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쓰나미… 패션계 공황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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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9 오후 7:51:15

   글로벌 금융 허브, 혹은 세계 경제의 중심국가로 군림했던 미국의 경기 침체가 글로벌 주식/금융 시장 침체로 이어지면서 패션계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생존의 도전을 받고 있다. 절대 있을 수 없을 것 같던 글로벌 투자전문회사 리먼브라더즈가 파산을 선언하고, 메릴린치가 BOA(Bank of America)에 합병되었는가 하면, 도산위기에 몰렸던 AIG는 FRB(美연방준비위원회)가 긴급 수혈해준 860억 달러 덕분에 간신히 도산을 면하는 황망한 상황이 벌어진 것. 문제는 이 정도로 상황이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은행과 투자사들의 도산 소문이 돌고 있어 시장 상황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일시적인 침체로 넘길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증시 활황으로 돈 버는 재미에 익숙해져 있던 패션/리테일러 업계는 급박히 진행되는 경기 침체와 파산 소식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태. 특히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글로벌 경제가 말 그대로 ‘대 공황’ 사태에 빠질 수밖에 없어 패션/리테일러들은 단기적으로 지갑 단속에 나선 소비자들에게 매출을 확보하면서, 장기적인 침체에 대비해야 하는 이중 고민에 시달리고 있다.


양날의 칼-가격 인하 정책
   소비자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업체들이 내민 첫 번째 카드는 ‘가격 인하(mark down)’ 전략이다. 가격 인하 정책은 단기적인 매출을 올리고 소비자와 연계성을 유지하는 가장 쉬운 접근법으로 제품이 팔리지 않을 때 업체들이 내미는 만만한 전략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격 인하 전략이 물건은 팔아도 실익은 남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만 손상되는 실익 없는 방안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무리한 가격 인하전을 펼치기 위해 단가 낮은 패브릭이나 공정과정을 채택, 극심한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입을 경우 그 브랜드는 기존의 타깃층들을 놓치게 될 위험이 높다. 마치 일단 수퍼마켓에 반입되는 화장품 브랜드는 더 이상 백화점 화장품 코너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일례로 하이엔드 리테일러 삭스는 2001년 9.11 사태가 벌어지자 디자이너 제품을 대폭 할인 판매한 후,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매출 구축과 재고 관리의 부담을 피할 수 없는 어패럴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 가격 인하를 하지 않을 수 없다.
   10대를 타깃으로 한 미 어패럴 업체, 어메리칸 이글아웃피터즈는 청바지 두 벌을 함께 구입하면 1벌은 반값에 제공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고 쥬얼리 업체 제일(Zale)은 이미 70%나 할인된 금 귀걸이 가격을 또 20% 할인하는 ‘눈물의 할인전’에 돌입했다.
   이밖에 많은 어패럴 업체들이 특별 세일, 혹은 보답 세일 등등의 명목으로 작게는 20%, 많게는 75%까지 공격적 인하 전략을 펼치면서 할인 전략은 홍보 전략의 수준을 넘어서, 거의 공황 수준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리테일러들은 올 F/W 시즌에도 경기가 나아질 가망성이 없어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시즌에 매출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서라도 재고를 정리하고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월마트, J.C페니, 갭은 전년대비 재고량이 대폭 축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부진으로 8월에 매출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일단 가격 할인정책을 시작하면, 경기가 되살아나더라도 다시 가격 인상이 힘들다는 점이다. 할인 가격에 익숙해진 소비자는 그 가격이 ‘적정가’라고 생각해 가격이 환원되면 뭔가 바가지를 쓴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따라서 가격 할인전은 최소로, 제한된 기간만 실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지적.
   美 어패럴 업계는 지금의 상황이 불황에 시달리던 1970년대 중반과 비슷하다면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체들이 장기적 대처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문제는 장기적 대처에 나설 만큼 여유 있는 업체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택폭이 높아지고 까다로워지면서 브랜드에 대한 충실도가 낮아졌고 소비 패턴 또한 변해 필요하다면 럭셔리 브랜드에 돈을 아끼지 않지만 굳이 구입할 필요가 없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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