패션사업을 선택하는 영악한 판단도 한 몫 한다.
디퓨전 혹은 콜래보레이션
셀러브리티 라벨과 별도로 뉴욕이 주목하는 디자이너 잭포센이 디퓨전 라인 론칭 계획을 밝히며 덜 부담스런 가격으로 더 많은 고객을 사로잡는 디자이너들의 디퓨전 라인 론칭 붐에 합류했다.
그가 알렉산더맥퀸의 McQ처럼 단독 라벨로 사업을 진행할지 혹은 H&M이나 타깃, 월마트 등 매스리테일러와 손을 잡을지는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헐리우드 스타들이 좋아하는 디자이너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잭포슨이 디퓨전 라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패셔니스타들은 벌써부터 들썩이는 분위기.
셀러브리티들이 연예인으로서의 네임밸류를 패션으로 연결시킨다면, 디퓨전 라인은 이미 구축된 디자이너의 명성을 활용, 다수의 소비자 포섭을 노린다는 점에서 네임밸류를 활용한 마케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돌체앤가바나의 D&G, 마크제이콥스의 마크바이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 지아니베르사체의 베르사체진스꾸뛰르(Verace Jeans Couture) 베라왕의 심플리베라(Vera wang), 알렉산더맥퀸의 McQ, 2009년 론칭할 알렉산더왕의 디퓨전 라인 등은 이름값을 매출로 연결, 성공을 거둔 혹은 성공이 기대되는 대표적 사례.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네임배류를 활용, 매출을 구축하는 또 다른 방식은 적극적인 경계를 넘어선 콜래보레이션 작업이다. ‘패션민주화’로 일컬을 만큼 충격으로 다가왔던 하이스트리트 브랜드 H&M의 디자이너 캡슐컬렉션 시리즈나 아디다스+요지야마모토, 알렉산더맥퀸 +샘소나이트 등은 일반 소비자들이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하이엔드 디자이너를 ‘다수의 영역’으로 이끌어와 디자이너에게는 좀더 넓은 시장을 접촉할 기회를, 업체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신규 매출 구축을 얻는 상호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디자인 크리에이티비의 무한가능성을 입증하며 어패럴업계의 발달을 자극하는 콜래보레이션 작업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하이스트릿 라벨과 하이엔드 디자이너의 만남을 촉발시킨 H&M은 컬러거펠트를 시작으로 스텔라매카트니-로베르토까발리-빅터&롤프-꼼무드가르송-매슈윌리엄슨으로 이어지는 컬레보레이션 신화를 이끌고 있고, 스포츠브랜드의 ‘감각적 패션화’의 신호탄을 올린 아디다스+요지야마마토의 Y3 컬렉션은 스텔라매카트니+아디다스, 미하라야수히로+퓨마, 알렉산더맥퀸+퓨마 등 스포츠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만남의 물꼬를 텄으며, 2009 봄/여름 시즌에는 질샌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디자이너 라프시몬즈와 닥터마틴(Dr.Martens)의 컬레보레이션 슈즈 라인이 패셔니스타들의 마음을 달뜨게 한다.
이밖에 디올옴므의 디자이너 크리스반애쉬는 올리버피플스(Oliver Peoples)와 리미티드 선글래스 컬렉션을 선보였고, 랑방(Lanvin)은 컬트 데님 라벨 애크니(Acne)와 제휴, 쉬크하고 감각적인 맨스컬렉션을 선보여 찬사를 받고 있다.
이처럼 자신의 영역을 고집하지 않고 패션 경계를 넘어선 콜래보레이션 작업은 자신의 분야에서 쌓은 기술적 노하우로 무장한 업체와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비티의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또한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효과적으로 소비자를 포섭할 수 있는, 나아가 자존심 상하지 않고 수지를 맞추는 효율적인 통로라는 점에서 콜래보레이션 작업은 디자이너-업체-소비자 모두에를 만족시키는 영리한 정책이 아닐 수 없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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