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패션 민감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질문 하나. ‘알렉산더’란 이름을 들으면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이 생각나는가, 아니면 ‘알렉산더 왕(Alexander Wang)’이 떠오르는가?
디퓨전 라인 McQ의 성공에 뒤이어 시그너처 라벨의 흑자 전환, 성공적인 뉴욕 진출 등 연이은 승전고를 올리며 앙팡테리블 디자이너에서 성공적인 패션 사업가로 변모한 알렉산더 맥퀸. 그를 좋아하는 당신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올해 패션계에 가장 하트한 ‘알렉산더’는 이제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으로 귀착된다.
잔인한 일이지만 세월은 흐르고 디자이너 트렌드도 순식간에 옮겨지는 것이 바로 패션계다. 따라서 반항미를 물씬 풍기던 알렉산더 맥퀸은 이제 사업의 속성을 아는 중견 디자이너로 밀려나고, 늘 새로운 스타에 목마른 패션계는 더욱 젊고 아름답고 섹시한 매력 남 알렉산더 왕의 신선한 패션 세계에 흠뻑 취해 있다. 일찍이 꽃 미남 디자이너의 물꼬를 튼 ‘소호의 연인’ 마크 제이콥스 이후 뉴욕 패션계가 가장 미쳐있는 젊고 자유분방한 디자이너 알렉산더 왕, 모델보다 더 모델 같은 이미지의 알렉산더 왕의 패션 세계는 어떤 것일까?
젊고 신선한 패션 세계
아름다운 사람이 넘쳐나는 패션계가 단순히 그의 외모에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대책 없는 단순한 사람이다. 2005년 파슨스 디자인스쿨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2세의 나이에 캐쉬미어 니트 라인을 론칭, 자칫 노숙해 보일 수 있는 니트에 쉬크하고 감각적인 이미지를 덧입히며 특유의 도회적 감성을 전달했던 그는 곧이어 데님/레디투웨어 라인을 론칭, 쉬크 하면서도 편안하고 멋 부리지 않은 듯 하면서도 럭셔리한 특유의 패션 세계를 구축, 할리우드 스타들과 패셔니스타들을 단숨에 사로잡은 실력파 디자이너다. 다시 말해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디자이너라고나 할까?
‘너무 신경 쓴 티가 나지 않으면서도 세련되고 럭셔리한 스타일’은 옷 좀 입는다 싶은 할리우드 스타는 물론 일반 여성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로 알렉산더 왕은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패션 요소를 너무나 자연스럽게 융합시켜 여성들의 패션 고민을 날려준다. 화타가 죽은 사람까지 살려내는 의술을 가졌다면 알렉산더 왕의 컬렉션은 아무거나 대충 맞춰 입어도 알아서 쉬크하고 세련된 룩을 만들어주니 말 그대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디자이너라 하겠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18세에 뉴욕으로 이주한 그는 2005년 니트 라인을 시작으로 2007년 풀 콜렉션을 론칭했고, 현재 전 세계 150여 개 부띠끄와 리테일 매장에서 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올 해 초 에코 도마니 패션 파운데이션 어워드를 수상한데 이어, 스와로브스키 올해의 여성 디자이너 상에 후보로 올랐고, 유니클로와 콜레보레이션 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론칭하는 등 이미 패션가 블루 칩으로 떠오른 상황. 여기에 린제이로한, 미샤바튼, 레이첼빌슨 등 할리우드 트렌드 세터들은 물론 보그, 바자 등 패션 잡지도 메인 커버와 특집 화보를 통해 그의 패션세계를 알리는데 심취한 모습이어서, 알렉산더 왕의 패션 영토는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패션에 대한 편한 접근법-자유로운 실험과 대비
이처럼 뛰어난 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잡지 모델로 나서도 통할 법한 모던한 외모다. 국내 톱 모델 김영광과 이수혁을 뒤섞은 듯 모드한 외모를 자랑하는 중국계 미국인 알렉산더는 지난 몇 년간 뉴욕이 기다려온 매혹적 스타 디자이너의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어 젊은 여성들은 물론 ‘누님’들과 ‘사모님’들까지 그의 패션 세계로 유인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낡고 헐렁한 티셔츠에 폭 좁은 와싱 진+나이키덩크 슈즈나 하이탑 스니커즈+ 스케이트 보더들이 즐겨 착용하는 백팩 차림이 바로 알렉산더 왕의 평소 패션 스타일로, 실제로 그는 “스케이트 보더 스타일과 세계에서 많은 디자인 영감을 얻으며 스케이트 보더들의 여자 친구 이미지가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 뮤즈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그의 데뷔 콜렉션은 블랙이 지배적인 컬러였음에도 패브릭의 컴비네이션이나 디테일을 통해 활기차면서도 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고, 허리를 웨이스트 밴드로 처리해 헐렁하게 늘어지는 실크 카고 팬츠와 슬림하고 깔끔하게 재단된 테일러링 재킷을 매치하거나 활동적인 크롭트 새틴 자켓+슬림 트라우저, 혹은 두껍고 짧은 니트울 스웨터+타이츠나 레깅스를 레이어링하는 등 대비적인 요소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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