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패션에 중독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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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20 오전 9:02:55

패션에 대한 욕망은 러시아의 전통
   디자이너 톰포드는 “유서 깊은 왕조를 이어왔던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럭셔리한 삶에 친숙할 수밖에 없다”면서 “뿌리 깊었던 럭셔리에 대한 애정이 공산주의 체제에서 일시적으로 차단되었다가 시장체제로 전환되며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러시아 패션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드러낸 바 있다. 즉 이탈리아처럼 러시아도 태생적으로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늘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찾는 서구 어패럴 업계는 억눌렸던 미에 대한 욕구를 막강한 소비력으로 분출하고 있는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러시아 소비자들이 서구의 유명 패션 브랜드에 매료되었다는 것은 곧 패션 브랜드들이 러시아 어패럴 시장에서 매장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비력을 갖춘. 준비된 소비자와 이들을 포섭하려는 패션 브랜드들의 사이에서 ‘만남의 장소’를 제공해주는 유통 매장이 러시아 어패럴 업계에서 파워 싸움을 벌이게 된 것. 그런 만큼 러시아 시장을 탐하는 패션 업계와 패션에 목마른 소비자들의 욕망을 자극하며, 러시아 어패럴 유통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체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매장 건물의 모던화로 러시아 소비자 끌어들여
   모스크바에서 벌어지고 있는 럭셔리 그룹과 유통 매장의 전쟁은 ‘건물의 모던화’로부터 시작된다. 제정 러시아 시대의 화려하고도 복고적인 빌딩을 쇼핑하기에 적합한 모던한 맨션으로 재정비하고 페인팅 하면서 러시아 빌딩의 윤곽도 새로운 혁신을 맞고 있는 것.
   관광객들에게는 러시아 왕조시대의 건물이 독특하고 이국적인 풍미를 전달하지만 러시아 소비자들은 발달된 서구를 상징하는 모던한 건물에 더욱 매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에 진입하는 서구 패션 브랜드들이 러시아 유통 거두들과 손잡고 빌딩 리노베이션을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 또한 더 고급스럽고 네임 밸류가 높은 브랜드가 많이 입점한 유통 매장이 더 많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때문에 러시아의 유통 거두들은 네임 밸류가 높은 해외 브랜드를 같은 건물에 유치하기 위해 경쟁할 수 밖에 없어 러시아 어패럴 유통은 일종의 ‘브랜드 백화점’ 형태를 띠고 있다.

러시아 유통계의 거물 ‘머큐리 그룹’
   앞서 말했던 러시아 패션 시장은 럭셔리 브랜드/디자이너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유난히 높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러시아 모스크바가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에 이어 5번째 패션 중심지로 표현할 정도. 그리고 러시아 럭셔리 어패럴 유통의 핵심에 바로 러시아 럭셔리 유통의 대명사 머큐리(Mercury) 그룹이 자리하고 있다. 서구 럭셔리 패션 브랜드를 러시아에 소개하며 유통업계의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있는 머큐리 그룹은 이미 아르마니, 브리오니, 불가리, 샤넬, 돌체&가바나, 구찌, 티파니 등 말 그대로 럭셔리 패션의 대명사격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 만큼 러시아 패션 시장을 노리는 서구 하이엔드 업체들이 러시아 하이엔드 유통에 노하우가 풍부한 머큐리 그룹과 손을 잡으려고 경쟁을 벌이는 것도 당연한 일.
   머큐리 그룹의 뒤를 보스코 디 실리에지, 자밀코 등 후발 업체들이 지방시, 겐조, 만다리나덕, 마리나 리날디, 막스 마라, 니나 리치, 에르메스, 크리스챤 디올, 세루띠, 요지 야마모토, 에스까다 등을 러시아 시장에 유통시키며 럭셔리 서구 패션의 ‘전달자’로 머큐리 그룹의 뒤를 바짝 쫒고 있다.

부띠끄, 패션몰, 그리고 패션 거리
   러시아의 럭셔리 유통은 크게 단일 브랜드를 취급하는 부띠끄와 여러 브랜드를 한 곳에 취급하는 멀티 브랜드숍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되며, 여기에 국제적 패션 유통의 흐름을 도입한 부띠끄형 캘러리(Petrovsky Passage, GUM, TSUM ), 패션몰(Crocus City Mall), 패션 거리(트레챠콥스키街, 스톨리쉬니콥街) 등이 유통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스크바에 가장 먼저 매장을 연 서구 럭셔리 브랜드는 무엇일까? 다소 의외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모스크바 최초의 럭셔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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