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컴 노출을 즐기는 ‘마케터’형 디자이너가 늘어나는 가운데 여전히 ‘조용하고 비밀스런’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디자이너 마르탱마르지엘라가 중국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면으로 덮은 더미(dummy)에 자신의 시그너쳐 스타일-화이트 와시 아이템-을 전시하고, 칸막이 벽이나 옷에 핸드백을 올려놓거나, 시트로 자동차를 덮은 모습 등은 과장이나 장식을 좋아하지 않고, 심플함 속에서 의미와 변화를 추구하는 마르지엘라의 감각이 잘 드러나 있다.
홍콩의 리테일러 I.T가 스폰서로 나선 이번 전시회는 지난 1일까지 베이징 798 Art District 에 위치한 버려진 공장에서 진행됐다. 이 곳은 지난 1990년대 중반 중국의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이 아틀리에로 활용한 곳으로 도도하면서도 진보적인 마르지엘라의 디자인 콘셉과도 잘 어울린다. 8개의 방으로 구성된 전시실에는 그의 디자인 인생을 살펴볼 수 있는 문서와 비디오, 샘플 등이 전시되어 있어 조용하지만 힘 있는 그의 컬렉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밖에 실물 크기의 모델 사진에 던져놓듯 진열된 가죽 자켓과 베스트, 그가 디자인한 자동차 커버,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찢어 제작한 스트랩리스 가운, 런던/파리/뉴욕에 위치한 마르지엘라의 플래그십 매장을 3차원적으로 구현한 렌더링도 전시회를 찾는 고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가 하이엔드 디자이너들이 몰려들고 있는 노다지, 중국 마켓에 그의 브랜드 네임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시선을 모을 마케팅적 측면을 갖고 있는 것도 부인하긴 힘들다.
마르탱마르지엘라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신의 패션하우스의 정수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면서 베이징 플래그쉽 매장 오픈 계획을 넌지시 알렸다. 또한 내년 쯤 중국 본토 4~5곳에 매장이 오픈될 예정이어서, 중국 소비자들이 마르지엘라의 컬렉션을 즐길 시간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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