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남성과 여성의 은밀한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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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7 오전 8:50:14

일부 여성에게는 기다림의 순간, 또 다른 여성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숙명’ 같은 여름이 다가왔다. 몸매 좀 되는 여성들은 죄의식 없이 마음껏 몸매를 드러낼 절호의 찬스지만 부실한, 혹은 지나치게 넘쳐나는 살들로 1년 내내 고민 많은 여성들은 그야말로 ‘고문 같은’ 시즌이 다가온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고민은 정치/사회/종교적으로 노출 자체가 금지되었던 이전의 여성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사치스런 투정에 지나지 않으니, 역시 패션은 사회적 의식이 반영된 도구인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심리적 장치임에 틀림없다



노출, 남성 커뮤니티의 이슈?
사실 오래 전부터 노출이 허용되던 남성들은 짧은 팬티차림이나 심지어 누드로 수영을 즐겼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노출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반면 사회/정치/종교적 영향아래 놓여있던 여성들은 오늘날처럼 자유로운 노출이 허용될 때까지 전쟁에 가까운 ‘투쟁’의 과정을 겪어야 했다.
고대/중세/근대를 거쳐 각종 그림에서 여성들의 누드, 혹은 상반신 누드가 자유롭게 화가들의 그림에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실은 여성의 신체를 ‘옭아매는데’ 집중한 양상이었는데 결국 그 같은 ‘옥죔과 노출의 갈등’을 주도한 것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라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력이 강할 때 여성의 노출은 거의 범죄시 되었고, 노출은 곧 유혹이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남성의 관점에서 ‘노출’이 지나친 여성을 성적으로 문란한 하층 여성과 동일시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여성의 노출이 남성의 도덕성을 침범하는 유혹으로 죄악시 되던 과거나 아슬아슬한 수영복이나 대놓고 노출한 여성을 내세운 잡지들의 주 고객이 남성인 최근의 현상을 감안하면 여성의 노출 문제는 언제나 ‘여성’보다는 ‘남성의 시각’이 문제였고, 여성 커뮤니티보다는 남성 커뮤니티의 뜨거운 감자였다고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여성의 자유로움과 신체적 자신감을 드러내주는 효과적 장치인 수영복은 ‘여성에 대한 지배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남성들의 심리와 자신의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놓지 않으려는 여성의 심리가 뒤엉킨 흥미로운 작품인 것이다.


사회적 허용 안에서 최대한 즐기기
실제로 수영복은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을 제외한 신체의 전 부분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과감한 도전성과 개방성을 상징한다.
즉 사회적 반발이 거센 노골적인 누드(nude)와 달리 ‘드러내지 않아도 좋을’ 부분만을 영리하게 감춰 사회적 반발을 극도로 줄이는 영리함을 발휘하고 있는 것. 물론 남미와 유럽의 일부 수영장에서는 여성들의 도전성과 자유를 최대한 허용하는 토플리스 수영복이나 ‘올 누드’도 허용되고 있지만, 수영복은 ‘최소한의 가리기’라는 영악한 기법을 통해 사회적 제도가 허용하는 ‘최대한의 노출’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남성들의 시선이나 제도에 상관없이 신체의 즐거움을 표현하려는 여성들의 심리가 반영된 영악한 아이템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말해 노출에 대한 사람들에 호기심과 반발이라는 ‘종이 한 장 차이’의 강박증을 교묘하게 극복한 심리적 장치가 수영복인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 시선이 뒤엉킨 탓일까? 남성들의 수영복이 쇼츠나 브리프, 컷오프 진 등 전통적인 ’수영복‘ 스타일에서 그다지 많이 변화하지 않고, 스타일 변화보다는 주로 ’기능‘적인 발달에 치중하는 반면 여성들의 수영복은 전통적인 원피스 스타일부터 비키니, 모노키니, 혹은 썽(thong) 스타일까지 노출의 정도 차에 따른 스타일 변천과 컬러/디자인 변화가 매 시즌 진행되는 흥미로운 양상을 띤다.
물론 기록 갱신을 추구하는 선수들을 위한 애슬레틱 수영복은 최첨단 하이테크를 도입, 물과 피부의 마찰을 최소화 시키거나 물의 압력과 통증을 줄여드는 스판덱스로 제작한 다이브스킨(Diveskin) 바디수트로 진화되고 있긴 하지만, 여성들의 수영복은 늘 ‘어디를 어떻게 노출시키고, 어디를 어떻게 가려줄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로 자리하고 있다.


오히려 개방적이었던 고대 시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의 신체에 대한 ‘폐쇄 강박증’은 중세 이후의 산물이다.
실제로 고대 폼페이 벽화를 보면 1960년대 등장한 도발적인 아이템과 유사한 가슴과 힙만 슬쩍

예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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